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아닌 '보통 사람들'이 쓰는 기사를 읽고 싶어할 지 의문이었다. 게다가 이스라엘에는 점유율 40% 이상의 인기 뉴스사이트가 이미 존재했다. 우리는 '상어들 틈바구니 속의 작은 물고기'처럼 그들과 경쟁해야 했다." (마이클 와이스·Michael Weiss, <스쿠프(scoop.co.il)> 공동 창립자)
"우리는 2003년 5월 <플릭스(flix.dk)>의 시범운영을 시작해 6개월 뒤 공식 출범했다. 초기 창립비용 0원으로, 처음에는 직장 동료·친구·가족들에게 뉴스레터 서비스부터 시작했다." (에릭 라슨·Erik Kjaer Larsen·<플릭스> 공동창립자)
세계시민기자포럼 둘째날(14일)은 <오마이뉴스>를 본따 시민참여저널리즘을 만든 두 사람의 발제로 시작했다.
이스라엘에서 온 마이클 와이스 <스쿠프> 사장과 덴마크에서 온 에릭 라슨 <플릭스> 사장은 인천공항 웨스턴베스트 호텔에서 열린 이날 포럼에서 새로운 뉴스 사이트를 만들 당시와 변화된 현재를 발표했다.
그들이 성공적인 시민참여 저널리즘을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은 ▲시민기자들의 진실한 기사 ▲유능한 블로거 등 필자 섭외 등이었다.
[이스라엘 '스쿠프'] "홍보비 한 푼 안 쓰고 사이트 알린 비결은 좋은 기사"
와이스 사장은 <스쿠프>를 만들 당시 "시민기자가 기사를 쓰는 저널리즘 모델이 이스라엘에서 너무 이른 것은 아닐까 혹은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며 창립 당시의 고민들을 털어놓았다. 또 '보통 사람들'이 쓴 기사가 가독성이 있을지, 이스라엘 내 영향력 있는 뉴스 사이트들과 경쟁할 수 있을지 등을 우려했다.
하지만 그와 그의 동료들은 인터넷의 각종 커뮤니티와 블로그의 특성을 파악하고, 운영자들에게 직접 초대장을 보내 <스쿠프>에 동참할 것을 권유했다. 결국 시민기자 250명으로 시민참여 저널리즘의 문을 열었다.
와이스 사장은 "<스쿠프>를 통해 기자들의 흥미를 유발시키고, 이력·사진·링크 등 자신만의 공간뿐만 아니라 기사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또 "초기에 시민기자들에게 홈페이지를 소개하면서 저널리즘을 가르친 셈"이라며 "좋은 보도와 나쁜 보도를 한눈에 보여주고 다양한 정보들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홍보비로는 한 푼도 쓰지 않았다"며 "기자들이 개인적으로 독자들과 접촉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좋은 기사나 사진·블로그 등으로 사이트를 알렸다"며 "뉴스 사이트에서 좋은 기사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기사의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해 시민기자 등록시 상세한 정보요구·편집자들의 전화 확인·편집자간의 교차편집 등을 실시한다"며 "앞으로 '스쿠프TV' '랭크잇(Rankit, 물건·장소·인물에 대한 순위 매기기)' '스쿠프 인터내셔널'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덴마크 '플릭스'] 블로그·커뮤니티에서 새로운 뉴스를 캐낸다
덴마크의 라슨 사장이 동료 2명과 함께 <플릭스>를 시작할 때의 환경도 만만찮게 열악했다. 창립비용은 0원, 기사를 쓸 수 있는 인력도 많지 않았다.
작가 이력을 가진 라슨 사장은 "한국의 <오마이뉴스> 모델을 보고 덴마크에서도 통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일부러 기존의 뉴스에 시선을 주지 않고, 아주 새로운 뉴스 사이트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플릭스> 공동창립자들은 블로그나 커뮤니티 등을 관찰하면서 재능있는 작가들을 물색했고 이야기가 될 만한 취재거리도 함께 찾아 나섰다. 결국 주요 신문에 기사가 나오고 주위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입소문을 타게 된 것.
그는 "첫해에 특이한 기사와 취재거리에 대해 매일 칼럼을 쓰고, 뉴스와 문화 전반에 대해 깊이있는 연구를 진행했다"며 "기존 매체의 질낮은 보도에 신물이 난 사람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기존 언론의 보도 방식 변화·자금원·덴마크 국민들의 개인주의 등 난관에 부딪쳤지만 창립 6개월만에 성장률 100%를 기록했다. 지금은 시민기자 400여명, 하루 기사 20~30건, 방문자수 3만4천여명을 이뤄냈다.
라슨 사장은 "<플릭스>는 모든 연령대와 다양한 삶을 기사로 다루고, 특히 비판적이고 학문적 깊이가 있는 기사를 쓰는 시민기자들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