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클램프와의 일문 일답.
- 한국 방문은 처음인데 멤버 각각의 소감은 어떠한가?
이가라시 사츠키 : "이렇게 초대해줘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첫 해외여행이기 때문에 굉장히 가슴이 두근거렸다. 한국은 음식도 맛있고 살 것도 많다고 들었다. 내일부터 펼쳐질 일정이 기대된다."
오오카와 아게하 : "우리는 어제 막 도착해 애니메이션 <카드캡터 사쿠라>와 관련해 한국의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DR무비를 방문했다. <카드캡터 사쿠라>와도 인연이 많은 그곳을 방문하면서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한일간의 애니메이션산업이 서로 손을 잡고 함께 발전해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다."
네코이 츠바키 : "이 나이가 될 때까지 아직까지 해외에 나가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한국이 첫 해외여행지가 됐다. 여러분들의 많은 도움으로 모든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면 한다."
모코나 : "예전부터 한국에 와보고 싶었는데 이번 초청 덕에 드디어 내 꿈이 실현된 듯싶다.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한국 문화와 한국 사람들 모두 아름다운 부분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국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할 것이다. 감사하다."
- 그동안 해외 방문을 하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
오오카와 아게하 : "물론 우리도 굉장히 가고 싶었다. 하지만 16년 동안 한 번도 같이 해외를 가지 못한 이유는 연재 때문에 닷새 이상을 연속해 쉬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 4명이 활동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오오카와 아게하 : "나(오오카와 아게하) 이외에 이가라시와 네코이, 모코나 등 셋은 고등학교 동창생이다. 그래서 고등학교 시절부터 동인지, 서클 등을 통해 같이 만화를 그려왔었고, 나는 친구의 친구인 관계로 만나 함께 활동하게 됐다.
사실 아마추어일 때는 좀더 많은 멤버가 같이 활동했었다. 그러나 점점 그룹에서 떨어져 나가는 사람들이 발생했고, 프로로 활동하게 됐을 때는 이렇게 우리들 4명이 남게 됐다.
프로 데뷔 초창기에는 6명이 잠시 1년 정도 활동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그 두 명 역시 곧 솔로로 각각 데뷔하게 됐고, 우리 4명은 끝까지 남아 16년 동안 이렇게 활동하게 된 것이다.
우리처럼 4명이 같이 만화를 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지만 일본에는 2명 정도 짝을 지어 활동하는 게 드문 일은 아니다."
- 넷이 활동하면 생기는 장단점에 대해 말해 달라.
네코이 츠바키 : "넷이 공동작업을 하다 보니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좋은 점은 독자들에게 보이기 전까지 우리끼리의 검증단계를 여러 번 거칠 수 있다는 것이고, 아이디어 작업을 더욱 풍부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안 좋은 점도 물론 있다. 사람이 여럿이어서 의사소통을 확실하게 하지 않으면 오해로 인한 실수가 생기기 일쑤다."
-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클램프가 인기를 끄는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네코이 츠바키 : "잘은 모르겠지만 일본 잡지 편집자들이 전하는 말에 의하면 우리 작품이 '무국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 내 뿐 아니라 해외에 나가더라도, 혹은 누가 읽더라도 판타스틱한 부분에 대해 다들 동감하게 되고, 그 동감에서 인기의 힘이 나오는 것이라고 하더라."
- 작업시 각자의 역할에 대해 설명해 달라.
오오카와 아게하 : "우리들의 작업 분담은 만화작업이라기보다는 영화나 애니메이션 작업과 비슷하다. 가령, 한 작품이 정해지면 누군가는 프로듀서를 맡고 또 다른 누군가는 감독을 맡고, 다른 누구는 작가 역할을 한다. 이렇듯 한 작품마다 각자의 역할이 달라지며, 또 한 번 정해진 역할은 연재중에 바뀌는 경우란 거의 없다.
대부분 스토리에 대해서는 내(오오카와 아게하)가 담당하는 경우가 많고, 나머지 셋이 작화 작업을 맡게 된다. 우리는 책 표지 디자인도 직접 하고 있는데, 이 작업은 주로 나와 이가라시가 같이 하고 있다. 현재 연재되고 있는 <츠바사>와 <홀릭>의 캐릭터는 모코나와 네코이가 그리고 있다."
- 의 연재가 중단된 상태인데 재개 여부가 궁금하다.
오오카와 아게하 : "우리가 < X >를 연재하는 동안 일본, 특히 우리의 주요 활동지역인 관서지방에 큰 지진이 있었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사망했는데 아시다시피
는 지진을 모티프로 한 작품이기도 해 그러한 큰 지진이 일어난 상태에서 연재를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해 일본의 잡지 편집자들과 많은 논의와 고민을 한 바 있다.
그런데 논의 와중에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해 문제가 더욱 커졌다. 일본에서 미성년자 살인사건이 일어났는데, 이 사건이 공교롭게도 < X >에 나오는 캐릭터가 행했던 참혹한 살인방법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와 함께 일부 언론들의 비난이 있었다.
또한 < X >는 당시 '아스카'라는 일본 순정만화잡지에 연재되고 있어 이러한 참혹한 장면을 순정만화잡지에 실을 수 있느냐는 비판도 함께 일었다.
그렇다고 비판에 대해 우리가 묘사를 바꾸거나 스토리 자체가 바꿀 순 없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연재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우리는 < X > 연재 재개를 바라고 있다. < X >를 마지막까지 그려 연재를 마무리하려는 생각으로 현재 출판사와 의논을 거듭하고 있다. 아마도 조만간 재개되지 않을까 희망을 갖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CT News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