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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정치인을 지지하는 각종 팬클럽이 잇단 돌출행동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는 일이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왼쪽부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정계복귀를 요구하고 있는 창사랑과 최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피습 피의자의 이송을 가로막아 물의를 일으킨 박사모, 박 대표 피습과 관련한 글로 당안팎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노혜경 노사모 대표.
유력 정치인을 지지하는 각종 팬클럽이 잇단 돌출행동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는 일이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왼쪽부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정계복귀를 요구하고 있는 창사랑과 최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피습 피의자의 이송을 가로막아 물의를 일으킨 박사모, 박 대표 피습과 관련한 글로 당안팎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노혜경 노사모 대표. ⓒ 오마이뉴스 이종호·장재완, 연합뉴스
정치인 팬클럽은 독인가 약인가.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출현을 기점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정치인 팬클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 정치 참여를 높이는 등 정치발전 기여에 대한 팬클럽의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지지자에 대한 맹목적인 감싸기를 위한 정보 왜곡과 여론 호도 등 대립과 갈등을 야기하는 부정적 측면이 더 심각하게 대두되는 현실 때문이다.

이들 정치인 팬클럽에 대해 한 정치권 인사는 "특정 정치인에 대한 호감을 갖고 활동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다만 자신들이 마치 특정정치인의 의중을 대변한다는 착각을 갖고 있는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유력 정치인을 지지하는 각종 팬클럽이 정작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치인의 뜻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는가하면, (온·오프라인에서의) 돌출행동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는 일이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최근 여야 정치권은 물론 민심으로부터도 비판을 받은 '노사모'의 노혜경 대표도 그 한 예가 될 수 있다.

노 대표는 적절하지 못한 글 내용 때문에 소속당인 열린우리당에서조차 '출당 조치' '노사모 대표직 사퇴' 등의 격한 지탄을 받으며 곤욕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또 피습사건 이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오버하지 마라"는 당부에도 불구하고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이 사실상 공무집행 방해 행위를 해 눈총을 받고 있다.

경찰서에서 항의시위를 벌이던 박사모 회원 50여명은 지난 21일 오후 피습 용의자 지씨를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꾸려진 서울 서부지검으로 이송하려는 경찰을 가로막고 나서는 등 소란을 피웠다.

고건 전 총리의 지지모임인 '우민회'도 민주당 정균환 전북도지사 후보를 지지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장상 민주당 선대위원장은 지난 22일 전북지역 지원유세를 통해 "고 전 총리의 최대 지지모임인 '우민회'가 오늘 정균환 전북지사 후보 사무실을 방문해 공개지지를 선언했다"며 고 전 총리의 지원사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민회가 다음날 공식적으로 논평을 내고 "김화영 우민회 전북지부장의 민주당 정균환 후보 지지발언은 우민회와 무관한 일"이라며 "고건 전 총리의 의사도 반영된 것이 아니다"고 일축했으나, 파문은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고건 전 총리 지지를 선언하면서 출범한 '한미준'의 경우, 고 전 총리의 뜻과는 달리 독자신당 창당을 추진해 결국 고 전 총리로부터 결별 선언을 당하기도 했다. 이는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고 전 총리 측의 우려에 따른 발빠른 조치로 풀이된다.

노사모 노혜경 대표의 파문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출신인 노사모 대표 노혜경씨는 박 대표 피습 직후 노사모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박정희의 악몽과 겹쳐 있는 구시대의 살아 있는 유령", "처음에 17바늘 꿰맸다더니 60바늘 꿰맸다는 것을 보면 성형도 함께 한 모양"이라고 언급해 비난을 받고 있다.

심지어 열린우리당 내부에서조차 노씨 발언을 "극단주의적이고 비이성적인 사고"라고 지적하면서 노씨의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정장선 의원은 노씨에 대해 "출당조치 등 단호한 입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고,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도 "노사모는 그런(정치적) 발언한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수도권의 한 초선의원은 "노사모 진영의 상식 이하 발언이 어디 한두 번이냐"면서 "코멘트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성숙하지 못한 사고를 가진 노씨는 노사모 대표직을 사퇴하고 조용히 자숙해야 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의사와 무관한 노사모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일축했다.

박사모냐 '박살모'냐

박근혜 대표의 피습사건과 관련 박사모의 '과잉애정'이 공무집행 방해로까지 이어져 빈축을 사고 있다. 이는 박 대표의 "오버하지 마라"는 당부와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실제 박사모 회원들은 범인 지씨가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조사받던 20일 밤부터 '공정한 수사 보장'을 명목으로 지씨의 수사 과정을 지켜보며 출입이 제한된 조사실을 자유롭게 드나드는가 하면, 조서까지 베껴 나와, 접근할 수 없었던 기자들 대신 취재하고 브리핑까지 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또 경찰서에서 항의시위를 벌이던 박사모 회원들은 다음날인 21일 경찰이 지씨를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꾸려진 서울 서부지검으로 이송하려 하자 이를 가로막고 나서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대문경찰서 관계자는 "법대로 따지면 명백한 불법시위와 공무집행 방해"라고 지적했다. 사실 이 같은 박사모의 돌출행동은 과거에도 있었다. 오죽하면 한나라당 소속 고진화 의원으로부터 "일부에선 박사모가 아니라 당을 박살내는 박살모라는 지적도 있다"는 공격을 받았겠는가.

우민회 민주당 지지논란

고건 전총리 지지모임인 '우민회' 전북지부가 민주당 정균환 전북도지사를 지지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고전 총리의 "지방선거 불참선언"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다.

민주당 전북도당은 '고건 대통령 만들기' 이슈가 유권자들에게 상당히 설득력 있게 전달되고 있다는 판단 아래 고건 전 총리를 앞세운 전략을 치밀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건 전 총리를 사랑하는 모임인 전북지역 고사모 우민회가 22일 공개적으로 정균환 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나선것.

이에 대해 우민회 지도부는 다음날 보도자료를 내고 "우민회 전북지부장의 민주당 정균환 후보 지지발언은 우민회와 무관한 일이며 고건 전 총리의 의사도 반영된 것이 아니다"고 일축하고 나섰다. 우민회는 또 "이번 지방선거에서 특정 정당과 후보를 지지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역시 고전 총리 지지모임임을 천명하며 최근 출범한 '한미준'의 경우는 고 전 총리와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신당창당을 추진하다가 고건 전 총리로부터 "나와 관계없는 모임"이라는 결별선언을 당하기도 했다.

창사랑 이회창 정계복귀 요구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지지단체인 '창사랑' 조춘호 대표는 23일 PBC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 "(이회창 전 총재가) 대선 패배 이후에 잠시 정계를 물러난 것이지 정계 은퇴는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향후 대선 정국에서 이 전 총재의 '결심'을 기대하고 있다"며 오는 7월 전당대회 이후 이 전 총재의 역할론을 부각시켰다. 조 대표는 이런 점에서 한나라당 전대 이후 시점인 오는 7월과 8월 사이가 이 전 총재의 대권 행보에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강력한 대권후보로 부각되고 있는 고건 전 총리에 맞설 한나라당 대항마로서 이 전 총리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역설했다.

앞서 조 대표는 한나라당 내에 거론되고 있는 다른 대선후보들에 대해 '2% 부족론'을 거론하면서 이 전 총재의 경우 지난 대선을 통해 이미 검증을 거친 '준비된 후보'임을 강조했다. 그런가하면 한나라당이 이 전 총재에 대해 추대 형식이 아닌 당내경선을 요구할 경우 '창사랑'이 나서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소장파 한 의원은 "마치 '창사랑'이 당내 경선을 주도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만"이라며 "정치인 지지모임이면 모임답게 행동해야지 공당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려든다"고 비난했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시민일보(www.siminilbo.co.kr) 5월 24일자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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