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부추를 많이 키우는 사람들은 부추를 베고 난 뒤에 제초제를 친다고 들었습니다. 뿌리 식물이기에 잎만 잠시 말랐다가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지요. 그런 다음에 비료를 뿌려 주고, 비료가 녹으라고 물을 뿌리지요. 그렇게 하면 일주일만에 부쩍 자랍니다. 잎도 토실토실한 게 보기엔 아주 좋지요. 하지만 맛은 속일 수가 없지요. 튼튼한 뿌리에서 양분을 흡수한 것과 비료를 순식간에 흡수한 차이일 것입니다.
풀 속에서 부추를 가려내며 일을 한다는 것이 많은 인내심을 요구하네요. 긴 장마가 끝이 나려는지 오랜만에 더운 햇살이 내리쬐고, 그 아래서 일을 했습니다. 마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무슨 수양을 하는 것 같습니다.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고나 할까요. 그렇게 하나씩 풀을 뽑고, 부추를 캐고 하다 보니 시간은 흘러가는데, 부추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다른 건 안 먹어도 이놈 부추는 잘 요리해서 먹고 말테다’라는 생각으로 땀을 흘리고 있는데, 지나가는 동네 꼬마들이 놀리듯이 한마디 합니다.
“아저씨, 풀을 왜 키워요?”
참으로 황당했습니다. 분명 키운 건 부추인데, 저 아이의 눈에는 풀만 보였나 봅니다. 하긴 제가 보기에도 풀만 보였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