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 29일 오후 5시 30분]
박근혜의 짧고 강한 호소 "꼭 당선시켜 달라, 부탁이다"
29일 병원을 나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곧바로 대전을 방문해 지지유세를 벌였다. 병상에서도 "대전은요?"라며 각별한 관심을 보였던 박 대표는 이날 비장한 표정으로 5천여명의 시민들 앞에 나섰다.
반응도 뜨거웠다. 유세 장소인 으능정이 거리를 가득 메운 당원 및 지지자들은 박 대표가 나타나기 전부터 "박근혜"를 연호했고, 박 대표의 얼굴을 보기 위해 자리다툼을 벌이기까지 했다. 100여명의 취재진들도 자리를 잡지 못해 애를 태웠다.
박사모 회원 등 일부 지지자들은 박 대표의 퇴원을 축하하는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나왔고, 유세장 인근 상가에도 박 대표의 퇴원을 축하하는 메시지가 창문에 내걸렸다.
박 대표의 경호에도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대규모의 경찰 병력이 행사장 곳곳에 배치됐고, 사설 경호원들도 박 대표 쪽으로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했다. 박사모 회원들은 'Peace Line'이라고 적힌 파란색 띠를 들고 행사장으로 들어오는 박 대표의 길을 텄다.
박 대표가 연단에 오르자 앉아있던 지지자들이 벌떡 일어나 "박근혜 만세"를 외쳤고, 이에 박 대표는 환한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박 대표는 "여러분들의 염려 덕분에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게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지금의 제 심정은 여러 가지 말로 인사를 드리고 싶으나 그럴 수 없는 처지에 있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에서 박성효 한나라당 후보를 꼭 당선시켜 달라"며 "제가 여러분께 드리는 부탁이다, 이번 선거에서 여러분들의 선택을 기대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 대표는 이러한 짧은 말을 남기고 행사장을 빠져나가 서울로 향했으며, 지지자들은 "박근혜"를 연호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전여옥 "지충호보다 날카로운 칼로 염홍철 후보가..."
박 대표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전여옥 의원은 "박 대표에게 길고 긴 흉터를 남긴 지충호라는 사람의 그 날카로운 칼보다 더 피를 철철 흐르게 한 것은 바로 열린우리당 염홍철 대전시장 후보"라며 염 후보 심판론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전 의원은 "염 후보는 '이것만 해주면, 저것만 해주면 탈당하지 않겠다'며 졸랐고, 박 대표는 온갖 수모와 모욕을 겪으면서도 행정도시법을 통과시키는 약속을 지켰다"며 "그러나 염 후보는 행정도시법이 통과된 지 1주일도 안 돼 힘없고 약한 한나라당을 짓밟고 떠났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또 "이 산업화된 나라에서 무임승차하는 데모꾼들이 지금 나라를 망치고 있다"며 "촛불로 감았던 눈, 분노와 오열로 닫았던 귀를 열어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 약속을 지키는 한나라당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1신 : 29일 오후 3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29일 오후 대전에 도착해 본격적인 표몰이에 들어갔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25분경 대전 둔산에 있는 박성효 한나라당 대전시장 후보 사무실에 도착한 뒤 박 후보로부터 환영 꽃다발을 받았다.
한나라당 유세차량들이 이날 정오 무렵부터 대전시내 곳곳을 돌며 "박근혜 대표가 오신다, 2시 반에 으능정이로 모이자"는 가두방송을 벌였고, 지지자들이 일찌감치 후보 사무실로 몰려들어 주변 인도가 북새통을 이뤘다.
대전에 승용차로 도착한 박 대표는 사무실 앞에 마련된 간이 연단에 올라가 시민들에게 두 손을 들어 인사했다.
박 대표는 2층 사무실로 올라가 대전시당 당직자 및 기초·광역 후보들에게 "후보 여러분과 같이 선거유세를 뛰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미안하다"며 "꼭 당선되길 기원한다, 힘내서 끝까지 최선을 다 하자"고 격려했다.
박 후보는 오후 2시 40분경 대전시 중구 선화동 으능정이 거리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