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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활동가의 휠체어를 강제로 끌어내고 있는 모습
장애인 활동가의 휠체어를 강제로 끌어내고 있는 모습 ⓒ 전진호
종로구청의 해결책은 철거 뿐인가.

종로구청이 7일 '성람재단 비리척결과 사회복지사업법 전면개정을 위한 공동 투쟁단(이하 공동투쟁단)'이 '성람재단 이사진 교체'를 요구하며 구청 앞에 세운 천막을 강제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장애인 및 여성활동가 등 4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종로구청은 지난 달 26일에도 농성을 벌이던 장애인 및 인권단체 회원들을 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은 바 있다.

권종기 종로구청 총무계장은 "사회복지과와 공동투쟁단과의 문제는 내 소관이 아니라 잘 모른다, 하지만 청사의 방호를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 구청을 찾는 민원인들에게 더 이상 불편을 줄 수 없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철거는 이날 오후 6시께 150명의 구청직원이 동원돼 시작됐다. 지난 번 성추행 사건을 의식한 듯 여직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이들은 천막을 지키고 있던 13명의 공동투쟁단 회원을 끌어내고 천막을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구청직원이 장애인 활동가 이규식씨의 휠체어를 밀어 이씨가 머리와 목·허리에 타박상을 입었다. 최우준씨도 발가락 골절상을 입었다. 또 장애인문화공단의 미소씨는 팔이 8㎝가량 찢어져 병원에서 봉합수술을 받기도 했다.

활동보조인으로 천막에 있었던 사회당 소속 대학생과 활동가 6명도 종로경찰서에 연행됐다가 풀려났다.

연행됐던 윤기현씨는 "강제로 철거되는 과정에서 구청직원에 의해 경찰에 인계돼 연행됐다"며 "왜 나를 연행하느냐고 항의했지만 아무 말없이 강제로 차에 태운 뒤에야 '공무집행 방해, 집시법 위반' 혐의로 연행된 것이라고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밤 10시께 공동투쟁단 회원 30여명은 종로구청 앞에서 모여 천막 철거에 항의하는 약식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성람재단 노조 신동진 사무국장은 "조태영 전 성람재단 이사장이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 마당에 종로구청은 비리와 연루된 이사진을 해임하고, 장애인들을 위한 민주이사에 대한 구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그런데도 종로구청은 애써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현재 20여 명의 공동투쟁단 회원들은 종로구청 앞에 모여 노숙농성 중이다. 또 8일에는 성람재단 사측 노조원들의 집회가 있을 예정이어서 마찰이 예상된다.

한편, 검찰은 조 전 이사장에 대해 징역 5년형을 구형했다. 선고공판은 오는 11일 열릴 예정. 조 전 이사장은 지난 달 31일 병보석을 허가받아 풀려난 상태다.

천막이 강제 철거된 직후 종로구청 앞. 부상당한 장애인 활동가의 휠체어만 덩그렇게 남아있다.
천막이 강제 철거된 직후 종로구청 앞. 부상당한 장애인 활동가의 휠체어만 덩그렇게 남아있다. ⓒ 전진호
종로구청의 강제 철거에 항의하는 한 활동가와 구청 공무원들의 모습. 뒤로 보이는 '복지 환경 1등 종로'라는 문구가 무색해 보인다.
종로구청의 강제 철거에 항의하는 한 활동가와 구청 공무원들의 모습. 뒤로 보이는 '복지 환경 1등 종로'라는 문구가 무색해 보인다. ⓒ 전진호
한 활동가가 강제연행된 공동투쟁단 회원을 풀어달라고 경찰에게 요구하고 있다.
한 활동가가 강제연행된 공동투쟁단 회원을 풀어달라고 경찰에게 요구하고 있다. ⓒ 전진호
경찰이 강제연행된 공동투쟁단 회원을 풀어달라는 활동가를 방패에 가둬 움직이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다.
경찰이 강제연행된 공동투쟁단 회원을 풀어달라는 활동가를 방패에 가둬 움직이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다. ⓒ 전진호
구청 공무원 수십명이 몰려들어 휠체어에 탄 장애인을 강제로 끌어내려고 하고있다.
구청 공무원 수십명이 몰려들어 휠체어에 탄 장애인을 강제로 끌어내려고 하고있다. ⓒ 전진호
구청 공무원과의 마찰과정에서 한 장애인 활동가가 발가락이 골절상을 당해 119에 긴급후송됐다.
구청 공무원과의 마찰과정에서 한 장애인 활동가가 발가락이 골절상을 당해 119에 긴급후송됐다. ⓒ 전진호
공동투쟁단은 종로구청 앞에 스티로폼을 깔고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공동투쟁단은 종로구청 앞에 스티로폼을 깔고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 전진호
철거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물 캡쳐사진.
철거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물 캡쳐사진. ⓒ 공동투쟁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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