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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했다.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일까.
태양에 노출된 온도계는 34도를 넘어 35도 2분을 왔다갔다 한다.
온도를 재기 위해 들고 다니는 기구지만 갑자기 놓아 버리고 싶어졌다.
8월 10일 한낮의 오후 두 시.
더위가 나를 무디어지게 한 건지, 아니면 온도계가 비정상인지도 모를 일이다.
외장으로 부착된 센서가 혹시 내 체온에 닿기라도 했던 걸까.
내 발자국이 걸어가는 이 흙길 위에서 35도라는 숫자가 뜨다니... 섬뜩했다.
더위와 더불어 불쾌지수 또한 가득차는 날인 듯,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마다 삐딱하니 갈고리들을 모두 다 차고 있다.
37도 내 체온이 38도가 되고 39도가 되고...
언제쯤이면 터질까.
언제쯤이면 영원히 평화로워질까.
늘 새로운 기대를 가져보지만
늘 세상은 바라보던 그 시선 그대로 나를 본다.
무르익는 8월의 태양은 목도리방귀버섯을 '펑~' 하니 터트리고 말았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 카페에 같이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