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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자마자 약을 먹여서 아이들을 눕혔다. 유치원도 못 간 아이는 금세 잠이 들었다. "내 새끼들, 니들도 이 엄마가 챙긴다!"
문자가 날아온 건 그때였다. "병원 갔다 왔어? 나도 없는데 아프면 어떡하냐?"
그런데 방금 전까지의 그 근본 없는 오기는 온데간데없이 내 등이 비빌 언덕은 오직 남편뿐이라는 비굴한 생각이 밀려오면서 난 이렇게 답장을 날리고야 말았다.
"언제 올 거야? 빨리 와요!! 여보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어!"
아! 내 오기는 왜 습자지보다 얇단 말인가? 왜 남편은 그 이름만으로도 나를 순한 양으로 만든단 말인가.
남편이 오기 전에 열심히 약을 먹어서 감기를 쫓아내야겠다. 그래야 내 남편에게 맛난 감자탕을 끓여줄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