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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구경기에 열중하는 아이들
피구경기에 열중하는 아이들 ⓒ 김철호
오늘은 '아마모 한마당'이 열리는 날

7월 22일, 오늘은 놀토(노는 토요일)입니다. 그런데도, 대암초등학교 운동장은 아침부터 시끌벅적합니다. 바로 '아마모'가 주최하는 '아마모 한마당'이 벌어지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모'는 "아름다운 마을을 만드는 모임"의 약자입니다. 대암초등학교, 새움지역아동센터(새움교회), 마을사람들, 그리고 '아자학교'(고갑준 원장)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모임입니다. 이들은 판암동 마을이 "사람들이 이사 오고 싶어 하는 마을"이 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모임이 꾸려진 것입니다.

마을 주민이 모두 함께 아이들의 교육에 참여하는 마을. 나눔과 섬김을 통해 삶의 기쁨과 행복이 넘치는 마을. 기꺼이 저마다의 재주를 뽐내며 살아가는 마을. 바로 '아마모'가 꿈꾸는 마을입니다.

그 일환으로 매달, 아이들이 노는 토요일을 택해 '아마모 한마당'을 열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아빠 엄마들이 함께 미니축구, 피구, 여러 가지 전통놀이, 벼룩시장 등을 벌이는 것입니다.

나는 미래의 여자축구 대표선수
나는 미래의 여자축구 대표선수 ⓒ 김철호
예선전이 끝나고 이제 결승전만 남은 것 같습니다. 쉬는 참에 아이들이 아이스크림 간식을 받느라 난리입니다. 못 먹는 녀석이야 없겠지만, 능청스레 2-3개를 거푸 타먹는 녀석도 있습니다.

저마다 아이들의 팀 이름이 재미있습니다. '붉은전사' 5학년 피구 팀 이름입니다. 그런대로 짐작이 갑니다. '조낸굿뜨' 6학년 여자축구팀의 이름입니다. 정작 이름을 지은 녀석들도 제 이름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만큼 생각이 분분합니다.

자원봉사 언니들이 그려준 페이스 페인팅
자원봉사 언니들이 그려준 페이스 페인팅 ⓒ 김철호
아이들은 '아마모 한마당' 손꼽아 기다립니다. 대암초 3학년인 지선이는 오늘 3학년 여자축구시합에 나서느라, 태권도 승급시험도 빼먹었습니다.

오늘을 기다리는 녀석들은 대암초 아이들만은 아닙니다. '아마모 한마당'은 지역의 용운초, 대동초 아이들도 참여하곤 합니다. 행사에서 서로 처음 보는 아이들이 만나서 친구가 되고, 평소에도 팀을 만들어 게임을 즐긴다고 합니다.

비석치기 놀이를 즐기는 아이들
비석치기 놀이를 즐기는 아이들 ⓒ 김철호
학교 건물입구에는 '아자학교'의 전통놀이가 한창입니다. 머리, 어깨, 가슴, 발로 비석을 이고 끼고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세워놓은 상대방의 비석을 맞춰 쓰러트립니다. 정말 오랜 만에, 비석치기놀이를 하는 아이들을 따라 해보았습니다. 비석치기, 쌍륙놀이, 산가지놀이, 고누놀이 등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전통가족놀이를 즐기는 것을 보면서 옛날을 그리워집니다.

벼룩좌판도 벌어졌습니다. 여러 가지 액세서리를 팔고 있는 아이들에게 갔습니다. 머리핀하나 100원. 팔찌하나 100원. 귀고리 하나 100원. 7살짜리 성우가 '아마모 한마당'에서 발행한 300원 쿠폰으로 누나에게 줄 선물을 샀습니다. 아이들은 이 쿠폰으로 지역의 문방구, 떡볶이 집, 슈퍼에서 마음대로 물건을 살수가 있답니다.

아이들 세상
아이들 세상 ⓒ 김철호
우리학교는 아이들의 세상입니다.

대암초등학교가 위치한 대전 동구 판암동은 영구임대아파와 함께 작은 서민아파트가 많습니다. 저소득층 밀집지역이지요. 아이들의 생활환경과 교육환경이 열악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용 교장(대암초)은, 이 학교에 부임해서 제일 눈에 거슬렸던 것이 철조망담장이었다고 합니다. 이 교장은 철조망을 걷어내고, 예쁘고 실용적인 담장을 설치하는 것으로부터 열악한 교육환경개선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우선 교장실을 개방했더니,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드나들더랍니다. 교실하나를 비우고 '아자학교'의 도움을 받아 '민속놀이 교실'을 만들었습니다. 행동부적응 아이들을 위한 미술치료, 음악치료, 심리치료도 도입했습니다. 교육청과 교섭해서 교육부로부터 '방과 후 시범학교'로 지정받기도 했습니다. 이 교장은 학교가 아이들을 위한 아이들의 세상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합니다.

새움지역아동센터는 마을 교육공동체입니다

'새움지역아동센터'는, 지난 해 시립합창단 공연과 함께 새움공부방에서 활동하는 아동들의 발표회를 가졌습니다. 5월에는 시립무용단에서 '아씨방 7동무' 무용극 공연과 함께 '이웃사촌 발표회'를 마련했습니다.

마을에는 남다른 재주가 있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새움지역아동센터는, 그 재주를 마을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이런 발표회를 연다고 합니다. 또 '아자학교'의 지도로 '전통 가족생활 놀이'보급하고 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재미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가족놀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새움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과 마을사람들과 함께 정기적인 벼룩시장도 열고 있습니다. 이 시장은 누구든지 자유롭게 참여 할 수 있습니다. 단 이익금의 10%는 불우이웃돕기를 위해 사용하도록 한답니다. 나아가 '아마모 한마당 쿠폰'의 발행과 사용을 통해서, '품앗이'와 '두레'의 전통을 되살리는 '지역공동체 대안화폐'를 실험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마을' 우리 손으로 가꿉니다

'아마모'는 마을 사람들 모두가 회원이 되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 마을은 우리 가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지역의 모든 관계자들과 단체들이 생각을 모으고 힘을 모아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마음과 정성을 십시일반하면, 머지않아 자족의 기쁨과 행복을 누리는 마을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저소득층밀집지역인 판암동이 모두가 이사 오고픈,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가꾸어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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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우리사회의 화두는 양극화와 불평등이다. 양극화와 불평등 내용도 다양하고 복잡하며 중층적이다. 필자는 희년빚탕감 상담활동가로서 '생명,공동체,섬김,나눔의 이야기들'을 찾아서 소개하는 글쓰기를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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