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레몬혁명'이 성공했던 키르기스스탄에서 27일 또다시 100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10시 키르키스스탄의 민주화광장으로 불리는 '알라토' 광장에 모여 대통령의 선거공약 이행과 지도자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정권퇴진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날 집회는 키르기스스탄 범민주세력의 구심체 역할을 자임하는 '범민주국민협의회'가 주관했다.
이들은 '레몬혁명' 당시 현 대통령이 깨끗한 공직사회 건설 및 경제발전을 약속했지만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또한 지난달 29일 열린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정책 전반을 시정하라고 요구했음에도 정부는 별다른 이행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날씨가 무더웠지만 '악사칼'이라 불리는 촌로들도 시위에 대거 참석했다. 시위대는 '레몬' 그림이 그려진 피켓과 "민주주의를 위하여" 등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대통령궁을 지나 '알라토' 광장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키르키스스탄 시민들은 지난해 3월 24일 이른바 '레몬혁명'으로 정권을 무너뜨렸고 아카예프 당시 대통령은 러시아로 망명했다. 지난해 8월 민주적인 선거를 거쳐 쿠르만벡 바키예프 대통령이 집권했지만 고질적인 경제 문제와 골 깊은 지역감정으로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9일 시위 때는 대통령과 총리 등이 집회 현장에 직접 나와 이들의 요구사항을 국정운영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