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오면서 느낀 깨달음을 솔직하게 담아냈을 뿐인데 이렇게 수상까지 하게 돼 감사하고 영광스럽습니다. 제가 느낀 것들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했으면 해 이 만화를 그리게 됐습니다."
단편 <비상>으로 올해 동아 · LG 국제만화페스티벌 극화부문 대상을 차지한 박경배 작가는 벅차오르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비상>은 소외받는 장애인의 모습을 '불량로봇'이라는 소재에 그대로 투영해낸 작품. 빼어난 반전과 함께 작품 전체를 이끌고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의 힘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심사위원들은 "단편의 한계 안에서도 반전의 묘미, 상업성과 예술성까지 삼박자를 모두 갖췄다"며 기꺼이 대상작으로 선정했다.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가 어릴 적 앓았던 가벼운 장애의 고통을 그대로 그려낸 작품이라고. 힘들었던 시기에 그를 지켜냈던 것은 다름 아닌 '만화가'라는 꿈이었다.
그는 "인간이라는 한계를 가진 존재가 그 한계 이상을 바라기보다는 한계 내에서도 나름의 방법을 찾아 자유로이 날아오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비상이라고 생각했다"며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박 작가와 동아 · LG 페스티벌과의 인연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이미 <활의 달인>이라는 작품으로 극화부문 장려상을 받았던 것.
그는 현재 게임 관련 사이트에서 <드래그>라는 작품을 연재중이며, 향후 일본으로 진출해 더 넓은 뜻을 펼치고 싶은 다부진 꿈을 갖고 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제 안에 있는 창작의 갈망이 끊이지 않는 한 계속 만화를 그릴 겁니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제가 가진 마음을 잘 전달해낼 수 있는 좋은 작가가 되고 싶어요."
시련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만화'라는 꿈. 그의 '비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덧붙이는 글 |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CT News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