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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유섭 후보.
손유섭 후보. ⓒ 양산시민신문/진보현
인생 70고개를 눈앞에 둔 나이에 양산시장 선거에 재도전하는 무소속 손유섭 후보의 심경은 남다르다.

37년간 양산군 공무원 생활을 했던 그는 명예퇴직 이후 1994년 제1기 민선단체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하여 당시 집권당인 민자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군수 재임 중 양산이 시로 승격돼어 초대 양산시장으로 시정을 이끌어갔다.

그러나 그는 1998년 2기 지방선거를 앞두고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고, 결백을 주장하며 옥중 출마해 당선자와 3천여표 차이로 낙선했다. 이후 그는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아 5년간 선거권·피선거권을 제한받게 됐다. 이번 출마는 당락을 떠나 시민들로부터 자신의 결백을 다시 한 번 검증받는 셈이 되는 것이다.

"여론몰이 휩쓸리지 말고 지지해달라"

- 여론조사 상의 지지율이 아직 잠잠한데….
"언론이 자꾸만 양강구도로 몰아가고 있지만, 여론조사에 반영되지 않고 있는 저변의 여론은 역시 경험과 리더십을 갖춘 단체장을 원한다.

손유섭을 지지하고 싶어도 여론조사의 지지도가 낮아서 고민이라는 분들이 더러 있는데, 내가 바라는 것은 여론몰이에 휩쓸리지 말고 자기중심적인 판단을 해 달라는 것이다. 남의 의견에 내 의사를 뺏길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나는 그저 한번 출마해 본 것이 아니라 반드시 당선되기 위해 이번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 자치단체장이 갖추어야 할 덕목은?
"민주적이고 조정력이 있는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무분별하게 확장·팽창하고 있는 양산시의 시장은 신도시와 구도시간, 도시지역과 농촌지역간, 웅상지역의 분동문제처럼 이해관계가 다른 주민들 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의회와 시민사회, 공무원 등 공직안팎에서 민주적인 대화와 토론을 활발하게 이끌 수 있는 교양과 인격의 소유자여야 한다."

- 우수 인재의 역외 유출 등 교육문제는 양산의 시급한 현안이라고 보는데…
"수월성교육이어야 하느냐, 보통교육을 위주로 해야 하느냐는 전국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다. 자율학교나 혁신학교 등의 대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는 일부부유층 자녀나 소수의 뛰어난 학생에게 혜택이 집중될 수 있고, 외지의 우수인력을 지역으로 흡인하는 효과만큼 지역 내의 학생이 손해를 보는 제로섬게임이 될 여지가 있다. 거창 등 일부지역에서 그런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듣고 있다. 이 문제는 조급히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많은 교육전문가, 교사 학부모 등의 교육주체들과 진지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결정할 문제라고 본다."

- 대중교통을 비롯한 교통문제는 어떻게 개선할지?
"초대시장 재임시절 양산-웅상간 터널공사로 공간적 정서적 거리를 획기적으로 감축시켜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진 적이 있는데, 이를 다시 적극적으로 재검토 추진해 보겠다. 임기응변식의 미봉책이 아니라 장기적 안목과 종합적 시각으로 교통체계를 개편해 보겠다."

- 도시개발과정에서 천혜의 자연경관이 많이 훼손되고 있어 뜻 있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자연을 가장 자연답게 하는 것이 묘책이다. 관광을 위한 투자라고 꼭 인위적인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좋은 정책이 아니다. 군기지에서 반환되는 천성산을 가장 본래의 모습에 가깝게 복원하고, 등산로 주변에 야생동물을 방목하는 등 생태적 관점에서 관광산업을 고부가가치화하겠다."

- 양산에는 두 개의 도서관이 있으나 어린이 전문도서관을 비롯한 마을 도서관 등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 설립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의 양산도서관과 웅상도서관의 입지가 좋지 못하다. 재원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접근성이 좋은 도심지에 첨단시립도서관건립을 추진하겠다. 근래 개인과 단체에서 운영하는 문화운동차원의 '작은 도서관'이 늘고 있다고 들었다. 열악한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해서나, 공동체를 문화적으로 살찌우는 데 좋은 토양이 된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

"단 한 푼의 검은 돈도 없었다, 나는 이미 면죄부 받은 것"

1998년의 뇌물수수혐의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을 것으로 보는데…
"단 한 푼의 검은돈도 받은 사실이 없다. 관료주의에 바진 관료들이 나를 사법적 죄인으로 만들었지만, 나는 그 때나 지금이나 양심적으로 한 점도 부끄러운 점이 없다. 당시 검찰의 강압수사를 견디지 못해 허위진술을 한 사람이 내게 사죄의 편지를 보낸 것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98년 옥중출마했을 때, 시민들이 보내준 뜨거운 지지로 나는 이미 법적 판단과는 관계없이 시민들로부터 면죄부를 받은 거나 다름없다."

자신을 개혁적 보수주의라고 자평하고 있는 송 후보는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과거 보안법이 정권안보용으로 악용되면서 인권탄압의 전위노릇을 한 것이 사실이지만, 외교·안보정책은 국익을 우선한 실용적이면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했다.

지난 4월 11일 메니페스토 운동본부에서 시행한 메니페스토 아카데미 전 과정을 이수한 바 있다는 송 후보는 이를 모든 정책에 반영하기에는 여러 가지 제약이 있으나, 가능한 한 모든 정책을 목적·방법·재원·기한·우선순위별로 정리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래시장활성화, 소외계층복지대책, 문화예술활동 지원 등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송 후보에게 표심이 어떻게 작용할지 자못 궁금하다.

다양한 행정경험이 '최대 강점'
세대교체 바람 '넘어야 할 산'

손유섭 후보의 행정경험은 70세를 바라보는 나이만큼 다양하다.

명함에 빼곡이 적힌 양산군 물금면 부면장, 양산군 기장읍 부읍장, 충무시 시민과장·산업과장, 양산군 공보실장, 새마을·환경보호·재무과장, 기획실장, 내무과장, 초대 민선 양산군수, 초대 민선 양산시장 등의 경력은 가히 그를 행정통이라 부를만하다.

또한 양산시 시 승격 10주년을 맞는 손 후보의 감회는 남다르다. 바로 자신이 군수로 재직하고 있는 동안 시 승격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손 후보는 자신의 손으로 일구어 낸 시 승격이란 결과물을 양산의 새로운 10년을 만드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5.31 지방선거에 나섰다.

지난 초대 민선시장 시절 수뢰혐의로 인한 구속이 억울한 일이라며 "그 때난 지금이나 양심적으로 한 점도 부끄러운 점이 없다"고 강조한다.

'단순한 명예회복 차원의 출마'라는 지역정가의 평가를 일축하고 당선이 목표라는 자신 있게 말하는 손 후보. 손 후보는 지금 양산에는 어른이 없다는 사실이 지역과 지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양산이 정말 발전의 가능성을 가진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강한 조정력을 가진 어른이 필요하고, 인재를 키울 수 있는 능력과 덕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자신이 적임자라는 것이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손 후보가 거센 '세대교체'의 바람을 뚫고 선전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 이번 선거운동 과제 중의 하나다.

[약력]

손유섭(孫柳燮) / 기호 7번 무소속 / 생년월일 1937년 11월 3일

◁한국항공대학 중퇴 ◁양산군 물금면 부면장 ◁양산군 기장읍 부읍장 ◁충무시 시민과장, 산업과장 ◁양산군 공보실장, 새마을ㆍ환경보호ㆍ재무과장 ◁기획실장, 내무과장 ◁지방서기관으로 명예퇴임 ◁초대 민선 양산군수 ◁초대 민선 양산시장 ◁양산초등학교 총동창회장

대통령표창, 국무총리ㆍ내무장관ㆍ도지사 표창 다수
/ 전영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5.31 지방선거 경남 양산시장 후보 대담 네 번째 기사로 양산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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