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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5일) 오후, 경북 경산시에 볼 일이 있어 ‘신 대구-부산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경북 경산시에 다녀왔다. 김해 상동 IC로 진입하여 대구 수성 IC에서 내렸다. 거리로는 채 80km가 되지 않았으나 고속도로 이용 요금은 편도 7200원으로 왕복 1만4000원이어서 다른 고속도로에 비해 상당히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해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진입하거나 경부고속도로를 일부 이용하는 운전자는 구간별 요금을 더 부담하게 되므로 요금은 훨씬 비싸진다.
‘신 대구-부산 고속도로’는 2001년 5월 현대산업개발 등 8개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설립한 신대구부산고속도로(주)에서 시행을 맡아, 민간자본 1조 2415억원과 국고보조금 7058억원 등 모두 2조 547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어 지난 1월25일 개통된 민자유치 사업이다.
그래서인지 이 고속도로가 개통된 직후 부산과 경남의 시민단체들은 ‘신 대구-부산간 고속도로’ 이용요금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었다며 요금인하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금 인하는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산에서 볼 일을 마치고 저녁 7시경 대구 수성 IC를 진입하여 부산으로 돌아오려는데, 장마 탓인지 고속도로 진입 전부터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날은 이미 어두웠다. 윈도우 브러시 속도를 가장 빠르게 작동시켜도 시야가 흐리기는 마찬가지였다.
고속도로의 중앙 분리대와 차선을 구분하기 위한 흰색 선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야말로 억수로 쏟아지는 빗속에서 오직 운전자의 감만으로 운전할 수밖에 없었다. 빗길 사고를 당하거나 사고현장을 목격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 같았다.
운전자에게는 비가 쏟아지는 야간 운전이 특히 힘이 든다. 운전자들이 안전 운전을 위해 스스로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고속도로의 설치 관리자는 고속도로를 건설해두고 도로의 장애물만 제거하여 요금만 징수하면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
고속도로의 경우에는 차들이 고속으로 주행하며, 특히 야간 빗속 운전일 경우에는 사고가 발생하면 다중 추돌 사고를 야기하여 대형사고로 이어지기가 쉽다.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도로의 설치 관리자는 도로에 큰 하자가 없으면 책임을 지지 않는다. 온전히 그 피해는 운전자와 사고자, 그리고 보험회사의 몫이 된다.
야광 표시등이나 야광 도로 구분선의 설치만으로도 운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고속도로에서 운전자나 사람의 생명 존중에 대한 배려나 관심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무관심 때문일까, 아니면 사람의 생명은 안중에도 없이 이 사회에 팽배해 있는 배금주의 현상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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