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광주광역시장 후보 공천을 둘러싸고 또다시 잡음이 일고 있다.
지난 10일 저녁 조영택 예비후보와 김재균 예비후보, 중앙당 관계자는 100% 여론조사 경선의 구체적인 조사 방법, 표본규모, 유효 표본 대상자 등에 대한 합의문에 서명했다. 하지만 이날 저녁 김재균 후보측이 여론조사 대상 등 합의문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다음날인 11일 상대편인 조영택 후보는 "여론조사의 공정성 준수와 비공개 지침을 전면 부정하고 합의사항을 공개함으로써 여론조사의 본질과 신뢰성을 왜곡했다"면서 "우리당의 권위를 심각하게 훼손한 김 후보에 대해 중앙당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효 표본 대상이 공개됨으로써 민주당 지지자들의 '전략적 역선택'이 가능하게 돼 여론조사의 신뢰성을 잃었다는 주장이다.
12일 오전 우리당 최고위원회는 광주시장 경선과 관련해 "완전여론조사 방식으로 광주시장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김 후보측이 합의문을 공개해 역선택 가능성이 제기돼 정상적인 경선이 불가능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우상호 대변인이 밝혔다.
최고위원회는 시간적 촉박성 때문에 여론조사 방식 경선이 다시 추진되기 어렵다고 보고 14일 오전까지 정해진 절차에 따라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우상호 대변인은 전화통화에서 "여론조사 경선은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경선이 아닌 방식으로 후보를 결정할 것"이라며 "공천심사위에서 결정할 사항이지만 대략 전략공천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전략공천으로 후보를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재균 후보 지지자들 "전략공천 안돼" 단식농성 돌입
이에 대해 김재균 후보는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4시30분 시당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후보는 법적, 절차적 하자도 없는 여론조사 합의문 작성 과정 공개를 이유로 본인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며 "이는 조 후보의 마지막 비상수단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공개한 합의문의 내용은 중앙당 여론조사 지침과 다를 바 없으며, 중앙당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누구나 찾아 볼 수 있는 공개자료"라면서 "이를 빌미로 여론조사 결과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발언은 전략공천을 하려는 의도 밖에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후보가 여론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중앙당 공식 의사결정기구의 결정을 뒤엎은 해당 행위"라며 "14일 열릴 최고위원회에서 전략공천은 절대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조 후보가 여론조사 경선방식을 받아들이 않는다면 경선을 포기하고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 지지자 30여명은 14일 최고위 결정까지 시한부 단식 철야 농성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중앙당 한 관계자는 "합의문을 공개해 여론조사가 불가능하게 한 것은 김재균 후보"라며 "경선자체를 불가능하게 하면 방법이 없질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경선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해 불상사가 난 것인데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