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새벽 5시 40분, 숨죽이고 있던 붉은 악마들이 벌떡 일어났다.
서울 광장과 세종로에서 대한민국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거리응원단 20만명은 프랑스가 1-0으로 앞서나간 80분 동안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았다. 간간이 "대~한민국"을 외쳤을 뿐이었다.
한국 선수들이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피곤한 듯 잠을 자는 붉은 악마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그러나 후반 36분 박지성이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키는 순간 분위기는 반전됐다. 경기종료 9분을 남겨놓고 터진 골은 거리응원단을 흥분시켰다. 붉은 악마들은 하나가 돼 "한 골 더"를 연호했다.
9분을 남겨 두고 터진 동점 골
골이 터지자 이화여대 한국음악과 학생들은 프랑스 전을 응원하기 위해 들고나온 꽹과리와 태평소를 연주하며 분위기를 돋구었다.
4년 전, 중3 때도 광화문 응원에 참여한 바 있는 이아무개(20, 이대 한국음악과1)씨는 "토고전에 이어 이번에도 과 친구들 10여명과 거리응원을 나왔다"면서 "한국은 역시 후반전에 강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아쉽게 경기는 1- 1 무승부로 끝났지만 거리 응원단은 광화문 네거리에서 "오~ 필승 코리아"를 외쳤다. 한편에서는 "이길 수 있었는데, 아깝다"며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이후에도 붉은 악마는 광화문 네거리에 태극기를 세워놓고 무승부를 자축했지만, 경찰들은 이들의 응원을 그대로 두지 않았다. 월요일 출근길 교통을 고려한 듯 경찰들은 일제히 호루라기를 불어 거리응원단을 인도로 밀어냈다.
또 경기가 끝나기가 무섭게 오전 6시 광화문 세종로 네거리에는 종로구 청소차 10여대가 출동했다. 청소차들은 거리에 물을 뿌리고 흩어진 쓰레기를 재빨리 운반했다.
오전 6시 20분 세종로 광화문 네거리와 시청 광장 앞에는 버스와 자동차들이 정상적으로 운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