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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지역에 수천명의 지상군을 투입해 지상전을 본격화한 3일, 반전단체들을 포함 93개 시민사회단체들이 레바논 침략을 규탄하고 나섰다.

평화네트워크·파병반대국민행동 등 평화운동단체 뿐 아니라 전국민중연대·전국농민회총연맹·참여연대·환경운동연합·YMCA전국연맹 등 각계 93개 시민사회단체 회원 7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과 미국은 레바논에 대한 학살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단체들은 성명서에서 "지난 7월 12일부터 시작된 공격으로 지난 2일까지 채 한달이 안 되는 기간 동안 750여명이 목숨을 잃고 75만명의 레바논 사람들이 난민이 됐다"며 "이스라엘은 지난 1982년 레바논을 공격해 수만의 주검을 남긴 대학살 사건으로 인류역사에 커다란 범죄를 저지른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납치된 자국 군인을 구출한다는 이스라엘의 공격 명분은 억지 주장"이라며 "이번 공격의 진짜 속셈은 1982년 레바논 침공에서 대 이스라엘 저항운동을 벌인 헤즈볼라를 파괴하고 시리아와 이란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에서 살육전쟁이 벌어지는 동안 미국은 이스라엘과 계속 협력해왔다"며 "미국은 이번 전쟁의 단순한 후원자이거나 제3자가 아니라 이스라엘과 똑같은 침략자이고 학살자"라고 비난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광일 '다함께' 운영위원은 "미국이 중동 패권을 잡기 위한 기회로 레바논 침공을 묵인하고 있다"고 이번 전쟁에 대한 미국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씨는 또 "국제사회가 이야기하는 다국적 평화군도 또다른 점령군이 될 수 있기에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7명의 외국인 노동자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노동자 마숨(39)씨는 "전쟁 때문에 이주노동자와 난민이 늘었고 레바논에는 아직 귀국하지 못한 2만 9천여 명의 필리핀 노동자가 있다"며 "전쟁으로 이들이 피해를 입어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천주교 신자로 지난해 11월 양심적 병역거부 의사를 밝힌 고동주(26)씨는 '평화를 원해'라는 제목의 노래를 불러 전쟁의 부당함을 알리기도 했다.

기자회견 후 참가자들은 이스라엘 대사관에 있는 청계광장 앞 청계빌딩 앞까지 행진, 선전물을 배포하면서 시민들에게 전쟁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길을 지나던 한누리(17)씨는 "뉴스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한 줄은 몰랐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지난 7월 24일부터 시작된 이스라엘 대사관 앞 1인 시위는 오는 18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이날 1인 시위에는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김경형 감독이 나섰다. 김 감독은 "아이를 가진 아빠로서 레바논의 죄없는 아이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나 참여하게 됐다"며 "기회가 된다면 반전을 주제로 하는 영화도 기획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3일 오후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서는 미군기지 이전 예정지인 평택 대추리와 중동의 평화를 기원하는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며 인터넷을 통한 서명운동(www.pal.or.kr)도 진행 중이다.

▲ 팔레스타인평화연대와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등 93개 시민사회단체들은 3일 미국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군사공격을 즉각 중단하고 미국도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팔레스타인평화연대와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등 93개 시민사회단체들은 3일 미국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군사공격을 즉각 중단하고 미국도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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