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구입하려고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전통골동품이다. 전통찻잔, 소수민족이 사용하던 장신구, 명청 시대 도자기, 옥공예품 등 울긋불긋한 중국 물건 말이다.
중국 상하이에서 골동품 취급 전문시장으로 많이 알려진 곳으로는 동타이루 골동품시장을 비롯하여, 뚜어룬루 골동품시장, 상해노가, 청황먀오 골동품상가를 든다.
그리고 고가의 골동품을 취급하는 큰 시장으로는 베이징시루 1829번지에 위치한 주빠오 골동품상가가 있고, 소규모 고가 골동품상점은 번화가인 화이하이중루, 난징동로에 가면 한두 개씩 있다.
목걸이 하나에 600만원... 중국인에게 골동품은 취미가 아니다
최근 중국인들의 골동품 열기는 뜨겁다. 중국 방송에서 골동품 감정하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되고, 실제로 골동품시장의 거래량도 폭발적으로 늘어 한국 돈으로 1년 거래량이 수조원을 상회한다고 한다.
중국인들에게 이제 골동품 구입은 단순히 취미 차원을 넘어섰다. 경제성장으로 수입이 늘어난 중국 부자들의 '부의 상징'으로 인식되기도 하고, 재테크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얼마 전 부유층이 찾는 골동품 상점에 직접 들러 전시된 도자기에 붙어있는 가격표를 들여다보고 깜짝 놀랐다.
자그만 옥목걸이 하나가 5만위안(한국 돈 600만원)을 넘고, 명나라 도자기 하나에 10만위안(한국 돈 1200만원)의 가격표가 붙어있었다. 자그만 옥 불상에는 50만위안(6천만원)의 가격표가 붙어있었다.
[동타이루] 외국인이 한번쯤 찾는 그 곳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상하이에서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거리인 신천지에서 10여분 걸어가면 나오는 동타이루 골동품시장이다. 동타이루 골동품 시장은 신천지를 방문하는 외국인이 한번씩 즐겨찾는 곳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동타이루 골동품 거리는 동서남북으로 시장난루와 즈충루, 지안루, 숭더루를 사이에 두고 있다. 140여개의 골동품 가게들은 작은 십자로 형식으로 길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어 골동품 거리를 방문한 외국인에게 아기자기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거리에 들어서자 1920년대 상하이에 유행했던 타자기, 자그마한 구식 선풍기, 영화에서나 봄직한 전화기, 전통악기, 주판알, 바둑통, 벼루, 옥구슬, 화살과 각종 검, 옛 동전들이 널려있다. 신장·운남 등 중국 소수민족들이 입었던 전통 옷들도 가게에 가지런히 걸려있다.
또다른 가게에서는 청동불상, 목이 잘려나간 불상, 집을 헐자 나온 듯한 고색창연한 문짝이며 창문들도 관광객들의 눈길을 받으려는 듯 상점 입구 앞쪽 길바닥에 많이 전시되어 있다. 중국전통 주택양식인 스쿠먼 양식의 기와에 붙이는 용마루도 있다. 현관에 장식용으로 사용하는 독특한 문양의 목재 조각품도 보인다.
상하이에서의 지친 일상을 잠시 뒤로 하고 마음의 여유로움을 찾고자 한다면 동타이루의 아기자기한 골동품 소품들을 보면서 중국의 과거사로 잠시 돌아가기를 권한다. '중국 속의 또 아기자기한 멋'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동타이루 골동품 거리다.
[뚜오룬루] 30년대 지식인의 향기가 난다
또다른 골동품 명소는 중국 현대문화의 중심이었던 뚜오룬루다. 이 곳은 윤봉길 의사가 일본군사령관에게 폭탄을 투척했던 홍구 공원(현 루쉰공원)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나온다. 여기에서는 골동품과 함께 중국 근대문화 격동기였던 20·30년대 지식인들의 흔적을 구경할 수 있다.
오래된 고서적을 전시해놓고 파는 상점, 옛 그림을 팔고 있는 화랑이 있는가 하면 동타이루 골동품상점과 같이 아기자기한 골동물품을 구비해 놓고 파는 골동품점도 눈에 보인다.
어떤 가게는 20~30년대 유행하던 여배우들의 포스터가 몇 장 걸려있고 마오쩌둥의 사진, 어록, 소책자도 전시해 팔고 있다. 과거 혁명당시 읽혔던 당 기관지, 근대시기에 발간된 잡지들도 보인다.
이 뚜오룬루 거리에는 특이하게 한국의 개인박물관처럼 '소형개인골동문물박물관'이 몇 군데 있다. 젓가락을 전시하는 젓가락박물관(뚜오룬 191호), 남경시계박물관 (뚜오룬 193호), 기석 소장관(뚜오룬 189호)이 있으므로 주소대로 찾아가면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 곳은 오랜 전통건물들이 주변과 어우러지며 상하이 과거와 현재를 세련된 모습으로 하고 보여주고 있어 너무 좋다. 마치 고풍스런 한국의 인사동 거리를 걷는 것처럼 발걸음 또한 상쾌하다.
또한 입구부터 시작해 가는 곳마다 당대 작가들의 동상들이 조성돼 있어 볼거리를 더해주고 이 거리의 명성을 높인다. 그 작가들은 이 거리에서 토론을 벌이고 집필활동을 했던 사람들이다.
이 곳에 들린다면 빠뜨릴 수 없는 귀한 카페가 하나 있다. '옛 영화카페'라는 곳이다. 50인치 대형 스크린에서 나오는 흑백 영화를 보며 커피와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돌아다니느라 피곤한 다리를 여기서 한 편의 옛 영화와 함께 풀면 된다.
[예원] 옥 전문상점도 재미있는 볼 거리
그밖에 일반적인 골동품시장으로는 예원 입구의 노상해거리가 있다.
여기는 길을 따라 작은 상점들이 좌우로 50여개 정도 붙어있다. 중국 내 소수민족 소장품·찻잔·서예품·옥공예품 등 다양한 물건들이 진열 판매되고 있다. 이 곳은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라 그런지 구경하는 손님들도 꽤 많다.
예원 상가에 다다르면 옥만 취급하는 전문 상점이 나온다. 옥 전문 상가 바로 왼쪽 편에는 열빈공예품건물이 보이고, 다시 이 건물 지하로 내려가면 청황먀오골동품상가가 나온다. 이 곳도 자그마한 골동품 점포가 50여 군데로 도자기·장신구·화폐·청동 등을 취급하는 골동품 상점이다.
[주빠오] 고급 골동품은 이 곳에서
골동품 하나가 한국돈으로 수천만원에 거래되는 대형 골동품 시장도 있다. 징안스 인근 베이징시루 서쪽 끝 지점인 1829번지에 위치한 주빠오구 공동품상가이다.
여기서는 중국 당·명·청 시대 골동품, 옥으로 만든 자기, 그림, 서예, 고가구 등을 취급한다. 현대식 4층 건물 전체가 골동품 상점이다.
내부시설도 깨끗하여 마치 큰 박물관에 온 듯 하다. 박물관과 다른 점은 진열된 품목이 전시물이 아니라 모두 다 파는 상품이라는 점이다. 에스컬레이터를 따라 4층까지 올라가니 골동품 종합전문상가답게 골동품전문서점도 있다.
부유층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인지 이 곳 상가는 일반 골동품 가게의 우중충한 분위기와는 다르다. 상품 진열도 그렇고, 종업원들도 고급백화점 종업원들처럼 차림새와 고객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고가이고 그만큼 이윤도 클 것이므로 당연하리라 짐작이 된다. 2층 가게에서 진열장에 전시된 도자기 한 점을 보니 2만위안이라고 적혀 있었다.
옆 가게에서는 옥으로 만든 불상을 흥정하는 외국인이 보인다. 들여다보니 주인은 신쟝 산이라며 5만위안을 부르고 있고 손님은 3만위안에 구입하려 흥정을 하고 있다.
또다른 상점에서는 중년 중국인 부부가 딸에게 줄 옥 목걸이를 고르고 있다. 자그만 네모 옥 목걸이 하나에 4천위안을 달라고 한다. 중년부부는 종업원이 건네주는 돋보기로 신중히 빛깔과 매끄러움을 살핀다.
3층으로 올라가니 아래층과는 다르게 분위기가 아주 서양적이다. 대리석 비너스 상이 보이고 유럽의 서양화도 보인다. 여기서는 각종 동상·거울·액자·시계 등 유럽에서 온 골동품들이 팔리고 있다. 마지막층인 4층으로 더 올라가니 의자, 청 도자기, 동양화 그림 등 고급 골동품들이 가득하다.
골동품 관광 패키지 생기지 않을까?
혹시 상하이에서 골동품을 구경하고 사고자 한다면 동타이루와 뚜오룬루, 예원의 거리를 찾아 나서면 된다. 보다 고급 골동품을 사려고 한다면 징안스 뒷길 북경서로 시작점에 위치하고 있는 주빠오 골동품상가를 찾아가거나 번화가에 위치한 소규모 골동품상점을 찾아가면 된다.
중국 상하이에서의 골동품 찾기. 얼마 가지 않아 중국인들뿐만이 아니라 외국인들도 대규모로 가세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든다. 상하이 부동산 구입 관광 패키지가 있듯이 곧 상하이 골동품 관광 패키지도 생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