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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 여자가 스무살 여자에게> 겉표지.
<서른살 여자가 스무살 여자에게> 겉표지. ⓒ 토네이도
나이가 서른을 넘어서자 전에 없이 수다스러워진 자신을 발견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읽을 수 있는 책. 이제 갓 스무살에 당도한 청춘이라면 밑줄 그어가며 읽어야 할 여자들이 들려주는, 여자들을 위한, 여자들에 대한 책이 나왔다.

한양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서 상담심리학 석사과정을 마친 커리어 컨설턴트 김현정이 지은 <서른살 여자가 스무살 여자에게>는 언니가 동생에게 들려주는 애정어린 잔소리이자, 또래들에게 공개하는 땀에 관한 이야기이다.

저자의 학력을 낱낱이 적는 이유는 필자가 결코 학벌사회의 악습에 찌들어서가 아니다. 객관적인 성적표를 공개하면서 그녀가 일구어낸 땀의 결실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편이 이 책의 밑거름을 더 정확히 인정해 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경력관리회사인 리헥트해리슨코리아와 삼성에서 일하면서 곧 미국 콜롬비아 대학 박사과정에 진학할 예정이라는 그녀는 스무살 시절에 꿈꾸던 여러가지 일들을 불과 10여 년 만에 현실화 하는데 성공했다. 일, 사랑, 결혼, 아이, 공부.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은 채 말이다.

그녀는 누차 반복한다. 청년정신으로 무장하라고. 민중가요 <바쳐야한다>의 첫 부분(사랑을 하려거든 목숨 바쳐라 사랑은 그럴 때 아름다워라)을 응용한 듯한 멘트를 뒷표지에 크게 박아두고, 마치 따라부르며 자신의 꿈을 완성하라고 독려하는 것 같다. 무엇을, 누구를 사랑하든 사랑을 하려거든 목숨 바쳐라. 모든 것을 바쳐라. 그럴 때 사랑은 아름답게 이루어질테니. "사랑하려거든 목숨 바쳐라, 그래서 사랑은 아름다워라!"

스무 살 시절에는 꿈과 현실 사이의 거리 때문에 불면의 밤을 보내는 날이 많겠지만, 그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는 현실이 꿈 쪽으로 다가가야지, 꿈이 현실 쪽으로 다가가서는 안 된다는 지은이의 말은 간결한 만큼 꽤 단호하다.

이 책에 소개된 '서른의 강'을 건너고 있는 수많은 여성의 이야기들은 각자 처한 상황을 어떻게 넘어섰고, 주어진 현실의 조건을 어떻게 바꿔왔는지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어렵게 얻어낸 것들은 소중하게 여겨지기 마련이고, 삶에서 건질 수 있는 행복이나 꿈의 실현 또한 마찬가지이다. 땀으로 얻은 것만이 세인들이 투척하는 근거 없는 질투나 시기에 오염되지 않게 가꿀 수 있을 것이다.

단편적인 성공 노하우를 짧은 소개글에 담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정보나 성공에 이른 길을 모두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성공적인 삶을 꾸려가는 여성들의 마음 자세와 사람과 세상에 대한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이 책은 진주빛 표지와 나비 일러스트가 책의 내용을 예쁘게 감싸안고 있어 읽는 동안 눈마저 즐겁다.

눈물겨운 시절을 이겨낸 조개만이 은은한 진주빛 감동을 줄 수 있고, 외롭고 긴 시간을 버텨야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는 나비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아직까지 이 땅에서 성공의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여성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사회적 편견과 불합리한 현실과 맞서 싸워 이겨내야 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기적이다 싶을 만큼 악착같이 노력하는 여성부터, 오히려 여자라는 한계를 인정하고 시작해 남성 중심의 기업문화에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성공을 거둔 여자들의 다양한 방법론을 배우게 된다.

서른의 강을 건너는 힘은 건강한 청년정신, 열정적인 자기애로부터 나온다. 지난 10여 년 동안 자신과의 싸움으로 지친 서른 즈음에 선 친구들과 앞으로 부딪힐 크고 작은 싸움을 목전에 둔 스무살 청춘들에게 이 책은 부러움과 함께 든든한 의욕을 선사할 것이다.

지칠 때마다 자양강장제 한 병 마시듯 이 책을 꺼내 읽고, 더 많은 여자들이 자신의 성공 노하우를 자랑하듯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책은 책동네 게시판에 요청해서 받은 책입니다.


서른살 여자가 스무살 여자에게

김현정 지음, 토네이도(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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