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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는 '한·미·일 동맹의 해체를 제안한다'고 했지만, 보다 정확한 표현은 '한·미·일 동맹의 탈퇴를 제안한다'일 것이다. 엄밀히 말해서, 한국이 이 동맹을 직접적으로 해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이 탈퇴하면, 이 동맹은 자연스럽게 해체될 수밖에 없다. 동아시아 국제관계의 원형이 성립된 진나라 및 한나라 시대 이래로, 한반도 및 만주와 손을 잡지 않은 세력이 역내(域內) 패권국가가 된 사례는 없다. 그 점은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이 탈퇴하면 미·일 동맹은 자연스럽게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한국이 없으면 유지될 수 없는 동맹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미국과 일본은 한국을 냉대하고 무시해 왔다. 우리가 없으면 유지되기 힘든 동맹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동안 미국과 일본에게 너무 저자세로 살아 왔다. 그러니 이제라도 우리가 자주국가라는 사실과, 우리가 그저 무시만 받는 민족이 아님을 그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한국이 없으면 해체될 동맹
“동맹에서 탈퇴한 뒤에 그 뒷감당을 어찌할 것이냐?”고 질문할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상태에서는 우리가 동맹에서 탈퇴한다 해도 미국과 일본이 우리에게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
한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모두 세계 10위권 전후가 되는데, 그들이 쉽사리 우리를 넘볼 수는 없다. 게다가 그들은 ‘한국의 동족인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을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어쩌면 핵무기가 하나도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하고 있지만, 지금 그들에게는 그것을 확인할 길도 없다. 그래서 그들은 쉽사리 행동할 수 없다.
중국은 갑작스러운 사태 변화에 당혹해 할지 모르지만, 일단 사태가 벌어지고 나면 자국에게 불리한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엄호사격’을 가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적어도 지금 상태에서는, 우리가 동맹에서 탈퇴한다 해도 미국과 일본과 보복조치를 전혀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보복은 두려워할 필요 없어
그렇다면, 우리가 한·미·일 3각 동맹에서 굳이 탈퇴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7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이 동맹의 미래를 확신할 수 없다. 동맹을 이루고 있는 한국과 일본 간의 갈등이 쉽사리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가족끼리 싸우는 집안이 잘될 리 없듯이, 서로 싸우는 동맹이 잘될 리도 없다. 그래서 이 동맹의 미래를 확신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다.
이런 동맹에 우리를 끌고 들어온 것은 전적으로 박정희 친일정권이다. 그 당시 우리 국민들이 그토록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박정희는 우리를 이런 ‘부도덕한 동맹’으로 끌고 들어왔다. 이승만도 감히 하지 못한 일을, 박정희는 뻔뻔스럽게도 저질렀던 것이다.
둘째, 이 동맹은 기본적으로 냉전의 유산이다. 미국과 일본은 1951년 미일안전보장조약(1960년 개정) 체결을 계기로 동맹관계에 들어갔다. 한국과 미국은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발효는 1954년부터)로 공식적인 동맹관계에 들어갔다.
한국과 일본은 직접적인 동맹을 체결하지는 않았지만, 1961년 박정희 쿠데타 이후 미국의 매개 하에 사실상의 동맹관계에 들어갔다. 동맹이 성립된 시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동맹은 동북아의 냉전을 유지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이 동맹은 베를린 장벽 붕괴와 구 소련 붕괴를 계기로 그 역사적 역할을 다하였다. 그리고 지금 시대의 화두는 ‘평화’다. 지금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다. 그런데 냉전시대의 유물을 그대로 두고서는 절대로 평화와 통일을 추구할 수 없다.
3각 동맹은 냉전의 유산
셋째, 동맹의 ‘천자’(天子)인 미국의 리더십을 신뢰할 수 없다. 아프가니스탄·이라크 등을 상대로 부도덕한 전쟁을 벌이고 세계 도처에서 횡포를 부리는 미국은 이미 도덕적 권위를 상실하였다. 도덕적 권위 없는 자는 절대로 리더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동북아 역내의 상황만 해도 그렇다. 3각 동맹의 리더인 미국은 한국에 대한 일본의 침탈 기도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에 일본은 ‘제정신이 아닌 나라’다. 대북 압박을 목적으로 미국-일본-한국 연대를 하자고 하면서, 걸핏하면 동맹국인 한국의 영토를 침탈하려 하고 또 과거사 망언을 내뱉어 한국인들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 이런 일본도 한심하지만, 그런 일본을 통제하지 못하는 미국은 더 한심한 리더다.
교실에서 학생들이 떠들면, 그것은 학생들의 문제라기보다는 선생의 문제일 것이다. 위성국들인 한국과 일본이 서로 싸운다는 것은, 동맹의 리더인 미국의 무능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의 리더십 부재
넷째, 이 동맹은 우리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강요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행세는 미국이 하면서, 그 뒷감당은 한국이 하고 있다. 북한에 경수로를 지어주겠다고 약속한 것은 미국인데, 결국 그 부담은 한국에게 넘어오고 말았다. 그렇다고 경수로가 지어진 것도 아니다. 그냥 한국이 돈만 쓴 것이다.
그리고 주한미군을 위해 쓰는 돈을 교육 분야로 돌린다면 한국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이 경감될 것이고, 그 돈을 기업 육성을 위해서 쓴다면 많은 기업들이 조세 부담을 덜 수 있게 될 것이다.
북한 경제의 목을 죄고 있는 것은 미국인데, 공연히 그로 인해 한국이 북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많은 돈을 들이고 있다. 우리가 북한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은 잘하는 일이지만,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지만 않으면 처음부터 쓸 필요가 없는 돈이라는 점을 유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돈이 많이 드는 동맹
다섯째, 이 동맹은 기본적으로 동북아의 파워 흐름을 이탈하고 있다. 1840년 아편전쟁 이래 동북아의 파워는 해양세력에게 있었다. 하지만, 지금 동북아의 파워는 서서히 대륙으로 옮아가고 있다. 북한이 큰소리치고 중국이 급부상하는 것도 그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도 엄연히 대륙세력인데, 공연히 해양세력 편에 섰다가 화를 자초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여섯째, 이 동맹에 남아 있다가는 우리 영토를 언제 빼앗길지도 모른다. 우리가 번번이 일본에게 당하는 것은 우리가 일본에 대한 경계를 소홀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과 사실상의 동맹을 맺고 있는 상황에서는 일본을 제대로 견제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한·미·일 동맹은 기본적으로 북한·중국·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그동안 우리는 미국·일본과 나란히 서 있었기 때문에 일본의 의도를 정면에서 파악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일본의 의도를 정면에서 파악하려면, 이 동맹을 떠나 그 반대편에 서야만 할 것이다.
동맹에서 이탈해야 일본을 견제할 수 있다
일곱째, 민족감정 때문에라도 이 동맹에 남아 있을 수 없다. 이 동맹이 중국과 러시아만 견제하는 것이라면 그런 대로 참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이 동맹은 지금 우리 동족인 북한을 죽이려 하고 있다. 오로지 외세의 이익을 위해 동족을 죽이는 데에 가담하는 것은, 올바른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도저히 찬성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한·미·일 동맹이 북한을 붕괴시키게 되면, 미국과 일본은 그 다음에는 한국마저 삼키려 할 것이 뻔하다. 당나라와 신라의 관계가 그것을 잘 보여준다. 그것은 외세의 기본적인 속성이다. 이처럼 동족을 죽이고 결국에는 우리 자신마저 죽게 될 동맹에 우리가 남아 있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우리 민족을 죽이는 동맹
이 외에도 많은 이유들이 있지만, 이상의 7가지만으로도 우리가 한·미·일 3각 동맹에서 탈퇴해야 할 이유는 충분할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가 탈퇴하면 이 동맹 자체도 해체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우리가 탈퇴하는 것은 곧 이 동맹을 해체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무명의 정도전이 이성계의 함주 막사를 찾아갔다. 그때만 해도 이성계는 고려에 충성을 바치는 사람이었다. 함주 막사에 주둔한 대군을 보고 정도전이 이성계에게 말했다. “이만한 군대면 무슨 일인들 못하겠습니까?”
지금 우리에게는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막강한 군대가 있다. 이 정도의 군사력이라면 한·미·일 3각 동맹에서 탈퇴하여 자주적으로 살아도 아무 지장이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3각 동맹이 안되는 7가지 이유가 있으니, 우리가 이 동맹을 ‘해체’해야 할 명분마저 갖추어져 있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뉴스 615>에도 동시에 실리는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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