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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지진이 휩쓸고 지나간 족자카르타 반툴에서 한 인도네시아인이 지진으로 목숨을 잃은 아이의 몸을 씻기고 있다.
ⓒ 연합뉴스=AP

▲ 28일 반툴 주민들이 지진으로 폐허가 된 집터에서 성한 가구들을 찾고 있다.
ⓒ 연합뉴스=AP

(서울=연합뉴스) 이봉준 기자 = 3천500명 이상의 인명을 앗아간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 강진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지진 순간과 직후 상황을 영국 BBC방송 웹사이트에 생생히 소개했다.

다음은 BBC 방송 인터넷판이 28일 전한 족자카르타 지역 생존자들의 증언.

◇ 케빈 프리드먼(25) = 집 전체가 크게 흔들리는 느낌에 잠을 깼다. 침대가 좌우로 요동치고 천장에서는 부서진 지붕 조각들이 비처럼 쏟아졌다.

지진이 멈춘 후 친구들을 찾기 위해 밖으로 나가보니 온통 아수라장으로 변해있었다. 호텔과 쇼핑센터 건물 측면에는 커다란 금이 가 있었다.

27일 오전 7시께(이하 현지시간) 도시에 잠시 고요함이 찾아왔다. 더 강력한 여진이 엄습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어 큰 쓰나미(지진해일)이 오고 있다는 소문이 돌며 거리는 혼란의 도가니로 변했으며, 주민들은 도시에서 탈출하기 위해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으로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소규모 여진이 이어진 뒤 다시 평온이 찾아와 피해자 구호 지원을 위해 근처 병원에 들르니 마치 전쟁터 같은 상황이 펼쳐졌다.

수백명의 부상자들이 트럭과 버스, 자전거 편으로 병원으로 실려왔다. 환자들은 맨땅에 깐 매트에 누워 치료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주변은 온통 부상자들의 피로 물들었다.

정말 끔찍한 하루였으나 그 충격은 이제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


◇ 빈센트 메어(42) = 지진 뒤 12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나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7일 오전 5시55분께 심한 소음과 흔들림으로 잠에서 깨어나 아내, 아들과 함께 밖으로 뛰쳐나갔다.

18년동안 이곳에 살았으나 이런 끔찍한 상황은 처음이어서 매우 무서웠다. 우리는 최근 왕성할 활동을 보인 `머라피' 화산이 폭발한 줄 알았다.

거리는 집에서 뛰쳐나온 사람들로 가득했고 공황상태였다. 쓰나미 내습설 등 각종 루머도 나돌았다.

우리집 가정부인 마르실라가 아침에 출근하지 않았다. 그녀는 건물 대부분이 부서진 반툴 지역의 작은 집에서 산다. 피해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내일 아침 그녀의 집을 방문할 참이다.

병원은 넘쳐나는 사상자들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다. 아직 살아 있다는 자체가 행복이다.


◇ 조던 뉴턴(23) = 호텔 전체가 흔들리며 오전 6시 직전 잠에서 깼다. 호텔 벽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벽과 천장에서 그림과 콘크리트 조각들이 떨어졌다. 정말 무서웠다.

지진은 57초간 지속됐으나 체감시간은 그보다 훨씬 길었다. 나와 여자친구는 복도로 나가 다른 투숙객들과 함께 계단을 통해 밖으로 대피했다. 대피 질서는 유지됐으나 사람들은 가능한 한 빨리 밖으로 나가고 싶어했다.

호텔 직원이 다시 돌아오라고 부를 때까지 우리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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