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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2일 찾은 주말농장. 5평짜리 네모난 땅 위에 농사가 시작되었다. 아마추어 주말농부들 옹기종기 모여 땅을 일구고 씨앗을 뿌리며 모종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작년에 비해 주말농장 면적이 많이 늘어났음을 볼 수 있다. 지양산 밑 빈 땅 두 자락(논이나 밭을 쟁기로 갈아 넘긴 골)이 올해 주말농장으로 탈바꿈됐다. 주5일제가 정착되면서, 늘어난 시간을 자연에서 보내려는 도시인들이 많아졌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해마다 5평짜리 2구좌를 분양받아 농사짓는다는 영훈이네 가족은 방울토마토와 상추 등을 심고 있다. 가을엔 배추도 40포기 정도 심어, 직접 키운 배추로 김장까지 할 정도. 방금 심은 방울토마토 모종에 물을 흠뻑 뿌려주며 즐거워한다.
어찌 보면 이곳에 찾아오는 경비(5평 1구좌 6만원)를 생각할 때 사먹는 것이 훨씬 저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맑은 공기와 더불어, 내 가족이 함께 땀 흘려 가꾼 채소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며 무공해 채소를 맛본다는 게 그 이상의 소득이 아닐까 싶다.
심고 싶은 채소가 많은 듯 한정된 땅엔 가꾸기 쉬운 상추, 치커리, 감자, 토마토, 고추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자라고 있다. 부지런한 주말 농부는 벌써 물을 흠뻑 뿌려준 뒤 자리를 비웠고, 나머지 사람들은 모종가게에서 사온 어린 모종을 양손에 들고 자기 텃밭으로 향한다.
지나가는 나그네, 주말농부들이 심어놓은 채소들이 자라는 것과 이름표를 훔쳐보는 것만으로도 덩달아 즐겁다.
영훈이가 비장한 얼굴을 하며 심은 어린 토마토 모종. 그 모종이 자라 빨간 방울토마토가 열리는 것을 몰래 훔쳐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