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오래전부터 이 곳 '대학가 술자리 문화'의 한 요소였다. 게임은 대학생들의 '대학생활'에 있어서 중요하다. 유행하는 게임을 익히는 것은 새내기가 대학생활의 첫 단추를 잘 끼우기 위한 '지름길'이다. 또한 대학생활 중 병역의 의무를 위해 공백기가 있던 복학생에겐 전역 후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첫 걸음'이다.
하지만 유행하는 게임을 놓친 이들, 또는 타고난 '박치', '둔치'라 게임이 전혀 기쁘지 아니한 이들은 술자리에서 영락없이 '곤혹'을 치른다. 술자리에서 게임에 걸린 이에게는 대게 두 가지 유형의 벌칙이 가해지는데 '벌주'를 마셔야 하거나, 창피함을 무릅써야 하는 '벌칙'이 주어지는 것이다.
술이 세야만 술자리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시대는 오래 전에 갔다. 이미 여기 대학가에선 '게임'을 '잘' 하는 사람만이 술자리 최후의 '생존자'인 것이다. 더욱이 술이 약해 벌주를 감당할 수 없거나, 민망한 벌칙을 할 용기가 없는 이들은 필히 게임을 '통달'해야만 한다.
술자리 게임 시발점은 4년전 유행한 '쿵쿵따'
사실 게임은 오래 전부터 대학가에서 유행했지만, 요즘처럼 문화의 한 복판이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추억의 게임 '더 게임 오브 데쓰(The game of death, 젓가락 지목 게임)'나 '이미지 게임(특정 질문을 던지고 가리키는 게임. '가장 공부 못했을 것 같은 사람은?')'등이 대학가를 비롯해 사람과 만남이 있는 모든 장소에서 놀이 도구로 쓰였지만 지금처럼 '역동적인' 게임이 '한 가운데' 자리 잡은 것은 불과 '수년' 전이다.
요즘처럼 게임이 인기를 얻게 된 이유는 '미디어' 때문이다. 그 시발점이라 볼 수 있는 것이 4년 전 유행했던 '쿵쿵따' 게임. 2001년 KBS 2TV <슈퍼 TV 일요일은 즐거워>의 한 코너로 시작해 2003년 폐지된 '공포의 쿵쿵따'는 3박자에 맞춰 순발력 있게 끝말을 이어가는 게임으로 '쿵쿵따리 쿵쿵따'라는 구호와 함께 대학가 술자리의 게임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대학가 술자리에서는 TV를 통해 '쿵쿵따'를 학습한 사람들이 동그랗게 모여 앉아 게임을 즐겼다.
이렇게 '쿵쿵따' 게임이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자, 뒤이은 많은 '예능프로그램'도 시청자들이 따라할 수 있는 게임을 구성했다. 작년 SBS <일요일이 좋다>의 한 코너인 'X맨'에서 선보였던 '프라이팬 놀이', 최근 KBS 2TV <해피선데이>의 한 코너인 'MC 대격돌 여걸 식스'에서 선보이고 있는 '잡아라 쥐돌이'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이 중 'MC 대격돌 여걸 식스'의 '잡아라 쥐돌이'는 90년대 중반부터 알려진 게임을 '재조명'한 놀이다. 여섯 명의 출연자들이 한데 어우러져 추억의 게임 '쥐를 잡자'를 '잡아라 쥐돌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선보이며 대학가를 강타한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그 난이도를 높여 '고양이'를 추가한 '업그레이드 버전'도 나왔다.
또 MBC <강력추천 토요일>의 한 코너 '무모한 도전' 2탄 '퀴즈로 말해요'에서 '거꾸로 말해요'도 대학가 술자리 게임으로 큰 인기가 예상된다. 언뜻 보면 '쿵쿵따' 게임과 비슷해 보이는 이 게임은 '아하'라는 구호와 함께 이전 사람이 말한 단어를 '거꾸로' 말하는 게임이다.
게임 유행에 대한 생각, 두 부류로 나눠져
게임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게임에 대한 생각은 개인 성향에 따라 크게 두 부류로 나눠지는 듯하다.
먼저 술자리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의 경우, 게임을 잘 하지 못하는 특정 사람이 벌주를 많이 마시게 된다는 점과 깊은 이야기가 없는 흥미위주의 술자리라는 점을 꼬집는다. 반면 술자리 게임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첫 만남에서 자칫 어색할 수 있는 분위기를 없애고, 친목과 단결력을 다지는데 단연 게임이 효과적이라는 점을 든다.
아무튼 '추억의 게임'과 더불어 최근 '미디어'를 통해 학습한 새로운 게임 등이 대학가 술자리를 장식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개인 홈페이진 '곱씹다(www.gobsibda.com)'에도 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