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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파업출정식에서 노조지도부가 삭발을 하며, 투쟁 결의를 높이고 있다(사진 위). 폭염 아래 노동자들이 체불임금 지급과 사업주 구속처벌을 요구하며 행진을 하고 있다.
ⓒ 강무성

서있기만 해도 송곳마냥 피부를 따갑게 찌르는 폭염 아래, 녹을 듯 이글거리는 아스팔트 길 위에서 생존권 위기에 몰린 신일교통 노동자들의 절박한 외침이 계속되고 있다.

전국민주버스노조 신일교통지부 노동자들과 가족 등 200여명은 8일부터 진주역에서 대안동 차 없는 거리까지 가두행진을 벌이며, ‘신일교통 사태해결을 위해 진주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간곡하게 호소하고 있다.

신일교통 노동자들은 “조합원 165명과 가족 포함 1000여명의 생계를 벼랑 끝으로 내몬 신일교통 사업주를 구속, 처벌하라”며 “그동안 매년 엄청난 공적자금을 지원하면서도 현재의 사태를 수수방관한 진주시도 책임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노동자들은 “진주시가 ‘시’예산 28억 원으로 악성채무를 갚고, 현 사업주의 사업면허를 취소 후 사업면허를 소유ㆍ경영에 나서거나, 시가 사업면허를 소유한 상태에서 노동자들에게 위탁 운영하는 방식 등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진주시에 지난 3일 첫 제안 이후 계속적으로 ‘공영제’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지난해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으로 전환된 삼성교통의 경우 전 사업주로부터 떠안게 된 악성채무로 인해 아직까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알려졌고, 신일교통의 경우 삼성보다 악성 채무가 2배 이상 많은 상태다”며 “진주시가 나서지 않는다면 지난해보다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 된다”고 밝혔다.

허나 진주시는 2008년 공영제 실시를 준비하고 있어 신일교통과 전국민주버스노조의 제안은 현재로선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많은 진통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또한 지난 2일 한국노총에서 민주노총으로 조직전환하면서 투쟁의 강도와 수위를 높이고 있는 신일교통 노조는 10일 현판식과 파업출정식을 갖고, 노조 집행부가 삭발식을 하는 등 투쟁결의를 다지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지역시민사회단체 대표들 역시 지난해 삼성교통 사태 때와 같이 공동대책위를 다시 소집키로 해, 사태 조속해결을 위한 발걸음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진주민중연대 하해룡 상임의장은 “생존권에 내몰린 버스노동자들만의 싸움이 아닌 시민들이 당연히 누려할 이동권과 직결된 문제이니만큼 시민들과 함께 이 문제를 풀어간다면 버스가 버스답게, 시민의 발로 거듭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연대의 뜻을 밝혔다.

한편, 신일교통은 지난달 21일부터 파행 운행을 거듭하다 지난 4일 결국 모든 버스가 완전히 멈추어 섰다. 현재 사업주의 잠적으로 노사협의는 전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다.

버스 90대 모두 근저당이 설정돼 있고, 현재 이현동의 차고지마저 매각된 상태다. 체불임금을 비롯한 각종 부채가 65여억원이 훨씬 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규모는 파악 되지 않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바른지역언론연대 소속 '진주신문'(http://www.jinjunews.com) 819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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