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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경험해보지 않은 세대와 전쟁을 경험해 본 세대와의 이견 다툼이라고 전화내용을 무시하기엔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솔직히 난 너무 무심했다. 아침에 접한 뉴스에 약간 놀라기만 했을 뿐, 저 지구 반대편 나와는 상관없는 지역의 소식으로 치부해버렸다.
전쟁이 날지도 모르니 밭일도 그만둬 버리겠다던 할머니도 약간의 오버(?)는 있었지만 나는 더 심한 오버(?)를 했던 것이다. 바로 옆에서 미사일이 발사되거나 말거나 나는 커피를 앞에 놓고 신나게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있었다니 말이다.
우리사회는 어땠는가. 미사일이 발사되는 순간에도 항공에는 비행기가 떠다녔고 정부차원의 구체적인 어떤 대책도 나오지 못했다. 또 다른 미사일이 추가 발사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빗나간 예측만을 늘어놓은 채…. (물론 커피를 마시며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것이 결코 잘못되었다는 소리는 아니다)
일요일, 시간을 내 할머니 댁을 찾았다. 신발도 신지 않고 뛰어나와 나를 맞아주시는 할머니의 손을 꽉 잡아드렸다. 주름진 할머니의 손이 그토록 부드러울 수 없었다. 세월의 차이가 경험의 차이를 만들었고 경험의 차이가 생각의 차이를 만들었지만 안전 불감증에 빠진 나(우리 사회)에 대한 우리 할머니의 손녀 사랑은 그 차이를 무색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