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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 '김치'가 눈에 띄는 한국 음식점 '김치' (골더스그린 역 맞은편)
ⓒ 오두환

외국인들에게 한국음식으로 알려진 것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단연 김치다. 그 다음으로는 비빔밥, 불고기, 파전, 라면 등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중국인들 중에는 한국의 매콤한 고추장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외국인들은 이러한 한국음식을 어디서 먹어 봤을까.

실제로 런던에 사는 영국인 혹은, 다른 외국인을 만나 이런 물음을 던지면 제일 많이 하는 대답이 바로 친구가 만들어줘서 맛을 봤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맛이 어땠냐는 질문을 하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그 대답은 극과 극을 달린다. 아주 맛있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김치, 고추장 맛을 보고 나서 아주 맵거나 메스꺼워 물을 몇 잔이나 들이켰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얼마 전 런던의 한 공원에 갔다가 외국인 가족을 만났을 때의 일이다.

▲ 한국 식품, 음식재료, 반찬 등을 파는 센터포인트 푸드스토어(토튼햄 코트로드 역 근처)
ⓒ 오두환
업무가 끝나고 일몰을 보러 아이를 데리고 공원에 나왔다던 이 가족은 나에게 한국인이냐고 물었다. 그래서 맞다고 했더니 자기들도 한국인 친구가 있었는데 그들이 한국음식을 자주 해줘서 먹어 본 적이 있다며 참 맛있었다고 했다.

외국인이 한국음식을 먹어 봤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맛이 있었다고 하기에, 어떤 음식을 먹어 봤냐고 물어봤다.

김치, 파전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지만 쌀로 만든 음식과 소주를 먹어봤다면서 특히 소주는 정말 독하더라고 말했다. 소주가 독하다며 얼굴을 찡그리며 설명하는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 그 가족에게 소주는 한국인들이 즐겨 마시는 술이라 말해 주었다.

그리고 돌아서려는데 남편으로 보이는 사람이 대뜸 이 근처에 한국음식점이 어디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한국인 친구가 한국으로 돌아가 지금은 한국음식을 먹을 수 없다며 어디에 가면 먹을 수 있는지 가르쳐 달라는 것이었다. 잠시 생각해봐도 이 근처에는 한국음식점이 없었다. 하지만 얼마 전에 쌀을 사러 가다가 본 한 한국음식점이 떠올라 이름을 가르쳐 주었다.

▲ 초밥 전문점 '스시 히로바'(홀본 역 근처)
ⓒ 오두환
이름을 가르쳐 주자 그 남편은 웃으며 다시 내게 물었다. 정말 그 이름이 맞느냐면서. 그 한국음식점 이름은 '김치'였다.

런던에는 많은 외국 음식점들이 있다. 우리가 보통 서양음식이라고 말하는 스테이크, 스파게티 전문점들이 많고, 아시아 음식으로는 일본의 초밥을 파는 초밥전문점, 중국의 면과 기타 중국음식을 파는 중국음식점, 그리고 태국음식점 등이 있다.

물론 한국음식점도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이곳 사람들에게 보편적이지 않다 보니 상점의 수가 적고, 많이 알려져 있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 소호스퀘어 근처에 위치한 한국음식점 '진'
ⓒ 오두환
많은 외국인들이 식사시간에 초밥전문점이나 중국음식점을 찾는 모습을 보면 솔직히 부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부러운 이유는 우리나라의 음식이 외국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데 따른 아쉬움 때문이다. 그리고 안타까운 이유는 우리나라의 맛 좋고 영양가 높은 다양한 음식을 아직도 많은 외국인들이 맛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곳 런던에 사는 사람들의 식성은 참 다양하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대로 빵과 커피, 홍차를 즐기는 사람도 많고, 스테이크ㆍ닭고기 같은 육식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그런 반면 육식은 일절 안 하고 채소만 먹는 채식주의자 또한 많다.

그러나 종류는 조금씩 달라도 그들이 주로 먹는 것은 빵, 스테이크, 스파게티, 샐러드뿐이다. 심지어 하루종일 빵만 먹는 친구를 보면 정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물론 이들의 음식문화를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하얀 쌀밥에 여러 가지 반찬과 김치, 찌개, 국을 먹는 우리와 비교한다면 이들의 식단은 정말 선택의 폭이 좁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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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힘든 세상이지만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세상 사람만이 희망이고, 희망만이 살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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