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송선영
선거 운동원들은 네거리 한 모퉁이씩 자리를 잡고 지나가는 모든 이들에게 꾸벅꾸벅 인사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가벼운 목례가 아니라 두 손을 공손히 모은 채 '배꼽인사'를 한다.

선거 홍보 차량에서 나오는 노래를 가만히 들어보면 윤도현 밴드의 '애국가'와 장윤정의 '어머나'는 빠지지 않고 들어가 있다. 노래를 들으면서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았던 기억이 갑작스레 떠올라 깜짝 놀랐다.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무렵이었을때 바로 선거 홍보용 노래를 부른 기억이다. 십여 년이 훌쩍 지난 일이다. 당시 나는 옆집 아저씨를 따라 노래방에 갔었고 내 또래 몇 명의 친구들과 함께 아저씨가 준 종이에 적힌 노래를 불렀었다. 무슨 내용인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우리가 부르던 노래마다 같은 사람의 이름이 들어갔었다.

ⓒ 송선영
선거 출마를 앞둔 어느 정치인의 이름인 것으로 추측한다. 친구들과 함께 '파란마음 하얀마음', '뽀뽀뽀'등을 불렀고 노래의 대가로 받은 캔 콜라 하나에 그저 즐거워하면서 나와 친구들은 열심히 불렀다. 아주 어렸을 때의 그 기억이 떠올라서 당황스럽고 어이없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내가 그 정치인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십여 년이 훌쩍 지난 지금 난 그 정치인이 어떤 사람인지, 얼굴은 어떻게 생겼는지 인터넷을 통해 확인했다. 지금 같았으면 정말 어림도 없었을 일이지만 캔 콜라 하나에 목청이 터져라 노래를 불렀던 그때의 나. 참 순수했나 보다.

어제는 우리 과 선후배들과 함께 '정치학도 정치를 논하다'라는 주제의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 도중 선배는 이런 말을 했다.

"정치가가 울면서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정말 조국을 사랑하고 백성을 사랑하고 다음 세대들을 위한 갈망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정치인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 송선영
이야기를 하는 선배의 얼굴 표정에서는 진심으로, 진정으로 우리나라 정치에 대한 바람이 드러나 있었다. 겉으로는 까불까불한 후배들도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부끄러웠다. 이제까지 나는 올바른 정치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마냥 모든 것이 정치인의 잘못인 듯 방관하며 손놓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간담회를 통해 많은 것들을 깨달았다. 내 스스로가 노력하지 않으면 나에게는 누릴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젊은 세대들의 저조한 정치 참여, 어쩌면 우리 세대들은 깨끗하지 못한 정치를 보고 비판만 할 줄 알았지 우리 스스로가 이를 정화시켜 서민의 삶 속에서 이뤄지도록 노력하지 않았던 것일는지도 모른다. "정치에 관심이 있다는 건 비판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우리의 소망을 넣어주는 것"이라는 선배의 말처럼 젊은 세대 스스로가 정치에 소망을 불어 넣었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5·31지방선거 대전충청특별판>바로가기→5·31 Ohmynews choice 지방을 바꾸자 세상을 바꾸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