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는 낫지 않을까 해서 한나라당을"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적극적 선택의 대상은 아니었다.
주부 I씨는 "선거가 싹쓸이가 될 것이란 생각을 못했다"며 "자꾸 방송에서 '싹쓸이다, 싹쓸이다' 하니까 정말 싹쓸이해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대세론의 영향을 실감케 했다. 또한 박 대표 피습, 정계개편 발언을 통해 불거진 '없어질 당' 논란, 민주노동당 사표 등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한나라당이 잘할 것 같은 소신으로 투표한 분이 계시냐'는 질문에는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 다만 "보통은 되는 것 같아서" "지금보다는 낫지 않을까 해서" "현 정권이 워낙 못하니까 어쩔 수 없이" 등의 답변이 나와 대안 부재론에 따른 것임을 시사했다.
한나라당의 싹쓸이에 대해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잠재되어 있다는 분석도 흥미롭다.
직장인 G씨는 "한나라당이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런 식으로까지 극단적으로 올려버릴지는 (예상하지 못 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주부 P씨는 "저도 한나라당을 지지했지만 그렇게까지 싹쓸이했다는 것 자체가 의외라고 생각한다"며 "투표해놓고 '아 큰일났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O씨도 "공산 국가마냥 그 정도로 아주 특정 당을 지지했다는 것은 생각보다 심했다"고 결과에 대해 편치 않은 속내를 드러냈다.
한나라당의 이미지는 긍정이든 부정이든 '과거'가 규정하고 있다는 분석결과도 나왔다. 특히 40대 자영업자들에게 한나라당은 "상대적인 경륜과 향수를 주는 정당"으로 비춰졌다.
자영업자 H씨는 "박통이 생각난다"고 말했고 자영업자 B씨는 "박정희 대통령이거나 전두환씨 생각이 많이 난다"며 "이회창씨 두 아들의 병역 문제"도 거론했다.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누구일 것 같냐'는 질문에는 "잘사는 사람" "강남사는 사람"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한나라당 하면 떠오르는 것? "박통" "전두환" "병역문제"
임태희 의원은 "40대를 잡아야 대권을 잡는다"며 "다양한 이슈를 고민하며 인구통계학적으로 가장 다수인데다가 정치참여율이 높은 40대가 영향력이 가장 큰 세대"라고 규정했다.
임 의원은 "지방선거 압승은 반사이익의 최고점일 뿐"이라며 "여당과 정부의 경제회생 실패라는 무능과 공감하지 못하는 무리한 개혁 추진의 오만에 따른 비판으로 한나라당을 찍은 것이지 결코 지지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임 의원은 "2007년 대선은 정당이 아닌 인물로 선택된다"며 "당의 얼굴은 참신성과 개혁성이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의 대선을 치르게 될 '관리형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7월 11일)는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강재섭 전 원내대표와 수도권에 기반을 둔 이재오 현 원내대표로 양강 구도가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권영세·남경필·임태희 의원 등 개혁 이미지를 앞세운 소장·중도파 의원들이 가세하면서 변수가 커졌다. 전여옥 전 대변인도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