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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첸 반군지도자 샤밀 바사예프
체첸 반군지도자 샤밀 바사예프 ⓒ 체첸사랑
샤밀 바사예프(41) 체첸 반군 지도자가 지난 9일 밤(현지시각) 잉구세티야에서 러시아 특수부대의 제거작전으로 사살됐다고 영국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러시아 연방안보국 국장 니콜라이 파트루셰프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연방 대통령에게 보고하면서 알려졌다.

러시아 특수부대 작전으로 사망...
푸틴 "인과응보"


니콜라이 국장은 "바사예프와 휘하 반군들이 이번 주말 남부 러시아에서 열릴 예정인 G8 정상회의를 겨냥해 테러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고 밝혔다.

잉구세티야 공화국의 내무부 관계자도 바사예프가 220파운드 짜리 다이너마이트를 실은 차를 타고 가던 중 다이너마이트가 터지면서 네 명의 부하와 함께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미 수차례 바사예프가 사망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현재 쏟아지는 보도에 나오는 것 같이 최상위층의 발언이 뒷받침되지는 않아 그의 죽음은 확실해 보인다.

바사예프는 1995년 6월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격을 뚫고, 러시아 남부의 스타브로폴주의 부됴노프스크 병원을 급습해 1000여 명을 인질로 잡고 100명 이상을 사살한 대규모 인질극을 펼친 바 있다.

이 인질극으로 바사예프는 일약 100만 체첸 민중들의 우상으로 자리매김했다. 1997년 12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패배했지만, 1998년에는 총리를 역임하기도 했다.

총리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이슬람주의자들과 손을 잡고 다시 항러투쟁을 이끌어왔고 2004년 9월에는 많은 어린이를 포함해 331명이 죽은 베슬란 학교에서의 테러공격을 주도했다.

러시아군은 그를 사살하거나 생포하기 위해 십수 년간 노력해왔고 이날 특별작전을 통해 뜻을 이뤘다.

푸틴 대통령은 "그의 죽음은 베슬란, 부됴노프스크 그리고 모스크바와 다른 러시아 영토에서 저지른 만행에 대한 인과응보"라고 말했다.

바사예프 사망 이후 체첸분쟁 어디로?

체첸분쟁의 뿌리는 16세기 러시아가 카프카스 지역으로 진군해 수천 년 동안 이 땅에서 살아온 체첸인들과 충돌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막강한 군사력을 앞세워 러시아는 체첸지방을 정복했고 체첸인들을 이슬람 국가들로 추방시키기도 했다.

이후 자치공화국이 되었으나 스탈린의 강제이주정책으로 인해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에 분산됐고 소련연방이 붕괴할 때 독립국가가 되었으나 1994년 말 러시아의 재침공으로 현재까지 체첸에서는 끝없이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가 그 광대한 국토에 비해 작은 크기인 체첸 지역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연결되는 송유관이 체첸을 가로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원유를 가장 많이 생산, 수출하는 국가 중 하나다.

더구나 체첸을 독립시킬 경우 타타르나 다른 지방이 분리독립을 시도할 수도 있다. 이 지역이 이슬람세력과 맞닿아 있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지정학적 이유도 한몫 한다.

강경파인 바사예프 사망 이후 체첸분쟁이 온건한 협상을 통해 마무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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