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갑자기 없던 짜증이 확~북받칩니다.
이거야 뭐라 해 봐야, 가뜩이나 더워서 신경이 예민한데 서로 언짢기밖에 더 하겠습니까. 무슨 말이냐고요?
언제 어디서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면 어김없이 듣게 되는 '딸그락~딸깍~딱딱딱' 하는 여성분들의 신발 소리 때문입니다. 죄송합니다. 지금부터는 그런 소리를 내는 여성분들을 '딸깍녀'라 부르더라도 너그러이 용서하시길 바랍니다.
딸그락~딱~딱~딱딱~딱딱딱~~
정말 짜증스럽게 들려오는 딸깍녀들의 구두 굽소리가 계단과 지하도를 점령했습니다. 아침부터 짜증 제대로 오릅니다. 차라리 규칙적이기나 했으면 좋겠습니다. 딸깍녀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불협화음을 만들어 내는 굽소리로 출퇴근길 가뜩이나 피곤한데 계단을 만나는 것이 두렵기까지 합니다.
그래요. 더우니까 샌들과 슬리퍼 신고 다닌다는 거 압니다. 하지만 이건 해도 너무하잖습니까? 오늘 점심 때 어느 비구니 한 분이 지하철 계단을 오르는 저를 쳐다 보시며 이렇게 푸념을 하시더군요.
"아니, 저렇게 예쁘게 미니스커트를 입으면 뭘 해? 타앙~~타앙~~타아앙~~이건 뭐 총소리도 아니고, 아이고 시끄러워 미치겠네."
그 분은 말끔한 승복에 단아한 운동화 차림이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스님이 속세에 내려와 그 소리를 못 견뎌내고 성을 내셨을까요. 성 정도가 아니라 몹시 흥분하셔서 당장이라도 그 딸깍녀에게 달려 들지 않을까 조바심을 냈을 정도였지요.
딱딱딱~~이 소리는 시도 때도 없이 터져 나옵니다. 아파트 계단에서도, 정숙해야 할 도서관에서도 말입니다. 하기야 제가 아무리 시끄럽다고, 건강에 안 좋다고 하소연을 해본들 절대 사라지지 않겠지요.
그러나 한 가지 바랍시다. 걸을 때 조금만 신경 써서 살짝살짝 발을 디뎌 주시면 안될까요? 신발 뒤에 끈이 있다면 소리가 날 때만이라도 채워 주시면 안될까요?
어려워서 안되니까 여태까지 소리를 냈다고요? 사무실에 있는 팀장님 샌들을 직접 신어 보니 끈 없이는 안되겠더군요. 그럼 신발 제작하는 업체들에게도 부탁드립니다. 부디 소리나지 않는 구두 굽을 만들어주시라고.
어디에 부딪쳐도 소리가 나지 않는 구두 굽! 충격이 곧바로 흡수되는 굽! 아무리 신고 다녀도 소리 나지 않고, 피곤하지 않는 굽을 만들어 주세요.
딱~딱~딱~소리가 아주 사람을 미치게 합니다. 소리나 작으면 뭐라 하지도 않습니다. 신경을 거슬리는 하이옥타브로 옆에 있으면 귀가 멍멍하고 없던 짜증이 생깁니다. 샌들과 슬리퍼는 시원해서 한 여름에 신기 딱~ 좋지요. 그렇다고 너무들 딱~딱~딱~거리십니다.
"딸깍녀들, 좀 조용하면 안되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