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보도에서 드러난 오 후보는 이랬다.
장면1. 차고지
오 후보는 직접 경유차와 천연가스 버스에 하얀 천을 대고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비교해 보였다. 국회의원 시절 '수도권 대기질 보존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하는 등 환경 문제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장면2. 버스 안
버스에 오른 오 후보가 버스카드를 꺼내 기계에 갖다대자 사진기자들은 "한번 더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오 후보는 "그럼 두 번 찍히는데"라며 요금이 이중으로 부과될 것을 걱정하면서도 요청에 응했다. 오 후보가 기계에 카드를 계속 갖다대고 있자 '이미 처리되었습니다. 이미 처리되었습니다'라는 경고음이 계속 울렸고 사진기자들의 플래시는 계속 터졌다.
장면3. 버스 하차
버스 안에서 서민들을 만난 뒤 버스에서 내린 오 후보가 순간 목도한 상황. 버스정류장 맨바닥에서 한 노숙자가 자고 있었다. 오 후보는 당황한 듯 고개를 돌린 뒤 떠나는 버스를 향해서는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반면, 쪽방촌을 방문한 강 후보는 "자꾸 찍어 뭐하게요, 이제 그만 찍어요"라며 사진 기자들을 물리치고는 방문을 닫았다. 하지만 사진기자는 방문이 조금 열린 틈새로 비좁은 방에 쪼그리고 앉은 강 후보에 앵글을 맞췄고 쪽방촌 생활에 대해 듣다가 눈물을 훔치는 장면을 찍었다.
강 후보 측, 대대적 홍보... 오 후보 측 "사실 왜곡... 노숙자인 줄 몰랐다"
인터넷 MBC는 이날 취재물을 1분 40여 초로 편집해 당일 저녁 9시경 '콕 뉴스'라는 연재물로 게재했다. 하지만 1시간여 만에 내려졌다. 오세훈 후보측의 항의에 따른 것.
인터넷뉴스센터 윤정식 부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야간 당직을 서고 있는데 밤 10시경 한나라당에서 항의 전화가 왔다"며 "객관성을 훼손했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듣고 괜히 편파성 논란에 휘말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동영상을 내렸다"고 말했다.
강 후보 측은 이 보도물을 자신들의 홈페이지 팝업창으로 걸어두고 있는데, 윤 부장은 강 후보 측에 대해 "내려달라고 요청했다"며 "명백히 저작권 침해이고 불법"이라고 항의했다.
한편 이 영상물에 대해 강 후보측은 "서민의 아픔을 알고 대변하는 시장이 누구인지 드러내는 단면"이라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고, 오 후보 측은 "누구는 연출을 위한 사람이고 누구는 진실된 사람인 것처럼 사실을 왜곡했다"며 반발했다.
오세훈 선대본의 대변인인 나경원 의원은 "MBC가 자체적으로 형평성을 잃었다고 판단해 기사를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편집권은 언론사의 고유권한인데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지 않냐"고 말했다.
또한 '노숙자 외면' 논란에 대해서는 "버스에서 내릴 때 경황이 없어 (노숙자가 누워있는지) 몰랐다"며 "알고 외면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