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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를 어떻게 심는지 알고 계신가요. 역사와 문화도 아는 만큼 보이듯 농산물에 대해서도 많이 알면 그 맛을 더욱 즐길 수 있습니다.
지난 휴일에 고구마를 심고 왔는데요. 붉은 황토 흙에서 자란 고구마 맛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달콤한 맛이 끝내줍니다. 가을이 되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먹을거리 중 하나가 바로 고구마죠. 요즘은 가공식품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지 고구마 인기가 더욱 좋습니다.
전북 김제는 황토 흙이 많아서 황토고구마로 유명한 곳입니다. 예전에는 밤고구마라고 불리던 좀 팍팍한 고구마를 많이 심었는데 요즘엔 달콤한 호박고구마를 주로 심죠. 이번에 심은 고구마도 모두 호박고구마입니다. 호박고구마의 특징은 삶았을 때 말랑말랑하며 당도가 높고 생으로 깎아먹거나 주스로 먹어도 맛있다는 것입니다.
감자와 고구마는 생긴 건 비슷합니다만 심는 방법부터 다른데요. 감자는 일단 씨 감자를 심습니다. 이와 달리 고구마는 고구마의 줄기를 심습니다. 이때 사용하는 줄기는 고구마를 심었을 때 나오는 줄기입니다. 즉 고구마를 심어놓으면 줄기가 나오고 그 줄기를 끊어서 다시 심으면 고구마가 생산되는 것입니다.
고구마는 줄기일까요, 뿌리일까요?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인데요. 고구마는 뿌리에 해당합니다. 이와 달리 감자는 덩이줄기입니다. 요즘 감자를 캐는 시기이자 고구마를 심는 때라서 감자를 캔 곳에 고구마를 심을 수 있습니다. 감자와 고구마는 그렇게 공생하는 작물입니다.
고구마를 심으려면 비가 와야 합니다. 지난 토요일에 비가 왔죠. 바로 그렇게 비가 온 다음날이 고구마를 심기에 가장 적합한 날입니다. 적당히 비가 내려야 고구마 순이 말라죽지 않습니다. 고구마를 심으려고 기다렸던 분들은 이렇게 비가 내리면 일제히 고구마를 심습니다.
고구마 순은 잘라서 미리 준비하는데, 줄기를 끊거나 뿌리채 끊어갑니다. 만약 시중에서 구입하는 경우엔 뿌리가 달려 있어야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미리 만들어놓은 이랑에 비닐을 덮죠. 물론 비닐은 선택사항입니다. 비닐을 덮는 이유는 풀 때문입니다. 덮어도 되고 덮지 않아도 됩니다. 예전엔 비닐을 전혀 덮지 않고 했었죠.
비닐을 씌운 다음엔 이랑 크기를 봐서 모종 간격을 조절합니다. 즉 이랑이 넓으면 그만큼 좁게 심고 좁으면 넓게 심는 것입니다. 고구마를 심을 때는 줄기 부분이 땅에 들어가도록 심어야 하고요. 흙으로 잘 덮어주면 됩니다. 이렇게 해 놓으면 고구마가 쑥쑥 자랍니다. 이렇게 하면 맛있는 고구마를 가을에 수확할 수 있답니다.
땅에 앉아서 하는 작업이라서 그런지 이날 고구마를 심기 위해 출동한 저희 가족 4명은 모두 조금씩은 허리가 아팠습니다. 줄기를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심어야 맛좋은 고구마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땅은 낮은 곳에 있어서 사람이 허리를 굽히지 않으면 땅과 만날 수 없죠.
새벽 6시부터 시작한 고구마 심기 작업은 정오가 되어서야 끝났습니다. 이제 맛좋은 고구마가 붉은 황토 흙에서 주렁주렁 달리겠죠. 벌써부터 가을이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친환경 우리농산물 직거래센터를 운영하는 참거래연대(www.farmmate.com)에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