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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 민델과 헤스터 문디스가 쓴 <비타민 바이블>. <비타민 바이블>이라기보다는 <비타민 사전>으로 다가온다. 그만큼 이 책은 '비타민'의 모든 것을 담아 놓으려 하였다.

'비타민'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은 '비타민C'다. 그러나 비타민의 종류는 수십여 가지다. '비타민A'부터 '비타민E'까지는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비타민T'(성장촉진물질)나 '비타민U'(양배추즙에서 추출)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책에서 눈에 띄는 내용은 마치 약사가 조제해 주듯 각종 증상에 따른 비타민 처방을 해 주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무좀'에는 "비타민C를 환부에 직접 문지르면 곰팡이 감염에 효과가 있다"거나 '숙취'에는 "비타민B 복합체 100mg을 음주 전과 마시는 중간, 잠자리 들기 전에 1알씩 복용"하라는 것 등이 그렇다.

그러나 이 책엔 처방을 목적으로 쓴 글이 아니라고 명시돼 있다. 왜냐하면 이렇게 나타나는 증상들은 대부분 일시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어디까지나 자기 건강을 지키기 위한 참고사항일 뿐 실제 약사가 조제해 주는 처방전은 아니다. 따라서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정도이지 과신할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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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 직업별 필요 영양제'도 흥미롭다. '학생'의 경우 "은행잎 추출물"을 권하고 있고 '야간 근무자'의 경우에는 "비타민D를 식사량이 가장 많은 끼니에 밥과 함께 먹을 것"을 권하고 있다. 남성과 여성의 경우에는 해당 연령대별로 필요한 영양제와 영양성분을 적어 놓았으며 '컴퓨터 사용자' '건설 노동자' '교사' 등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위한 영양상의 조언이 요약적으로 기술되어 있다.

'비타민에 관해 알고 싶던 모든 것'이라는 장은 그간의 비타민 상식을 정리해주는 페이지다. 눈에 좋은 '비타민A'라든가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주는 '비타민B2', 칼슘과 결합하는 '비타민B12'를 비롯하여 지방을 태워 살을 빼는 '비타민F', 비타민C의 작용을 돕는 '비타민P', 궤양을 치료하는 '비타민U'까지도 다뤄진다.

현대인은 이것저것 먹는 것은 많지만 정작 알찬 식사, 균형 있는 식사를 하지는 못하고 있다. 또 자연의 영양성분을 직접 섭취하는 것도 아니다. 가공 과정을 거치면서 영양 성분이 파괴되거나 유해 성분이 첨가되기도 하는 등 건강을 생각하면 그다지 달갑지 않은 환경에 둘러싸여 있다.

식사를 제대로 하는 게 우선, 그 다음이 영양제

그래서 지은이는 노력을 강조한다. '균형 있는 식사'를 위해 노력하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영양제도 음식을 먹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음식을 잘 먹을수록 영양제는 체내에서 더 효과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그렇다. 여하튼 '식사를 제대로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다음이 영양제다.

어딘가 시원찮은 곳이 있으면 몸에 증상이 나타난다는 말이 있다. 그 부분은 이 책에서도 확인된다. 입 냄새가 나는가? '나이아신'(간, 육류, 생선, 정백하지 않은 곡식, 콩류에 들어 있는)이 필요하다. 몸 냄새가 나는가? '비타민B12'(효모, 간, 쇠고기, 계란, 신장에 들어 있는)와 '아연'(채소, 정백하지 않은 곡식, 밀기울, 밀눈, 호박씨, 해바라기씨에 들어 있는)이 필요하다.

이 밖에 '갈망증상'을 경험하는 식품 목록을 제시한다. '바나나'에 자꾸 손이 간다면 '칼륨 결핍'일 수 있고 '견과류'에 왠지 입이 당긴다면 '단백질, 비타민B, 지방' 등이 필요하다는 신호란다. 그러면서 대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이 견과류를 찾는다고 하는데 이처럼 영양학적인 면도 있겠지만 심리적인 면도 있는 것 같다.

비타민이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삶에 활력을 주는 영양소임에는 분명하다. 우선 만병의 근원이 '먹는 것'에 있다고 보았을 때 거친 말로 들릴지는 모르나 '잘 먹고 볼 일'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음식 속에서 비타민 섭취를 하는 것이 옳고 그래야 건강에도 좋다. 그러나 부득이하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면 자신에게 알맞은 영양제를 선택해서 먹는 게 좋다고 책은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