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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쿠이나리 신사 정문앞에서 민예총 고흥지부 예술단 기념사진
유토쿠이나리 신사 정문앞에서 민예총 고흥지부 예술단 기념사진 ⓒ 김성철
지난주에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고흥지부 예술단원들과 함께 일본 시가현 가시마시(鹿島市)에 있는 유토쿠이나리 신사(祐得稻荷 神社)를 둘러보고 왔다.

후시미이나리 신사(伏見稻荷 神社), 카사마이나리 신사(笠間稻荷 神社)와 더불어 일본 3대 신사 중에 하나인 유토쿠이나리 신사는 1688년에 창건되어 본전은 1958년에 재건된 오래된 신사이다.

유토쿠이나리 신사 입구
유토쿠이나리 신사 입구 ⓒ 김성철
유토쿠이나리 신사 입구에 들어서면 일본어로 ‘도리이’라는 석문이 보여 이 곳을 통과하면 약수터처럼 만들어진 음수대가 나온다. 이곳은 ‘데미즈야’라고 불리는데, 참배객들은 여기서 몸과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기 위한 정화의식을 갖는데 이를 ‘하라이’라 한다.

유토쿠이나리 신사, 물로 몸과 마음을 청결하게 앃는 장소
유토쿠이나리 신사, 물로 몸과 마음을 청결하게 앃는 장소 ⓒ 김성철
방법은 신사 참배객들이 오른손으로 대나무 국자처럼 생긴 물푸개를 잡고 물을 퍼서 왼손부터 씻는 다음에 물푸개를 왼손에 바꿔 잡고 오른손을 깨끗이 씻은 후, 다시 오른손에 물푸개를 옮겨 쥔 채로 왼손바닥을 오므려 물을 받아 그것을 입 방향으로 향하게 한다. 이때 물푸개를 입에 직접 대거나 물을 마셔서는 안 된다. 일행 중에 몇 명은 물을 마셨는데 이는 큰 실례라고 한다.

유토쿠이나리 신사, 해태상
유토쿠이나리 신사, 해태상 ⓒ 김성철
이 정화의식은 자기가 지은 죄에 대해 먼저 하늘에다 지은 죄(天津罪)와 국민에게 지은 죄(國津罪)를 회개하는 의식이다.

‘데미즈야’를 지나면 주변에 빼어난 경관과 흐르는 냇물에는 비단잉어가 헤엄쳐 노닐고 있고 그 석교 위를 건너면 신사 정문이 나온다. 한눈에 봐도 화려할 뿐만 아니라 건축물에 대해서도 위압감을 느낄 정도이다.

내부에는 우리나라 절 입구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사천왕은 없고 원숭이 형상을 닮은 여러 조각들만 설치되어 있다.

배전건물이 눈앞에 들어오고 계단에 오르기 전에 양측에 한 쌍의 해태상이 나타난다. 이 해태상은 일본어로 ‘고마이누’라 부르는데 ‘고마’라는 뜻은 우리나라 고려 또는 조선을 지칭하는 용어이며 악귀를 막는 수호자의 의미를 지녔다고 한다. 이렇게 큰 신사에 우리나라 혼이 담겨 있는 해태상을 보고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유토쿠이나리 신사 금줄이 처진 곳을 지나면 신사참배를 할 수 있는 배전건물
유토쿠이나리 신사 금줄이 처진 곳을 지나면 신사참배를 할 수 있는 배전건물 ⓒ 김성철
금줄이 쳐진 곳을 지나 배전건물 앞에 도착하니 참배객들이 모금함 앞에서 박수치는 소리와 방울소리가 들린다. 참배 순서는 줄에 달린 방울을 잡아 당겨 소리를 내게 하여 신을 불러오게 한 뒤, 두 손을 합장하고 묵도를 하고나서 두 번 절하고, 두 번의 박수를 연속 동작으로 친다.

일본인들 신사 앞에서 참배하는 모습
일본인들 신사 앞에서 참배하는 모습 ⓒ 김성철
배전을 빠져나와 본전으로 가다보면 중간지점에 부적을 파는 상점이 나온다. 부적을 파는 상주는 아무나 할 수 없고 신의 내림을 받은 무녀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유토쿠이나리 신사 내부정경
유토쿠이나리 신사 내부정경 ⓒ 김성철
참배객들은 이곳에서 파는 부적을 사다가 집에 장식하거나 신사 내의 지정된 장소에 걸어 둔다. 일본인 80%가 각 가정에다 신주 단지를 모시고 매일 조상신에게 감사하거나 하루의 안녕을 기원한다고 한다.

유토쿠이나리 신사,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본전이 나타난다
유토쿠이나리 신사,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본전이 나타난다 ⓒ 김성철
70여 미터의 높이의 가파른 계단을 올라 본전 건물에 이르니 건물 주변이 온통 붉은 옻칠과 황금빛으로 조각된 여러 작품들이 설치되어 눈길을 끌게 했다.

유토쿠이나리 신사, 본전건물 외부
유토쿠이나리 신사, 본전건물 외부 ⓒ 김성철
본전에는 각 신사의 제신과 신체를 모시고 있기 때문에 일반 참배객들은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일본인들은 신사에 가서 참배하는 이런 의식들이 일상적으로 생활화 되어 있지만, 우리나라 국가관과 기독교관으로 비춰보면 ‘반일감정’ ‘우상숭배’의 원인으로 보고 적대시하고 있다.

또한 교회에서 예배순서는 처음 묵도로 시작하는데 이에 대해 일부 종교학자들은 묵도가 신사참배의 근원이라 해서 아직도 이 논쟁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이 되었지만, 아직도 신사참배와 같은 일부 잔재문화가 없어지지 않고 있으며, 이런 가운데 일본 고이즈미 총리가 오는 8월 15일 전범들을 위해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강행 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경술국치와 같은 도발행위로 용서할 수 없다.

가비잔 공원에서 내려다본 가시마시 정경
가비잔 공원에서 내려다본 가시마시 정경 ⓒ 김성철
신사를 나와 가비잔 공원으로 이동하여 전망대에서 가시마시를 내려 보았다. 지척에 유명한 야구장과 축구장이 보였고 드넓은 평야와 저 멀리 아리아케카이 해안선을 보면 썰물 때는 광대한 갯벌이 드러난다.

이곳에서 매년 5월말쯤에 ‘가시마시 가다림픽’경기가 치러지며 세계 20여국가가 참가하여 서로 친교를 맺으며 친구들과 변함없는 우정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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