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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 딸기잼과 딸기 셰이크, 그리고 딸기 아이스크림 케이크입니다.
전자레인지 딸기잼과 딸기 셰이크, 그리고 딸기 아이스크림 케이크입니다. ⓒ 이효연
요즘같이 딸기가 한창인 철에는 시장 입구에 들어서기만 해도 코끝에 묻어오는 달콤한 향 때문에 기분이 좋아진다. 겨우내 그랬듯이 딸기 한 팩 사려면 지갑을 몇 번씩 매만지며 망설이지 않아도 마음 놓고 실컷 먹을 수 있는 때가 되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딸기향도 좋지만 풍성하게 진열된 딸기를 보는 눈도 즐겁다. 강렬하면서도 화려한 색감 때문일까? 제과점의 눈부시게 하얀 생크림 케이크에는 빨간 딸기가 한두 개씩 반드시 올라가 있고 샐러드에 넣거나 후식으로 내 놓아도 색이 예뻐서 차린 것 이상으로 식탁을 화려하게 꾸며주는 역할을 하는 것도 바로 딸기이다.

중학교 미술시간에 '빨.다.주.귤.노‥'하면서 색상표를 외울 때에도 빨간 딸기 과육과 새파란 꼭지를 떠올리면서 빨강의 보색을 머릿속에 넣었던 기억도 새롭다.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면 딸기잼도 쉽게 만들 수 있어요.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면 딸기잼도 쉽게 만들 수 있어요. ⓒ 이효연
겨울철에는 어쩌다 특별한 날에 큰 맘 먹고 한 팩씩 사오는 것이 전부였지만 제철을 만난 딸기는 냉장고에서 떨어질 날이 없다. 그 이유는 딸기가 과일 중에서 비타민C 함유량이 으뜸이라는 점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먹기 위한 손질이 바나나나 귤 못지 않게 간편하다는 것 때문이다.

과도를 들어 깎아내는 수고 없이 흐르는 물에 씻어 접시에 담아내는 것만으로 폼이 나다 보니 나같이 손이 게으른 사람에게 딱 들어맞는 과일이라고나 할까?

며칠 전, 장을 보러 나갔다가 한 상자 가득 담긴 딸기가 3000원 밖에 안 하기에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벌써 끝물이란다. 제철을 만나 제대로 먹어 본 것도 잠시, 채 5월도 지나기 전에 벌써 끝물이라니… .

그럴 듯한 상자에 담겨 도도하게도 저 높은 '선물용 코너'에 자리했던 겨울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바가지에 담겨 팔리는 '떨이 신세' 가 되어 버린 것인가? 다른 과일에 비해 잘 무르는 특성을 가진 딸기는 그 반짝함도 유난히 더 짧은 것인지 많은 아쉬움을 갖게 한다.

냉동 딸기를 우유나 요구르트, 선식과 함께 갈아 마셔도 좋아요.
냉동 딸기를 우유나 요구르트, 선식과 함께 갈아 마셔도 좋아요. ⓒ 이효연
그러고 보니 요즘은 제철 과일이 나왔다가 '끝물' 소리를 듣고 들어가는 주기가 예전에 비해 정말 빨라진 것 같다. 어릴 적 기억으로는, 무척 더웠던 초여름에 딸기밭에 놀러 가서 잔뜩 열린 딸기를 따먹었던 것 같은데….

'빨리빨리'를 외치며 무슨 속도전을 벌이는 양 분초를 다투면서 다들 바쁘게 살다 보니 과일을 먹는 시기마저도 덩달아 빨라진 모양이다. 계절 과일을 맛보고, 내 놓는 것도 남에게 하루라도 뒤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인지 소비자도 생산자도 급하고 바쁘다.

넋 놓고 앉아 옛날 생각을 하며 '이제쯤 00가 한창이겠구나, 한 번 먹어 볼까?' 하는 태평한 자세(?)로는 제철 과일 한 쪽 입에 넣기 어려워진 세상이 된 것 같다. 여기서도 서두르지 않았다가는 그나마 '끝물' 딸기마저 못 건질 것 같다는 생각에 부랴부랴 골라 만원 한 장에 커다란 딸기 세 상자를 살 수 있었다.

'얼른 집에 가서 딸기를 손질해 두어야겠다'고 생각하니 공연히 바쁜 마음에 액셀러레이터를 밟은 발에 힘이 주어졌지만 그냥 슬며시 놓아버렸다. 오래간만에 푸짐하게 딸기를 챙겨 든 넉넉한 마음 덕분인지 아니면 이제 갓 초입에 들어선 황금의 계절 5월도 딸기마냥 한껏 즐기기도 전에 끝물을 타고 빨리 지나가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카스텔라와 아이스크림을 이용한 저렴한 아이스크림 케이크예요.
카스텔라와 아이스크림을 이용한 저렴한 아이스크림 케이크예요. ⓒ 이효연
비타민도 풍부하고 맛도 좋은 딸기! 끝물이라도 외면하지 말고 설탕에 졸이고 냉동해두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오래오래 즐겨보자.

딸기는 다른 과일들에 비해 과육이 무르기 때문에 보다 간편하게 전자레인지로 즉석 딸기잼을 쉽게 만들 수 있다. 딸기와 설탕을 내열용기에 넣고 전자레인지 '강(650-700w기준)'에서 8~10분 정도 가열하면 완성.

또 일회 분량으로 냉동해 두었다가 우유나 선식 혹은 얼음과 함께 갈아 마시면 즉석 생과일주스나 셰이크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특별한 날에는 카스텔라와 아이스크림을 섞어 아이들과 함께 '우리집표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다. 시판 아이스크림 케이크보다 가격도 훨씬 저렴하면서 아이스크림과 카스텔라의 색상에 따라 다양한 표현이 가능해서 아이들이 무척 흥미로워 한다.

[딸기잼]
재료 : 딸기 1㎏, 설탕 300g, 레몬 1개

레몬을 넣으면 딸기잼이 쉽게 상하지 않아요.
레몬을 넣으면 딸기잼이 쉽게 상하지 않아요. ⓒ 이효연
① 딸기는 꼭지를 따고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은 후 식초를 1~2큰술 섞은 물에 담가 반나절 정도 둔 후 체에 밭쳐 물기를 제거한다.
② 바닥이 두껍고 넓은 냄비에 딸기를 넣고 으깨면서 중불에서 오래 끓이면서 어느 정도 수분을 증발시킨다.
③ 분량의 설탕 가운데 1/3 정도를 ②에 넣은 후 불을 끄고 5분 정도 가만히 둔다.
④ 다시 중불로 끓이면서 ③의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설탕을 모두 넣은 후 되직해지도록 끓인다. 이때 레몬즙도 함께 넣는다.
⑤ 찬 물이 담긴 유리컵에 딸기잼을 한 숟가락 떨어 뜨려보아 퍼지지 않으면 완성.


팁!
① 잼이 끓어오를 때 손등에 튀어 올라 화상을 입기 쉬우므로 4의 단계에서는 목이 긴 장갑을 끼는 것이 안전하다.
② 끓일 때 불순물 때문에 생기는 거품은 바로바로 걷어내야 색 이 예쁘고 나중에 떫은 맛이 나지 않는다.


[전자레인지 즉석 딸기잼]
재료 : 딸기 1컵, 설탕 1/3컵(취향에 따라 가감 가능), 레몬즙 약간

식초를 넣어 씻으면 과일의 농약성분을 제거할 수 있어요.
식초를 넣어 씻으면 과일의 농약성분을 제거할 수 있어요. ⓒ 이효연
딸기를 으깨지 않고 잘게 썰어 넣어도 괜찮아요.
딸기를 으깨지 않고 잘게 썰어 넣어도 괜찮아요. ⓒ 이효연
① 딸기는 꼭지를 따고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은 식초를 1~2큰 술 섞은 물에 담가 반나절 정도 둔다.
② 체에 밭쳐 물기를 뺀 딸기를 속이 움푹한 전자레인지용 내열 용기에 담은 후 설탕, 레몬즙과 함께 으깬다.
③ 전자레인지 '강(650~700w 기준)'에서 5분 정도 돌린 후 한 번 휘저어 준 다음 1~2분 간격으로 상태를 봐 가면서 되직해지도록 가열한다.


팁!
① 내용물이 끓어올라 넘칠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속이 움푹하게 깊은 내열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② 집집마다 전자레인지의 출력 정도가 다르므로 상태를 봐 가면서 가열시간 을 조절하도록 한다.


[딸기 셰이크]
재료 : 딸기 4~5개 (냉동된 것도 가능함), 우유 1컵, 꿀이나 설탕 약간, 얼음 2~3개
① 딸기는 꼭지를 딴 후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은 후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② 미니 믹서에 우유와 분량의 꿀, 얼음 등을 함께 넣고 '강'에서 5~6초 갈면 완성.


팁!
① 플레인 요구르트나 일반 요구르트와 함께 갈아도 맛 이 좋다.
② 키위, 토마토, 사과 등과 함께 갈면 종합 과일 주스를 만들 수 있고 선식과 함께 갈아 마셔도 아침 식사대용으로 좋다.
③ 딸기와 플레인 요구르트를 간 것에 레몬즙(혹은 식초)을 더하고 소금과 후추로 간하면 야채나 과일 샐러드에 사용 가능한 즉 석 딸기 드레싱을 만들 수 있다.


[딸기 아이스크림 케이크]
재료 : 딸기 4~5개, 바닐라 아이스크림 1통, 컵 모양 카스텔라 2개 (직사각형도 상관없음)

비닐을 깐 다음 딸기를 제일 먼저 올려야 나중에 뒤집었을 때 모양이 예쁘게 나와요.
비닐을 깐 다음 딸기를 제일 먼저 올려야 나중에 뒤집었을 때 모양이 예쁘게 나와요. ⓒ 이효연
딸기와 카스텔라 아이스크림을 차례로 켜켜이 올려주세요.
딸기와 카스텔라 아이스크림을 차례로 켜켜이 올려주세요. ⓒ 이효연
밥주걱을 이용해서 꼭꼭 아이스크림을 눌러담고 비닐팩을 덮어 다시 한 번 꽁꽁 얼려주세요.
밥주걱을 이용해서 꼭꼭 아이스크림을 눌러담고 비닐팩을 덮어 다시 한 번 꽁꽁 얼려주세요. ⓒ 이효연

① 사각 플라스틱 통은 미리 냉동실에 넣어두어 차갑게 만든 후 위생 비닐이나 랩을 깔아 둔다.
② 5㎜ 간격으로 얇게 자른 딸기를 맨 아래 놓고 그 위에 아이스크림을 떠 얹어 빈틈없이 꼭꼭 눌러 채운다.
③ ②위에 1㎝ 두께로 얇게 자른 카스텔라를 보기 좋게 얹고 다시 ②의 과정을 되풀이해서 플라스틱 통을 빈틈없이 채운다. (비닐이나 랩으로 덮고 손으로 꼭꼭 눌러다지듯 하면 쉽게 만들 수 있다)
④ 뚜껑을 덮은 후 냉동실에서 꽁꽁 얼린 후, 비닐을 잡아 당겨 내용물을 빼고 한 입 크기로 썰어내면 완성.


팁!
① 아이스크림과 카스텔라를 색색으로 준비해서 만들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② 위생 비닐이나 랩을 미리 깔아두지 않으면 나중에 플라스틱 통에서 내용물을 빼기 어려워 모양을 낼 수 없다.

덧붙이는 글 | 모든 것이 너무나 빨리 빨리 지나가버리는 세상이라서 정신이 없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계절 5월도 그렇게 빨리 끝나버릴까 몹시 아쉽네요.

'멋대로 요리  맛나는 요리' http://blog.empas.com/happymc
문화일보 '이효연의 스트레스 없는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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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방송에 홀릭했던 공중파 아나운서. 지금은 클래식 콘서트가 있는 와인 바 주인. 작은 실내악 콘서트, 와인 클래스, 소셜 다이닝 등 일 만드는 재미로 살고 있어요. 직접 만든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을 고르고 피아노와 베이스 듀오 연주를 하며 고객과 공감과 소통의 시간을 가질 때의 행복이 정말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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