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29일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을 퇴원하면서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0일 피습 이후 사진을 공개한 적은 있지만 직접 모습을 공개한 것은 9일만이다.
수술했던 오른쪽 뺨 부위에 살색 압박 테이프를 붙인 모습으로 나타난 박 대표는 오전 11시께 병원을 나서면서 3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일로 인해서 제 얼굴에 난 상처보다 국민 여러분의 마음에 상처가 지지 않았을지 걱정"이라며 "국민들의 걱정과 염려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어 "이렇게 무사히 병원을 걸어서 나가는 것은 제가 아직 할 일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남은 인생은 덤이라고 생각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부강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더욱더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10여분간 카메라 앞에 선 박 대표는 자신을 기다린 청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대기하고 있던 자가용 차량으로 향했다. 병원 밖에서 한 중년 여성이 꽃다발을 전하려고 기다리고 있었지만, 삼엄한 경호에 부딪쳤다.
박 대표의 모습이 보이자 3층 로비 주변에 모여있던 인파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퇴원하는 박 대표를 직접 보기 위해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소속 회원들은 태극기를 손에 들고 응원을 나오기도 했다.
박 대표는 이날 마지막 진료를 받은 뒤 퇴원 수속 절차를 밟았다. 박 대표 주변에는 의료진을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유정복 대표 비서실장, 김기춘·박진 의원 등 10여명이 2열로 나눠 서있었다.
박 대표는 남은 이틀 동안 지방선거 최대 접전지인 대전과 제주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유정복 대표 비서실장은 박 대표의 말이 끝나자 "오늘은 대전, 내일을 제주를 방문하실 것"이라며 "31일 투표에도 참여하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곧바로 대전으로 향해, 오후 2시 20분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 사무실을 방문한 뒤 거리 유세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 부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그동안 염려해주시고 쾌유를 빌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박 대표는 조만간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정상적인 집무에 복귀하게 될 것이다, 해야 할 일이 너무 산적해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르면 다음달 1일부터 정상적인 식사를 할 수 있고, 매주 한두 번 가량 통원치료를 받은 뒤 6개월 후 수술 부위에 대한 재수술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의료진은 밝혔다.
다음은 박근혜 대표의 발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동안 많은 걱정과 염려를 해주셔서 감사하다. 오늘 이렇게 퇴원을 하게 된 것은 모두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 덕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정성들여 치료해주신 의료진과 관계자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저는 이번 일로 인해서 제 얼굴에 난 상처보다 국민 여러분의 마음에 상처가지지 않았을지 걱정이다. 이제 우리 모두가 서로의 아픔을 치유해야 할 때이다. 저의 피와 상처로 우리 나라의 모든 갈등과 상처가 봉합되고 하나되는 대한민국으로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번에 제가 이렇게 무사히 병원을 걸어서 나가는 것은 제가 아직 할 일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남은 인생은 덤이라고 생각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부강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더욱더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