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오마이뉴스 장재완
전여옥(사진) 한나라당 의원이 5·31 지방선거 압승 직후 "이제는 목숨을 걸고 대선의 전쟁에 나가 앞장서서 싸워야 한다"는 요지의 글을 당 홈페이지에 올렸다.

'지금은 대성통곡해야 할 때'라는 제목의 글에서 전 의원은 <사기>에 나오는 '오기장군'의 일화를 언급하며 "(이번 선거는) 국민들이 한나라당의 모든 과거, 못한 일, 곪아터질 모든 일에 몸소 입을 대고 고름을 빨아주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의원은 또 "우리 한나라당은 이제 '장렬한 전사'를 할 각오로 앞장서야 된다"며 "우리는 처절하게 치열하게 2007년 12월 19일 대선승리를 위해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전 의원이 올린 글 전문.

지금은 대성통곡해야 할 때입니다.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정말 애쓰셨습니다. 정말로 고생하셨습니다. 지방선거 내내 미리 찾아온 불볕더위 속에서 우리는 모두 하나가 되어 한마음이 되어 선거를 치렀습니다. 갑자기 쏟아진 장대비도 우리의 걸음을 멈추지 못하게 했고 하루 종일 추적추적 내린 부슬비도 우리의 단단한 의지를 결코 흐트러지게 하지 못했습니다.

아침 일찍 지방으로 내려가는 기차를 타기위해 서울역에 도착했을 때 골목에서 들려왔던 한나라당의 로고송-왜 저의 눈시울은 그렇게 쉽게 뜨거워졌던가요? 전국 곳곳에서 반겨주고 격려해주신 당원동지 여러분이 계셨기에 이번 지방선거 승리 가능했습니다. 당원동지 여러분과 함께 했던 이 5·31선거는 제 인생에 가장 소중한 한 장면으로 평생 남을 것입니다.

당원동지 여러분, 우리는 국민들께 호소했습니다. 약속드렸습니다. 한나라당, 이번에 압도적으로 밀어주시면 여러분의 염원, 대선승리로 반드시 보답드리겠다고 말입니다. 앞으로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잘 할테니 이번 한번만, 이번 한번만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저는 가는 곳마다 국민 여러분들의 모습을 보고 가슴을 쳤습니다. 이 나라 정치를 한다는 사람으로서 너무도 죄송하고 뵐 낯이 없었습니다. 제 손을 잡아주시던 그 굵은 마디진 손의 힘, 제 눈을 바라보던 그 고통과 번민으로 가득한 눈, 제 이야기를 들으시던 그 깊게 주름 패인 절절한 얼굴표정, 제가 어떻게, 어찌 잊겠습니까?

어제 저녁 6시 출구조사 발표가 텔레비전 화면을 '한나라당 압승!'이란 글자로 가득 채웠습니다. 압도적 지지를 호소했지만 상상을 넘어서는 결과였습니다. 저는 유세현장에서처럼 제 두손을 맞잡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외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상황을 자세히, 뛰는 마음으로 지켜보았습니다.

저는 시간이 가면서 두려움과 무서움을 느꼈습니다. 이 엄청난 국민의 뜻, 민심이 무섭고 두려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저희 한나라당에 무엇을 요구하는가를 알자 제 등에 한줄기 땀이 흘러내렸습니다.

당원동지 여러분, 저는 어제 압승결과를 지켜보며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장수 오기'의 일화를 떠올렸습니다. 오기 장군이 마을의 병사들을 돌아보다가 발에 종기가 나서 고생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오기 장군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그 병사의 발에 입을 대고 고름을 직접 빨아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장면을 지켜봤던 병사의 어머니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더니 대성통곡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물었습니다. "아니-장군께서 천한 병사의 종기를 직접 입을 대고 빨아주셨는데 기뻐해야지 왜 대성통곡을 합니까?"

그러자 그 병사의 어머니가 크게 울며 말했습니다. "그 아이 아비도 장군의 부하였지요. 등창이 나서 고생하자 오기 장군이 입으로 직접 그 고름을 빨아주었습니다. 남편은 전쟁터에 나가 장군님의 은혜를 갚겠다고 앞장서서 싸웠습니다. 그리고 전사했습니다. 저 아이도 그리 될 텐데 저는 이제 어떻게 누구를 믿고 살란 말입니까?"

저는 무서운 국민들이 이번에 한나라당의 고름, 한나라당의 허물을 빨고 덮어주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나라당의 모든 과거, 못한 일, 곪아터질 모든 일에 몸소 입을 대고 고름을 빨아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오기 장군처럼 우리 한나라당에 말없이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목숨걸고 대선의 전쟁에 나가 앞장서서 싸우라고 말입니다. 이제 국민들께 엄청난 빚을 진, 고름을 빨아 병을 고쳐준 그 큰 은혜를 우리 한나라당 당원들은 두배 세배로 갚아야 하는 것입니다. 오기 장군보다 더 무서운 국민은 이번에 한나라당에 과분한 압승을, 우리가 소름이 끼칠 정도의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우리 한나라당은 이제 '장렬한 전사'를 할 각오로 앞장서야 됩니다. 국민들의 무서운 심판은 무능하고 오만한 열린우리당이 아니라 두 번씩이나 대선패배를 한 우리 한나라당에게 내려진 것입니다.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라는 '사수명령'을 내린 것입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승리할 수 있다는 강렬한 메시지인 것입니다.

당원동지 여러분, 마음속 기쁨은 어제 하루로 충분했습니다. 이제 대성통곡을 하는 그 어머니의 심정으로, 죽기를 각오하며 은혜를 보답하겠다는 병사의 심정으로, 우리는 처절하게 치열하게 2007년 12월 19일 대선승리를 위해 나아가야 합니다.

국민의 명령은 떨어졌습니다. 저 전여옥도 당원동지 여러분과 함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한 병사처럼 앞장서겠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병사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한나라당의 당원동지 여러분, 우리 승리합니다.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2006년 6월 1일 전여옥 올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