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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영 기자] 아버지란 존재는 무엇일까.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힘겨워하면서도 짐짓 강한 모습만 보여주고, 권위를 앞세우며 복종을 강요하고 엄한 헛기침만 하며, 아내와 자녀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 대화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사회와 가정에서 겉도는 아버지를 구할 방법은 없을까.
정신과 전문의 김병후 박사가 쓴 책 '아버지를 위한 변명'은 "아버지들이 이전 세대로부터 학습 받아 온 고정된 아버지 역할에 갇혀 있다"면서 "스스로 아버지라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 시대의 낡은 아버지의 틀에서 벗어날 때 스스로를 구원하고 가정과 사회 속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아버지들은 왜 틀에 갇혀 있는 걸까. 지은이는 "이 시대 아버지들은 지금껏 제대로 이해 받아본 적이 없으며, 아버지들 스스로도 자신에 대해 잘 알려고 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아버지들은 늘 강하고 엄격한 존재처럼 행세하지만, 그 내면에는 매우 복잡한 갈등과 나약함이 감춰져 있다"고 분석한다.
이 책은 그런 아버지들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받아들이자고 권유한다. 가정과 직장에서 여러 가지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 아버지들을 마음으로 이해하자는 것. 가정과 사회에서 이방인이 되어버린 아버지의 자리를 가족애로 찾아주자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이 시대 아버지들이 처해 있는 다양한 현실에 대한 밀도 높은 분석을 통해 아버지란 존재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시도한다. 우리 시대 아버지들의 심리분석 보고서로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아울러 이 시대의 제대로 된 아버지 노릇은 무엇인지, 가족 모두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방법은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는 책이다.
세부적인 방법론도 제시한다. 지은이는 '좋은 아버지 되는 법'을 안내한다.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자녀들에게 정서적으로 많은 투자를 하고, 자녀들의 독립과 사회화를 도와주는 동반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며, 권위를 버리고 가족들과 친근한 관계를 유지하는 친구 같은 아버지가 되라는 것이다.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장은 "아버지로서 불안과 고민이 있는 사람들에게 적잖은 참고가 되는 이 책은 '좋은 아버지 되기' 입문서일 뿐 아니라 '세월과 함께 아버지로 건강하게 살아가기' 조언서로도 손색이 없다"며 이 책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