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된 보건대 학생들의 총학생회 투표권 문제로 갈등하다 보직 교수들을 17시간 동안 잡아두었던 학생들에게 고려대가 영구 추방(출교) 등 강경 대응하면서 반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고려대생 200여 명은 4일 오후 교내 중앙광장에 모여 '징계방침 철회와 농성장 침탈 저지, 총장과의 면담 요구를 위한 고대인 결의대회'를 열고 "학교당국은 무더기 징계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학생들은 "고대생 4582명이 학교당국의 징계방침에 반대하는 서명에 동참했고 학교 바깥에서도 학생들의 징계반대투쟁을 지지하는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학교당국은 학생들의 대화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희태 부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있는 학교당국이 보내온 첫 메시지는 농성장 천막을 철거하라는 것이었다"며 "이런 학교당국은 이번 징계와 관련 명백한 근거를 대지 못하고 있으며 게다가 지난 학생활동까지 소급해서 징계하려는 것은 명백한 자치권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또 "일부 보직 교수는 '전문대생은 나가라'는 등 학생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반교육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면서 "학내 민주주의를 억누르는 이런 반인권적 교수에 대한 예의는 허구"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수들의 막말이 계속된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는 되풀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교 징계를 받은 강영만(컴교과 01학번)씨는 "상벌위원회는 재판에 대한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채 비공개로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열렸다"고 말했다. 그는 "어윤대 총장은 학생들을 비교육적이고 폭력적이라고 비난하지만 정작 교육을 망치고 있는 쪽은 부당한 차별에 저항하는 학생들을 징계하겠다는 총장"이라고 주장했다.
집회를 마친 학생들은 "대화요구 거부하는 학교당국 규탄한다" "우리의 요구 정당하다 징계방침 철회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교내를 돌며 시위를 벌였다.
본관 앞에서 15일째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총학생회와 징계자위원회는 ▲징계방침 철회 ▲농성장 천막철거 중단 ▲어윤대 총장과의 면담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투쟁한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학내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당국은 지난달 19일 발표한 담화문이 학교의 공식 입장이라고 거듭 밝혔다.
홍보팀 관계자는 "학교가 밝힌 징계 내용은 학칙이 정한 정당한 절차를 거쳐서 나온 것"이라며 "따라서 징계를 재논의하거나 변경, 철회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5일 오전 10시 30분 교내 중앙광장에서 열리는 고려대 개교 101주년 기념식에 총학생회가 침묵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혀 학교당국과의 마찰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