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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시원스럽게 흐르는 강물에서 낚시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저는 낚시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은빛으로 빛나는 낚시 줄과 세월을 낚는지 고기를 낚는지 모르게 찌를 응시하는 '꾼'들의 모습을 보면 물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요즘 섬진강에는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강물에 허리까지 푹 빠져서 쏘가리나 꺽지를 잡는 사람도 있고, 강가에서 붕어나 잉어, 메기를 잡는 사람도 있습니다. 은어를 잡는 사람도 있군요.
섬진강에 터를 잡고 산 지 2년이 되어가지만 아직 한 번도 낚시를 해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섬진강 강태공의 맘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흘러가는 강물을 보면서 앉아 있는 것이라면, 저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침 일찍이나 해질 무렵의 강 빛은 찬란하기 그지없습니다. 고기를 잡으려고 드리운 낚싯대조차도 자연과 묘하게 어울려 그림처럼 보입니다.
섬진강의 유속은 느립니다. 정지된 시간처럼 느리게 흘러갑니다. 거센 물결도 없고, 강물도 낮아서 강으로 푹 빠져도 허리를 넘기지 않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상류의 댐들이 물을 막아 강물이 말라버린 것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의 감수성이 '돈과 경쟁'이라는 '댐'에 막혀 버린 것처럼 말입니다.
[졸시] 섬진강을 보시려거든
만약 섬진강을 보시려거든 전라선 새벽 기차를 타고 오십시오.
구례역을 내리면 안개를 품은 새벽 강이 마중 나온 택시처럼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피곤을 몸을 택시시트에 맡기듯 강물을 따라 천천히 가십시오.
강물은 당신의 지친 호흡과 삶을 이해합니다.
시원한 바람이 당신과 동행합니다.
당신은 콧노래를 부르지만 조금 지쳤습니다.
강변에 앉아 지나온 강, 길, 인생을 떠올려 보십시오.
더 걸어도 좋고 쉬어도 좋습니다.
해가 저물면 은어처럼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십시오.
해는 지고 강은 은빛 물결로 당신의 길을 빛내 줄 테니까요.
만약 섬진강에 보고 싶거든 이렇게 오세요.
기차를 타고 콧노래를 부르며 강물처럼 느리게 말입니다.
덧붙이는 글 | 농산물 직거래 장터 참거래농민장터에도 올립니다.(www.farmm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