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이 책의 제목을 보고도 그냥 지나칠 20대 여자가 있을까 싶다. 나 역시 꿈 많고, 잘 살고픈 20대 여성으로서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책을 펼쳐들었다.
저자 남인숙은 20대를 살아본 선배이자 언니로서 후배들에게, 동생들에게 실속 있는 삶의 방법을 제시해 준다. 사실 여자뿐 아니라 남자들의 20대 인생도 중요하긴 매한가지일 터지만, 작가가 여성이다보니 자기가 살아온 삶의 테두리 안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쓰게 된 것 같다.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 단단히 자리 잡고 있는 이 책의 내용은 제목만큼이나 흥미롭다.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책을 덮는 순간까지, 특별히 집중력 없이도 이야기가 쏙쏙 들어온다. 저자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팔자편한 여자가 될 준비를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속물이 되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아니, 21세기에 웬 팔자타령? 더구나 속물적인 근성을 가져야 한다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저자는 '팔자는 정해진 것이 아니라 고치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팔자(선천적으로 부여받은 여건)를 좋은 쪽으로 고치는 노력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으며,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좋은 성향을 갖기 위해 힘쓰다 보면 저절로 팔자 편한 여자가 된다는 것이다.
'속물이 되라' 는 말도, 다른 사람에 해를 끼치면서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적 환경에 성실하라는 뜻이라 설명한다. 눈앞에 놓여진 모든 문제의 선택에 있어서 후회가 적은 쪽을 택해 상처를 최소화 하는 것이 바로 '속물 마인드'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성향'을 가진 사람이 되기 위해서, 그리고 후회를 최소화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지침들을 따라야 할까? 저자는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내가 무엇을 원하는가'에 앞서 '이것이 나를 행복하게 해 줄 것인가'를 생각하는 연습을 하라. 인생은 단순한 우연과 운명의 연속이 아니다. 좋은 일, 나쁜 일 모두 당신 선택의 결과일 뿐이다.
# 주변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말을 해주라. 남을 기분 좋게 하는 말, 긍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은 항상 긍정적으로 살게 된다. 반면 남에게 상처 주는 말을 쉽게 하는 까탈스러운 사람은 자신도 그런 말을 자주 들으며 살게 된다.
# 너무 쉽게 '만족' 하지 말라. 불행을 선택하는 여자들은 늘 '만족'을 하고, 행복을 선택하는 여자들은 '감사'를 한다. '만족' 은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상황, 즉 삶의 마지막에서나 해야 할 것이다.
# 나보다 나은 사람들을 만나라. 친구란 반드시 내가 그 사람처럼 되고 싶은 부분이 있는 사람이어야만 한다. 그래야 서로를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관계가 될 수 있다. 서로를 늪으로 끌어당기다 같이 질식사 하는 관계를 누가 우정이라 부를 수 있겠는가.
# 나만 당당하면 된다는 생각을 버려라. 남이 알아주어야 성공이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데 나만 성공했다고 생각하면 그건 진짜 성공이 아니다. 성공한 삶을 사는 여자들은 '당당하다'라는 말을 거의 쓰지 않는다. 비리를 저지른 정치인들이 '나는 떳떳하다' 는 말을 더 많이 하듯, 마음 한 구석이 석연치 않은 선택을 하는 여성들이 그 선택을 정당화 하려고 '당당하다' 는 말을 더 자주 하는 것이다.
# 돈에 대한 공부를 하라. 본격적인 소비가 시작되는 20대에 소비습관을 제대로 길들여 놓지 못하면 평생 돈이 쌓이는 소비는 못하게 된다. 지금 당장 금융 공부를 시작하라. 개론서에 해당하는 재테크 서적들을 읽고, 작은 돈부터 절약하라. 세상에 돈을 안 쓰고 살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돈 공부에 맞지 않는 사람' 이라는 것도 없다. 또 '돈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이라는 것도 없다.
책을 덮고 나니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었다. 물론 이 책만이 100% 정답이라 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책을 읽기 전 보다는 유연한 사고를 가지게 된 것 같다. 나와 같은 현재를 살아가는 20대 여성들에게 권하고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