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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 여성'을 캐츠 프레이지 내건 여성민우회는 창립 19주년을 맞아 후원콘서트를 6월 17일 어린이대공원서 연다. 사진 왼쪽부터 권미혁, 최명숙, 유경희 대표.
'웃어라 여성'을 캐츠 프레이지 내건 여성민우회는 창립 19주년을 맞아 후원콘서트를 6월 17일 어린이대공원서 연다. 사진 왼쪽부터 권미혁, 최명숙, 유경희 대표. ⓒ 우먼타임스 노민규
"삶의 작은 것에서부터 바꾸고 변화시켜 결국은 여성이 웃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저희 목표이자 여성운동이지요."

6월 17일 어린이대공원에서 창립 19주년 후원 콘서트를 가지는 한국여성민우회. 20주년을 한 해 앞두고 치르는 행사이기에 우타가 만난 대표 3인의 각오는 남달랐지만, 이들은 시종 웃음을 잃지 않았다.

최명숙 공동대표는 '웃음'을 '활기'로 설명했다. 신세대 가수 S.G.워너비, 씨야 등이 출연하는 이날 콘서트 제목은 '2006 웃어라 여성!'이다.

"민우회는 1990년대 중반부터 모든 사업에 '웃어라'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쓰고 있는데, 이것은 여성운동이 '고학력 여성들이 주도하는 딱딱하고 무거운 이론'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키고, 여성 각자의 삶 속에서 발견되는 차별과 부당함을 활기차게 극복하자는 의미입니다."

여성운동은 재미있어야 한다. 때문에 창립 2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민우회의 향후 운동 방향에 대한 대표들의 고민 역시 '대중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민우회는 현재 등산, 자전거교실, 밴드 활동 등 누구나 생활 속에서 여성주의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공동체와 지역문화에 기반한 지역운동으로, 여성운동의 폭과 깊이를 더할 생각이다.

그 동안 민우회는 '러브호텔반대운동', '아파트공동체운동', '주민예산참여운동'과 같은 지역에 근거한 여성대중운동의 새로운 모델을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자체가 건드리기 힘든 현안에 대해 여성들이 자발적인 참여와 연대, 민주적인 소통 방법을 통해 해답을 찾아낸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생생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처럼 남녀가 어렸을 때부터 차별적으로 접하게 되는 학교 급훈이나 색깔, 체력, 미디어 등에 대해 학부모, 지역사회, 학생이 함께 고민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 겁니다. 한편 복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전체 운동 차원에서 여성운동은 어떻게 가야 할 지에 대한 원칙적인 논쟁도 끌어낼 생각입니다."

유경희 상임대표는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건강가족지원법'과 관련해 "가족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니까 한부모 가정, 국제가족, 미혼모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임시방편에 불과한 정책과 법이 만들어지고 있다. 전체 사회의 변화에 맞는 가족의 개념부터 다시 정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5·31 지방선거 결과 역시 대표들의 관심 사항에서 빠지지 않는다. 권미혁 공동대표는 '여풍'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강조한다.

"5·31 지방선거에서 여풍이 요란하다고 보도된 것 자체가 포장된 것이고, 원래 여풍이란 없었습니다. 여성계에서 지역구 30% 이상 공천과 비례대표 교순번제를 요구했지만 정당에서 여성 공천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국회의원들이 자기 지역구에 자기 사람을 심는 관행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습니다."

지방선거 이야기가 나오자, 연이어 날카로운 지적이 쏟아졌다. '여성후보 대거 낙선'이라는 결과는 제도적 장치나 의식 변화 없이 남성 중심 정치판에 여성이 내던져진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일 뿐, 인물에 대한 평가 자료로 해석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지역에서 풀뿌리 여성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여성민우회는 이번 선거에서 한 명의 당선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권 공동대표는 "정당 공천과 유급화가 여성 정치인의 싹을 밟아 버렸다"며 "지방정치가 정당정치로 가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결론지었다.

창립 20주년을 눈앞에 둔 민우회. 성년이 되는 그들의 외침만큼 이 땅에서 여성들의 웃음소리가 커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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