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의 명동 혹은 '중국제일 상업거리(中華第一商業街)', 중국 최대의 번화가라 불리는 난징동루(南京東路)는 각양각색의 브랜드를 취급하는 상점과 고급음식점, 4, 5성급 호텔이 즐비한 화려한 거리로, 관광객이 넘쳐나는 곳이다.
난징루는 인민공원을 기준으로 2개의 도로가 있다. 인민공원을 기준으로 동쪽 편이 관광객들이 흔히 난징루(南京路)라고 부르는 난징동루(南京東路)이고, 반대편인 서쪽 편 길은 난징루의 일부인 난징시루(南京西路)이다. 동서를 합한 난징루는 전체 길이가 총 5460m로 상하이 시내 중심부를 통과하는 중요 도로이다.
과거 난징루는 서구 열강들의 조차지였던 와이탄(外灘)을 연결하는 도로였다. 당시 와이탄에서 근무를 마친 외국인들은 거주지인 서쪽 경계까지 약 5백m에 이르는 길을 말을 타고 왕래했다. 이를 본 중국인들은 말이 다니는 길이라며 이 길을 '마루(馬路)'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1854년 영국 상인들이 길을 확장하면서 다시 '따마루(大馬路)'로 불리게 된 번화가다.
중국 제일의 상업거리, 난징동루
인민광장에서 와이탄까지 이어지는 난징동루(南京東路)는 길 좌우로 의류 및 잡화를 취급하는 각종 상점이 들어서 있으며 고급호텔과 레스토랑 등이 즐비한 복합 상업거리로 변하여 가장 많은 유동인구가 넘쳐나는 상하이 제1의 거리이다.
난징루 도로 양쪽으로는 700여 상점들이 들어서 있고, 하루 평균 150만 명이 넘는 유동인구가 이곳을 지난다. 전국에서 매출 상위권을 다투는 신세계, 제1백화점 등 이름난 유명백화점이 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난징루의 자랑거리로 1999년에 개방된 '난징루보행가'가 있다. 차량 대신 예쁘장한 미니 관광열차가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차량 통행 제한 구역인 '난징루 보행거리'는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하루하루 발전하는 중국을 직접 눈으로 느끼게 한다.
난징루의 유명 음식점과 재즈바 그리고 만두점
난징루의 간단한 먹을거리를 찾아보자. 교통요충지인 인민광장에서 난징동루로 가기 위해서는 푸조우로(福州路)로 이어지는 지하도를 건너야 한다. 지하도를 건너 난징루 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종합쇼핑몰인 라이푸스광장(來福士廣場)이 나온다. 라이푸스광장(西藏中路 290호) 3층에 위치한 브라질 뷔페(how nice brazil barbecue)에 들리면 브라질식 고기뷔페 식사를 할 수 있다(점심시간 58위엔, 저녁시간 68위엔, 차를 마실 때 커피값 20위엔).
부담 없는 가격에 일식을 하고 싶다면 지예쟈(吉野家)라는 일본식당이나 유명 라면체인점인 웨이치엔라면(味千干拉麵)을 찾으면 된다. 메뉴판에 사진과 함께 나와 있어서 중국어나 영어를 잘 하지 못해도 주문을 할 수 있다. 30위엔 선에서 식사를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지예자 난징동루 479호, 웨이치엔라면 라이푸스광장 1층).
만두전문점을 찾고 싶다면 난징동루 대로변의 따니양쉐쟈오(大孃水餃)를 찾거나, 허난중로 지하철을 지나 와이탄 방향을 가다가 스챤중루(四川中路)가 나오면 좌회전하여 조금만 들어가면 샤오롱(小龍)만두로 이름이 나있는 난샹만두점(南翔饅斗店) 사천점이 있다.
난샹만두점의 샤오롱만토우(小龍饅斗)는 백숙탕으로 만두고기 살을 끓여 냉장시킨다. 특유의 향기가 나는 깨를 조금 섞고 계절에 따라 게, 작은 새우, 죽순 등을 넣어 신선한 맛을 낸다. 일반만두는 8개에 4위엔, 새우 즙이 들어간 특색의 황색만두는 8개 16위엔, 빨대로 즙을 빨아먹는 만두는 1개 3.5위엔이다(난샹만두점 사천점 四川中路 384호).
난징동루를 따라 걷다보면 생맥주를 마시는 서양식 노천카페도 보인다. 2005년에 완공돼 특별한 공연이 자주 열리는 세기광장에는 운티엔바(云天吧)라는 노천카페도 있어 20~25위엔에 쩐쭈나이차 종류(珍珠奶茶類)나 병맥주를 마시면서 거리풍경을 자연스럽게 바라볼 수 있다.
서양식 재즈 바를 즐기려면 와이탄(外灘) 입구 난징동루 20호에 있는 허핑호텔(和平飯店) 내 1층에 있는 재즈 바(Jazz Bar peace hotel)를 찾아가면 된다. 허핑호텔은 5성급 호텔로 쑨원(孫文)이 신해혁명 이후 귀국 피로연을 한 호텔이고 쟝제스(將介石)가 결혼식을 올린 호텔로 근대 상하이 최고의 호텔이었다.
이 호텔 내 재즈 바는 난징루의 오랜 호텔 역사와 함께 명목을 이어온 노(老) 연주자들의 노련한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라이브 바이다. 재즈바는 저녁 7시부터 시작된다. 손님들이 30위엔 상당의 금액을 지불하고 희망곡을 신청하면 즉석에서 연주해준다. 호텔 손님과 외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바(吧)로 서양인이 자주 들른다(입장료 50원, 음료 35원부터, 남경동로 20호).
유명백화점과 유명할인점에서 쇼핑하기
난징동루에는 중국 전체에서 매출 상위에 속하는 유명한 백화점이 있다. 난징동루 입구에 들어서면 꼭대기에 한국 삼성의 대형 광고간판을 단 신세계 백화점이 보이고, 역사가 오래됐으며 상하이에서 최고매출을 자랑하는 상하이 제1백화점이 나온다.
와이탄 방향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용안빠이화(永安百貨)가 있다. 이 백화점에는 중국의 중산층 이상 고객이 많이 찾기에 다른 곳의 백화점과 사뭇 다른 활발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장소로 다양한 고급 브랜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난징동로에는 고급백화점만이 아니라 할인 쇼핑몰도 밀집해 있다. 난징동루를 따라 와이탄으로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즈띠광창(置地廣場), 성더나상샤(聖德娜商厦),완커뚠광장(曼克頓 광장)이 나온다. 허난중로(河南中路) 지하철 역 가까기에는 왼쪽 편에 화옌상샤(華聯商厦)가 있다.
허난중로 지하철역 인근에 위치해 있는 70여년 역사의 화롄샹사(난징동루 631호)는 미니열차 출발점 매표소 바로 앞에 있다. 푸른색 대형 건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손님들의 모습이 멀리서도 보일 정도로 크다. 화롄샹사(華聯商厦)는 중저가 상품 위주로 부담 없는 가격에 연중 세일을 하는 할인매장이다. 그래서인지 찾아오는 손님들로 항상 붐빈다.
와이탄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인민광장으로 돌아온다면 난징동루 명물인 관광용 미니열차(이용요금 2위엔)를 이용해도 좋다. 천천히 움직이는 열차 안에서 난징루 사람들의 모습과 거리를 살펴보는 것도 빠뜨릴 수 없는 이곳의 매력이다.
난징동루보행가를 걷는 각양각색의 사람들
난징동루는 역동적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의 모습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장소이다. 사람들의 활동모습과 백화점․쇼핑몰들에 진열된 상품에서, 때로는 난징루의 음식에서, 변화하는 젊은이들의 차림새에서 상하이의 오늘을 볼 수 있다.
또한 카페에 앉아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고 담소하는 사람들, 잘 꾸며진 넓은 보행거리 벤치에 않아 휴식을 취하는 서양인과 중국인들의 모습, 세련된 복장의 젊은 여성들 모습, 가족 단위로 놀러 나온 중국인 가족들, 쇼핑상가와 식품점에서의 활기찬 모습, 고급 레스토랑에 가득 찬 손님들, 미니차를 타고 거리를 순찰하는 여경의 모습 등 여러 유형의 난징루 사람들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손님들로 가득 찬 피자헛․맥도날드․스타벅스 등 다국적 패스트푸드 점에서, 한국에 비해 그다지 싸지도 않은 백화점의 브랜드 상품들을 찾는 많은 중국인들의 모습에서 중국 경제 성장의 단면을 실감한다.
특히 난징동루 보행가는 길이 넓고 화려하며 쉴 수 있는 벤치가 곳곳에 많이 조성되어 있다. 거리는 세기광장 같은 넓은 개방형 공연장이 조성되어 있는 등 깨끗하게 잘 정돈되어 있어 상하이를 찾는 외국인들이 자기 나라에도 도심지에 이러한 보행거리가 있었으면 하고 부러워한다.
오랜 역사를 가진 고전양식 백화점 건물인 용안빠이화(永安百貨) 앞에 다다르니 귀에 익숙한 곡이 들려온다. 주인공 마리아가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치며 가르치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제가 '도레미 송'이 나오고 있다.
푸른 눈의 외국인이 많이 보이고 마치 푸른 눈을 한 영화 주인공 마리아가 되려는 듯 서구 스타일로 꾸민 젊고 예쁜 중국여성들을 보며 '도레미 송'을 듣고 있으니 보행가거리가 '중국 속의 뉴욕' 같다는 느낌이 문득 든다.
오랜 역사 동안 큰 변화 없이 보존되어 있는 고건축물과 번쩍이는 초고층 건물들이 나름의 조화를 이루면서 활발한 상업 활동이 일어나는 난징동루는 100여년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외국인과 중국인들이 뒤섞여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다.
지칠 줄 모르고 급성장하는 경제도시 상하이, 그 중에서도 제일 화려한 번화가인 난징동루는 밤이 되면 더욱 특유의 번쩍거리는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으로 국내외 관광객과 난징루 쇼핑 물건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의 호주머니를 유혹하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강대국의 조차지역으로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 한쪽은 힘이 세고 한쪽은 약한 상태로 만나 동서양인이 공존하며 살아왔던 난징동루. 그곳에서 이젠 동서양이 대등한 관계로 공존하는 국제도시 상하이의 상징거리로 키우려는 정책 입안자의 노력과 결실을 발견한다.
덧붙이는 글 | 유창하 기자는 다음카페 '중국 상하이 한인 모임' http://cafe.daum.net/shanghaivillage 운영자입니다. 중국 상하이 경제, 문화, 역사와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을 전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