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운농협이 조합장 아들에게 면세유를 부당공급하고 보조금을 편중지원해 파문이 일고 있다.
천운농협은 25일 이와 관련 감사직권으로 60여명의 대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의원총회를 열었다. 이날 총회는 면세유 부당공급 등과 관련 대의원들에게 사고경위와 자체감사결과 등을 보고하기 위해 열린 것이다.
총회에서 오모 감사는 지난 4월11일과 12일 이틀간 벌인 자체감사결과 천운농협 자체사업으로 진행했던 버섯재배사 보조금이 조합장의 아들인 김모씨에게 편중지원 되는 등 부당하게 집행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또 김씨가 면세유 공급대상이 아닌 스팀보일러를 공급대상 기종으로 허위신고 했고 담당직원 강모씨는 이를 확인하지도 않고 면세유를 공급했으며 다른 조합원에게 공급해야 할 면세유가 김씨에게 부당공급 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오 감사는 김씨가 지난해와 올해 총8만3천여리터의 면세유를 부당공급 받았고 문제가 제기되자 스스로 부당사용한 면세유 대금 4600만원을 조합에 환입했으며 유류담당직원 강모씨로부터 "김씨의 아버지인 김모 조합장이 김씨에게 면세유를 공급해주라고 지시해 어쩔 수 없이 공급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보고했다.
이어 천운농협 자체사업으로 총10농가에 대해 중앙회와 조합에서 각각 400만원과 100만원씩 총 5천만 원을 지원하기로 한 보조금이 조합장의 아들인 김씨에게 9농가 몫 4500만원이 편중지원 돼 천운농협에서 부당 지원한 8농가 몫 800만원을 환입조치했다고 밝혔다.
오 감사는 자체감사 후 인사위원회를 열고 이번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조합장은 업무정지 6개월, 관련 간부직원은 견책, 유류담당 강씨는 2개월 정직 등의 징계를 요구했지만 조합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모 조합장은 "지난해 아들이 일반 주유소에서 기름을 가져다 쓴다는 말을 들은 후 지난해 12월 15일 경제상무 등을 불러 아들에게 기름을 공급할 수 없냐고 묻고 기름이 공급될 수 있게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또 면세유 부당공급이 몇 년간에 걸쳐 자신의 지시에 의해 공급된 것처럼 됐다며 보조금 환입은 조합장의 김씨가 자신의 아들이기 때문에 사태를 조용히 해결하려고 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김 조합장은 천운농협의 자체감사결과에 이의를 제기, 중앙회에 특감을 요청했으며 조합원 등의 즉각 사퇴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중앙회 감사 결과와 경찰수사결과에 따라 거취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일부 대의원들은 조합장의 아들인 김씨에게 면세유와 보조금이 부당하게 편중지원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김 조합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대의원들은 면세유 부당공급을 조합장의 지시없이 직원들이 임의로 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법적인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조합의 책임자로서 김 조합장이 도의적, 도덕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사태에 대해 간부직원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며 조합장을 비롯한 책임자 징계를 위한 긴급대의원 총회 소집을 요구했지만 의장인 조합장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조합장은 자신의 신변과 관련된 사안을 논하는 총회에 조합장이 의장으로서 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퇴장을 요구하는 대의원들의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총회가 열리는 동안 천운농협 앞에서는 전국농민회 총연맹 화순군농민회 천운농협사태 해결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상임위원장 문종소)가 조합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동면과 남면 경영인연합회와 농민회 등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김모 조합장의 사퇴와 관련직원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며 시위를 했다.
비대위는 "김 조합장이 농협중앙회 감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감사건에 대해 조합장에게 어떤 징계도 할 수 없다는 농협법을 악용해 사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금 당장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 화순경찰서에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 천운농협 조합장과 그 아들, 직원들을 상대로 업무상 배임과 사기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에서는 면세유 부당사용과 보조금 부당지급과 관련 특별감사가 진행 중이다.
한편 김씨는 면세유를 부당공급받고 천운농협과 중앙회로부터 보조금을 편중지원 받은 외에도 버섯재배사 신축명목으로 화순군 농산과와 농업기술센터로부터 총 6800만원의 보조금을 받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화순의 소식을 알리는 디지탈 화순뉴스(http://www.hwasunnew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