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걷히자 출발장소에 학생들이 한 둘 모이기 시작합니다. 선생님들의 지나칠 정도의 잔소리에 학생들도 긴장을 했는지 시간을 어기지 않고 이른 시간에 모입니다. 6시부터 모이기 시작하여 다 모인 학급부터 먼저 베이스캠프에 해당하는 지리산 아래 수련원을 향해 출발합니다. 빠른 반은 10시가 되자 지리산 아래 중산리 도착했습니다.
먼저 베이스캠프에 해당하는 지리산 아래 수련원을 목표로 하고 등반을 시작합니다. 11시 반이 되자 법계사에 도착했습니다. 도저히 못 오를 사람은 여기에 대기하도록 하였으나 여기까지 올 때까지 쩔쩔매던 학생들도 대기하라는 말에 자존심이 상했는지 정신을 가다듬고서 오르겠다고 자청합니다. 여기까지 온 자신이 뿌듯한 모양입니다.
정상이 다가오자 점점 가팔라졌습니다. 많은 학생들의 입에서 불평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젠 방법이 없습니다. 오직 전진뿐입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무척 피곤해해 정상을 몇 백 미터 앞두고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이것보다 맛있는 밥이 없습니다.
밥을 먹고 나니 조금은 힘이 나는 모양입니다. 정상 가까이 가자 학생들의 표정이 밝아지기 시작합니다. 1시 30분쯤 지리산 정상 천왕봉에 도착했습니다. 학생들은 너무나 만족한 표정입니다. 여기까지 왔으니까 당연히 반별로 기념촬영을 해야겠지요. 아이들은 사진에 찍혀야만 정상까지 온 걸로 인정한다는 담임선생님의 말에 피곤한 몸을 들어 포즈를 잡습니다.
정상은 안개로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시야가 뚫렸다 닫혔다 합니다. 하늘에는 구름이 많아집니다. 위험을 감지한 선생님들은 정상에 도착한지 30분도 되지 않아 학생들에게 서둘러 하산을 지시합니다. 올라오느라 기력을 소진한 학생들은 다리가 후들거려 내려가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고소공포증을 가진 한 학생은 가파른 길을 기다시피 내려갑니다.
4시 반쯤 되자 칼바위에 도착했습니다. 비가 갑자기 내립니다. 길이 무척 위험해 졌습니다. 넘어지는 학생이 많습니다. 바지는 온통 진흙탕입니다. 다행히 비가 멎었습니다. 모두들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아마 하늘이 도와주신 것 같습니다. 비가 계속 왔더라면 무척 힘들 뻔 하였습니다.
6시가 되자 모두 중산리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갑자기 시끄러워졌습니다. 학생들은 자기 자신이 지리산 정상을 정복했다는 것이 무척 자랑스러운 모양입니다. 선생님은 모두가 사고 없이 무사히 도착함에 안도의 한숨을 쉽니다. 보람찬 하루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지난 5월 29일 부산 동아공고 학생이 수련활동의 일환으로 실시한 지리산 정상 천왕봉 등정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