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도입된 F-15K 4대(한대 추락)중 3대가 F-15K 제작업체인 미 보잉사에 반품조치 되는 진풍경이 국방부 앞에서 벌어졌다.
물론 실제 F-15K 전투기가 반품된 것은 아니다. 'F-15K 도입 중단'을 요구해왔던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이 모형 F-15K 3대를 만들어 '두 조종사의 생명을 앗아가고 국민혈세를 낭비한 고물비행기'라는 반품사유를 밝히며 반품 박스에 집어넣어 국방부에 전달한 것이다.
지난 7일, 공군의 차기 주력 전투기인 F-15K 한 대가 야간 요격훈련 도중 포항 앞바다에서 추락해 조종사 두 명이 사망하고 기체가 완전히 파손되는 중대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 국방부와 F-15K 제작사인 미국 보잉사가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사건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블랙박스를 찾지 못하고 있어 추락 원인이 미궁 속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7일 평통사는 국방부 민원실 앞에서 '사람 죽이고 국민혈세 낭비하는 F-15K 도입 전면 중단 및 진상규명 촉구'한다는 내용으로 58차 평화군축 집회를 열고, 사고조사가 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사고 조사에 최소한 민간전문가의 참여를 보장하는 '민관합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국방부에 제안했다. 또 정기적인 공개 브리핑을 통해 사고조사과정 및 결과를 국민들에게 밝힐 것을 제안했다.
첨단전투기 '블랙박스'에 발신장치가 없다?
공동길 평통사 평화군축팀 국장은 "국방부 일각에서 나온 조종사의 비행착각 가능성에 대해 국방부와 보잉사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공 국장은 F-15K는 첨단전투기로 추락예방기능(비행착각방지기능)이 있는 첨단 전자식 헬멧과 야간 항법장치가 장착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고의 근본원인은 엔진결함 등을 포함한 기체결함에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공 국장은 "F-15K의 문제는 애초에 단종될 기종이었던 기계식 F-15K를 우리나라에 팔기 위해 미보잉사가 첨단전자장비 전투기로 무리하게 업그레이드하면서 발생한 필연적인 것이며 결코 사소하거나 단순한 것이 아닌 극본적인 결함"이라고 주장하며, F-15K 도입을 전면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블랙박스를 찾지 못하는 상황과 관련해, 평통사는 국방부가 F-15K가 첨단 전투기라고 주장한 것이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평통사는 블랙박스에는 위치를 추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발신 장치를 부착하는 것이 기본인데 F-15K의 블랙박스에는 발신 장치가 부착되지 않은 이유를 밝히라고 국방부에 요구했다.
감사원, F-15K관련 감사결과 공개해야
평통사는 윤광웅 국방부 장관에게 보낸 항의서한을 통해 이번 사고는 F-15K의 기체결함을 넘어 도입 및 계약 과정에서부터 잉태된 필연적 결과라고 제기했다. F-15K 도입 및 계약과정에서 국방부와 보잉사 등의 불법비리와 로비 및 전횡에 연루된 김동신 전 국방장관, 최동진 전 획득실장, 보잉사 로비스트 최규선 등을 전면 수사해 무기도입 비리를 근원적으로 척결할 것을 주장했다.
또 2003년 감사원은 차기전투기 사업(F-X)에 대한 감사결과에서 "평가과정이 투명하지 못함으로써 '기종평가(F-15K선정)가 부적정'했다"고 판정함으로써 기종선정이 국방부의 온갖 불법비리와 전횡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F-15K에 장착된 엔진 또한 감사결과 "엔진 구매 계약이 원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체결"된 것으로 밝혀짐으로써 GE사(제너널 일렉트릭) 엔진 선정 과정에서 끊임없이 제기된 당시 권력핵심부의 불법로비 의혹을 사실로 뒷받침해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평통사는 당시 감사원이 시민사회가 요구한 감사결과 공개를 거부하고 F-15K 도입을 용인하는 등 감사결과와는 정반대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국민적 지탄을 받아온 것을 지적하며 지금이라도 감사결과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덧붙이는 글 | 평통사 활동소보란에도 함께 게제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