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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대전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 김철호

석과불식(碩菓不食) - “오롯이 하나 남은 ‘석과’는 그냥 사라지는 법이 없습니다.”

신영복 교수(성공회대)가 최근 고별수업에서 들려준 ‘희망의 언어’입니다. 절망 가운데에서라야 비로써 진실한 희망을 새길 수 있습니다. 애정이 넘치는 인격 안에서 참된 사상과 담론이 생성합니다.

하지만, 신 교수는 말합니다. "머리로부터 가슴으로까지가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길"이라고. 그러므로 신 교수는 이 시대야말로 "절망으로부터 희망을 읽어내는 독법(讀法)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대"라고 설파합니다.

대전시 중구 옥계동지역에 '남대전 지역아동센터'가 있습니다. 이 곳으로부터 ‘절망으로부터 희망을 읽어내는 독법으로의 여행’을 초대를 받았습니다. 6월 19∼30일까지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1층 전시실에서 열리는 '제2회 꿈둥이 희망둥이들의 그림잔치'로의 초대입니다.

그 동안‘남대전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은 열심히 꿈과 희망을 그려 왔습니다. 이 그림들이 모여 '제2회 꿈둥이 희망둥이들의 그림잔치'가 되었습니다. 그림을 통해 펼쳐지는 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보는 이의 가슴을 새록새록 저미게 합니다.

▲ 윤혜미 그림 "바다 속 풍경"
ⓒ 김철호

어린 작가 혜미(옥계초 5년)가 자신의 그림 앞으로 낮선 여행객을 끌고 갑니다.
“무얼 그렸니?” - “바다 속 풍경 요.”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 “물고기들이 자유롭게 놀고 있는 모습을 그렸어요.”
혜미의 말대로, 온갖 살아있는 물고기들의 유영을 보면서 건강한 생명력과 자유, 그리고 평화를 새겨봅니다.

▲ 권단비 그림 "자동차가 느려지는 세상"
ⓒ 김철호

옆에 있는 단비(옥계초 2년)의 그림으로 발길이 옮아갔습니다.
“단비야, 너는 무엇을 그렸는데?” - “자동차가 느려지는 세상 요. 자동차가 너무 많아요. 쌩쌩 달리는 것이 무섭기도 하구요. 느림보 거북이처럼 자동차가 아주 느려지는 세상이 되면 행복할거예요.”
아이의 말처럼, 세상의 모든 차들이 거북이나 느림보가 되면 아이들은 행복하겠죠. 물론 어른들은 불행하겠지만 말입니다.

▲ 김유림 그림 "은행 안 풍경"
ⓒ 김철호

유림(김유림 옥계초 4년)이도 자기그림을 보아달라고 채근입니다. 유림이는 은행 안 풍경을 그렸습니다.
“왜, 은행을 그렸니?” -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요.”
“돈을 많이 벌어서, 무얼 할 건데?” - “뭘 하긴요.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줘야죠!”
아이들에게도 어른들만큼이나 가난은 고통스럽고 절망적입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느끼고 바라보는 가난은 어른들과는 사뭇 다른 것 같습니다. 아이들 마음의 가난은, 너와 나 우리공동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 강진실 그림 "바다와 하늘 풍경"
ⓒ 김철호

‘남대전 지역아동센터’의 꼬맹이 진실이(옥계초 1년)가 그린 바다 속 그림에는, 하늘과 바다가 하나입니다. 꼬맹이의 마음에서 바다의 푸른색과 하늘의 푸른색은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꼬맹이의 푸른 바다 속 고기들은 푸른 하늘의 새들과 함께 어울립니다.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들이 다 함께 평화로운 생명공동체가 됩니다.

이렇듯 가난과 고난가운데서라도 어김없이 솟아나는 아이들이 꿈과 희망은, 아이들만의 것은 아닙니다. 절망스러운 삶의 마당에서 고군분투하는 어른들에게도 위로와 기쁨을 선물합니다. 더 나아가 아이들의 꿈과 희망은, 절망으로부터 희망을 읽어내야만 하는 우리사회에 소중한 ‘희망의 파문’을 만들어 냅니다.

“제 2회 꿈둥이 희망둥이들의 그림잔치”는 우리 모두에게 그 희망의 파문 한 자락을 펼쳐 보여줍니다.

"빼앗고, 또 빼앗아도 빼앗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 꿈입니다.
잃어도, 다 잃어도, 마지막으로 남는 것이 있습니다. - 희망입니다."


▲ 절망으로부터 희망을 찾는 여행객
ⓒ 김철호

덧붙이는 글 | 문의 : 남대전 지역아동센터(042-284-7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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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우리사회의 화두는 양극화와 불평등이다. 양극화와 불평등 내용도 다양하고 복잡하며 중층적이다. 필자는 희년빚탕감 상담활동가로서 '생명,공동체,섬김,나눔의 이야기들'을 찾아서 소개하는 글쓰기를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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