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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은 한 달에 한 번 노인복지시설에 가는 날이었습니다. 어김없이 아침 일찍 준비를 하고 출발했지요. 그곳엔 비록 병들고 힘없는 할머님 할아버지가 계신 곳이지만 가게 되면 늘 마음이 편해지는 곳이기도 하지요. 특히 서로 돕고 도우며 사시는 분들이라 모두 가족 같고 착한 분들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에 사는 동물들도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게 착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흔히 천적으로 알려져 있는 강아지와 고양이 관계가 이곳 녀석들에겐 전혀 해당사항이 없기 때문이지요. 오히려 가족보다 관계가 두터워 보였습니다. 녀석들의 이름은 얼록이(강아지)와 아옹이(고양이)입니다.
시설에서 생활하시는 장용환 할아버지는 "약 5개월 전 새끼 강아지(얼록이) 한 마리를 키우기 시작했는데 그로부터 두 달 후 고양이(아옹이) 한 마리가 찾아와 얼록이와 밥도 같이 먹고 잠도 한 집에서 자고 하다가 지난 주일(5월 28일)에 아옹이가 얼록이 집에 새끼 다섯 마리를 낳았다"고 합니다.
덧붙여 "그 후 얼록이 집을 박스로 임시로 만들어 주고 원래 집은 아옹이 가족에게 쓰게 했는데 기특하게도 얼록이가 잠도 박스에서 자고 아옹이 가족들이 제 집에서 쉴 수 있게 해주고 있다"고 하며 웃음을 지으셨습니다.
이날은 봉사활동 가서 그 귀여운 녀석들 때문에 일은 못하고 간간이 사진 찍기에만 온 정신을 빼앗겼습니다. 틈틈이 찍은 사진들을 아래와 같이 올려 봤습니다.
아옹이 가족은 내가 지켜요!!
"이쁘게 찍어주세요"...한가로운 낮잠
언제 봐도 귀여워~
걸음마 훈련시키는 얼록이
새끼들 젖 먹이는 아옹이
이렇게 한 나절 귀여운 녀석들과 같이하고 느낀 것은 '역시 세상은 같이 사는 것이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요즘처럼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각종 범죄와 서로 믿지 못하는 이웃 등으로 무서워지는 이 현실 속에서 예부터 '천적'이라고 소문난 동물들마저 이렇게 서로 위해주며 사는 것을 보니 한 인간으로서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들도 이웃은 물론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최소한의 믿음으로 서로를 대하며 살았으면 합니다.
첨부된 동영상은 얼록이와 아옹이 식구들입니다. 전반부에 나오는 한 아가씨의 목소리(일 않고 사진만 찍는다는 한 회원의 잔소리임) 신경 끄시고 중간에 나오는 새끼 아옹이의 울음소리에 귀 기울여 보세요. ^^
덧붙이는 글 | <미디어다음>에도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