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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영 기자] 조계사 현 주지스님 원담 스님이 두 번째 희곡 작품 '지대방'(연출 강영걸)을 최근 연극 무대에 올려 화제다.

그는 국내 유일의 승려 희곡작가로 문학 수업을 정식으로 받은 적은 없지만 이미 96년 '뜰앞의 잣나무'라는 작품으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데뷔작을 공연한 바 있다. 네 명의 스님이 각기 다른 수행과정을 통해 깨달음을 찾아가는 모습을 담은 연극 '지대방'은 7월 9일까지 대학로 '김동수플레이하우스'에서 공연된다.

"출가 전부터 문학에 관심이 많았죠. 출가를 안 했다면 지금쯤 기자나 작가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다양한 경험을 재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창작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연극은 수행을 위해 겨울 안거(安居·외출을 금하고 수행에 전념하는 기간)에 들어간 혜산, 허운, 돈조 스님이 지대방에서 함께 생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지대방'은 스님들이 수행하다가 잠시 쉬거나 사담을 나눌 수 있는 곳. 평소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는 장소인 이 곳을 연극을 통해 공개하면서 원담 스님은 종교와 일반인과의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거리 줄이기를 시도했다.

"노출되지 않던 스님들의 일상생활을 보여주면서 그들의 삶도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웃집 아저씨나 오빠처럼 친근한 스님들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죠."

스님은 "'선방'이 아닌 '지대방'에서도 수행자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면서 "수행자의 모습과 일상의 모습을 분리시켜 생각지 말 것"을 강조했다.

첫 작품을 발표한 이후 종단 업무를 보느라 지난 10년간 창작 활동을 접었던 스님은 올해 부처님 오신날을 기념해 희곡을 의뢰 받고 28일 만에 '지대방'을 완성했다. 경직되지 않은 자유로운 종단 분위기가 작품 활동에 도움을 주었다는 스님은 평생 10편의 희곡을 남기겠다는 인생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미 90년에 배낭여행기 '걸망 속에 세계를 담고'를 출간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글쓰기 및 문화 예술에 대한 그의 관심은 각별하다.

스님은 "다종교·다문화 사회에서 종교와 문화를 접목해 대중이 함께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연극 무대를 통해 종교의 경계를 넘어 서로가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승려의 수행과정과 깨달음을 그린 연극 '지대방'.
승려의 수행과정과 깨달음을 그린 연극 '지대방'. ⓒ 여성신문

덧붙이는 글 | 문의 02-344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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