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급식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한 학생이 ‘왜 선생님은 안 아파요?’라고 물었다. 순간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경기도 서라벌중학교 원상연(33·사회) 교사는 5년 전부터 학생들과 같이 밥을 먹고 있다. 지난 2001년 담임을 맡고 있던 반에서 급식 사고가 나 6명의 학생들이 입원했을 때 “왜 선생님은 안 아프냐”는 학생의 질문에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원 교사는 “그날 이후로 줄곧 학생들과 함께 밥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원 교사가 ‘함께 밥먹기운동’을 시작하고 난 뒤 같은 학교 교사 2명도 이에 동참했다. 원 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밥을 먹은 뒤로 “(학교 급식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선생님이 같이 밥을 먹으니 (급식업체도) 이전에 비해 신경을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4일 오전 원 교사와 전화로 주고받은 일문일답.
- 학생들과 함께 급식을 먹게 된 계기는.
“2001년도에 급식과 관련된 사고가 있었다. 그때 반 아이들 6명이 탈이 나서 일주일 동안 치료를 받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치료를 받던 한 학생이 물었다. ‘왜 선생님은 안 아파요?’ 그때 순간적으로 충격을 받았다. 생각지도 못했었다. 그날 이후로 바로 학생들과 함께 밥을 먹기로 결심했다.”
- 언제부터 학생들과 같이 급식을 먹고 있나.
“2002년 상반기부터 지금까지 계속 하고 있다.”
- 학생들의 반응은.
“처음에는 어이없다는 반응이었다(웃음). 특히 최근에 급식업체를 바꾸면서 선생님 식당과 학생들 식당이 아예 분리됐는데도 항상 아이들 옆에서 밥을 먹으니까 자기들도 이해가 안 가는 눈치였다. 하지만 왜 그런지 이유를 이야기하고 나면 아이들 반응이 좋아진다.”
- 학생들과 함께 식사를 해서 불편한 점은 없나.
“그런 건 없다. 원래 성격이 내성적이라 아이들과 친해지기 힘든데 이렇게 점심시간을 함께 하니 아이들과의 벽도 없어지고 내 성격도 밝아졌다.”
- 다른 선생님들의 반응은.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긍정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사실상 모든 선생님들이 함께 먹을 수 있는 여건은 아니다. 사회과 최정민 선생님과 국어과 허인영 선생님은 항상 함께 한다. 특히 최 선생님은 아이들의 급식을 꼼꼼히 모니터링 한다. 그러다 보니 급식업체에서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이 사실이다.”
- 급식 상태가 이전에 비해 좋아졌나.
“눈에 띄게 좋아졌다. 아무래도 선생님이 항상 그날그날 나오는 반찬을 먹으니 그 이전에 비해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우리 학교 급식은 외부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 앞으로도 계속 아이들과 함께 급식을 할 생각인가.
“당연하다. 사실 급식문제 뿐만 아니라 수련회비 문제 등 학교 안에 작고 큰 많은 문제들이 있다. 이를 그냥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은 교사의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 나 하나가 움직이면 우리 학교가 변화되고 결국 이 사회도 변화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