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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장백폭포는 흰 물보라를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백두산 장백폭포는 흰 물보라를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 서종규
지난 5일 백두산 외륜봉 종주를 하고 있을 때입니다. 청석봉에서 내려가 한허계곡에서 쉬고 있었습니다. 우리들은 등산을 멈추고 모두 물가에 앉아 발을 벗어 계곡에 담갔습니다. 한허계곡의 물은 너무 차가웠습니다.

한허계곡의 물은 바로 천지의 물이 바위틈을 뚫고 흘러내린 것입니다. 천지의 물이 백운봉 그 많은 바위들 틈에 물이 솟구쳐 나와 100여m를 흘러내리다가 다시 땅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계곡에 와서 개천을 이루며 흐르고 있었습니다.

천지의 물이 '백운봉'의 그 많은 바위들 틈에 물이 솟구쳐 나와 100여m를 흘러내리다가 다시 땅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물이 다시 한허계곡에서 개천을 이루며 흐릅니다.
천지의 물이 '백운봉'의 그 많은 바위들 틈에 물이 솟구쳐 나와 100여m를 흘러내리다가 다시 땅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물이 다시 한허계곡에서 개천을 이루며 흐릅니다. ⓒ 서종규
외륜봉 종주의 마지막 코스인 처일봉 옆 초원을 내려가는 길목에서 두 개의 폭포를 볼 수 있습니다. 먼저 달문을 흘러내리는 장백폭포를 위에서 내려다 볼 수가 있었습니다. 멀리 하얗게 흘러내리는 천지의 물줄기가 그 큰 협곡을 가로질러 멀리 만주 벌판까지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또 하나의 폭포는 옥벽폭포입니다. 장백폭포에 비하면 너무 작은 폭포이지요. 폭포 상류의 물은 지하에서 흘러 보이지 않으나 폭포부근에서 지면에 노출되면서 높이 20m의 폭포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옥벽폭포는 푸른 초원과 신비한 조화를 이루며 흘러 내렸습니다.

옥벽폭포는 푸른 초원과 신비한 조화를 이루며 흘러 내렸습니다.
옥벽폭포는 푸른 초원과 신비한 조화를 이루며 흘러 내렸습니다. ⓒ 서종규
‘무등에서 백두까지 겨레 하나 잇기’를 주제로 한 통일염원 백두산 트레킹이 이 달 1일부터 8일까지 7박 8일 일정으로 진행됐습니다. 전교조 광주지부가 주최하고 '풀꽃산행'팀 등에서 공동 주관한 이 행사에는 65명이 참가했습니다.

사실 백두산의 많은 폭포들은 천지의 물이 바로 바위틈으로 솟구쳐 나와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물들이 바로 압록강과 두만강을 이루는 것이지요.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많은 폭포의 물이 흘러내려 압록강과 두만강을 이룬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장백폭포는 다릅니다. 천지의 맑고 푸른 물은 천지의 북쪽 철벽봉과 차일봉 사이의 달문으로 흘러내립니다. 이 물은 1250m까지 흘러내리는데 가파른 지형의 영향으로 물살이 빨라서 먼 곳에서 보면 하늘을 오르는 다리 같다고 하여 ‘승상하’라고 부른답니다.

이 ‘승상하’는 벼랑을 만나 낙차 68m의 장대한 폭포를 이룹니다. 백두산의 폭포들은 겨울이 되면 물이 얼어붙지만 이 장백폭포는 겨울에도 얼지 않고 계속 흘러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백두산 온천지역은 80도가 넘는 유황온천물이 노천에 솟구쳐 나오고 있었습니다.
백두산 온천지역은 80도가 넘는 유황온천물이 노천에 솟구쳐 나오고 있었습니다. ⓒ 서종규
6일, 우리는 다시 장백폭포를 향하였습니다. 북파산문에서 출발하여 온천지대를 지났습니다. 백두산 온천지역은 80도가 넘는 유황온천물이 노천에 솟구쳐 나오고 있었습니다. 장백폭포 매표소 입구에서는 노천에 솟구쳐 나오는 온천물에 계란과 옥수수를 삶아 팔고 있었습니다.

우리들은 장백폭포 앞에서 그 시원함을 한없이 느꼈습니다. 접근이 금지되어 있어서 물이 떨어지는 바로 아래까지는 갈 수 없었지만, 천지의 물이 떨어지는 폭포 밑엔 흰 물보라를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그대로 한 줄기 햇살이 비쳐 무지개가 뜰 것인데 우리들의 눈에는 띄지 않았습니다.

천지의 맑고 푸른 물은 천지의 북쪽 철벽봉과 차일봉 사이의 달문으로 흘러내립니다.
천지의 맑고 푸른 물은 천지의 북쪽 철벽봉과 차일봉 사이의 달문으로 흘러내립니다. ⓒ 서종규
장백폭포 옆으로 수많은 계단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바로 이 계단을 밝고 오르면 천지에 도착할 수가 있으니까요. 계단을 오르면서 폭포를 구경하느라고 이어진 많은 사람들의 줄이 멈추곤 하였습니다.

백두산의 협곡들은 거대한 용암이 흘러내려 생겨나서 수 천 년의 세월 동안 침식되어 더 날카롭게 형성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천지 달문부터 북파산문에 이르는 계곡은 거대한 협곡을 이루고 있습니다. 너무 큰 협곡이라서 협곡인지 구분이 안 될 것 같지만, 이 반원형 협곡은 금강대협곡과는 다른 느낌을 줍니다.

천지 달문부터 북파산문에 이르는 계곡은 반원형 모양의 거대한 협곡을 이루고 있습니다.
천지 달문부터 북파산문에 이르는 계곡은 반원형 모양의 거대한 협곡을 이루고 있습니다. ⓒ 서종규
전날인 4일, 우리는 백두산 천지를 찾기 전에 금강대협곡을 찾았습니다. 셔틀버스를 타고 ‘장백산대협곡’이란 간판이 새겨진 곳에 도착했습니다. 이 협곡이 발견된 것은 몇 년 되지 않습니다.

1998년 산불이 났답니다. 그 불을 끄러 나왔다가 우연히 찾아냈다는 것입니다. 깊게 패인 협곡의 길이만 15㎞이고, 협곡의 깊이는 70~100m, 넓이는 100~200m 정도 된다고 합니다.

금강대협곡으로 가는 길은 원시림이 가득한 곳에 있었습니다. 길을 모두 판자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건강한 원시림을 뚫고 20여 분 나아가자 발아래를 똑바로 내려보기 어려울 만큼 경사가 급한 계곡이 나타났습니다.

용암이 흘러간 자국과 세월이 빗어 놓은 거대한 금강대협곡이 우리들의 눈에 신비하게 느껴졌습니다.
용암이 흘러간 자국과 세월이 빗어 놓은 거대한 금강대협곡이 우리들의 눈에 신비하게 느껴졌습니다. ⓒ 서종규
말 그대로 V자 형상의 협곡이 굽이굽이 이어져 있었습니다. 바위들은 모두 오랜 세월에 풍화되어 기기묘묘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유리조각 같이 날카롭게 풍화된 바위들이 도열해 있는 계곡에 유유히 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위에 죽 늘어놓은 길을 따라가며 협곡을 내려다보았습니다. 협곡은 내려 갈 수가 없게 되어 있었습니다. 협곡의 아주 작은 부분만 내려다 볼 수 있었답니다. 그렇지만 용암이 흘러간 자국과 세월이 빗어 놓은 거대한 금강대협곡이 우리들의 눈에 신비하게 느껴졌습니다.

협곡에서 나오는 길에 합환목이 있었습니다. 바로 우리들이 말한 연리지 나무와 비슷한 것입니다. 여덟 개의 뿌리들이 하나의 나무를 형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나무 주위에서 열쇠를 팔고 있었습니다. 열쇠를 사서 그 나무 주위에 묶어 놓으면 천년 해로한다는 것입니다.

금강대협곡의 바위들은 모두 오랜 세월에 풍화되어 기기묘묘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금강대협곡의 바위들은 모두 오랜 세월에 풍화되어 기기묘묘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 서종규
백두산 트레킹을 준비하고 있을 때 선배 한 명에게 같이 갈 것을 권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선배가 하는 말이 통일되기 전에는 가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우리 땅을 놓아두고 왜 중국으로 돌아가느냐는 것이죠.

통일이 아니더라도 북한 땅을 경유하여 백두산 등반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중국은 백두산 관광자원 개발을 위하여 두 팔을 걷어붙이고 뛰고 있는데, 북한 쪽의 움직임은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중국 쪽으로 백두산 관광을 나서는 사람들이 보통 수십 만 원에서 100여 만 원 넘게 쏟아 붙고 있습니다.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중국 백두산으로 여행을 다녀오는 사람들의 수가 얼마나 많습니까?

금강대협곡으로 가는 길은 원시림이 가득한 곳에 있었습니다.
금강대협곡으로 가는 길은 원시림이 가득한 곳에 있었습니다. ⓒ 서종규
중국은 앞으로 20억 위안(2400억 원)을 투입해 백두산 중국 쪽 서쪽 비탈 루트를 관광코스로 개발해 내년부터 연중 개방한다는 계획이랍니다. 현재 북한 국경과 36㎞ 떨어진 무송현에 건설 중인 장백산 공항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기 전에 개장한다는 것입니다.

길림성은 이와 함께 앞으로 3년에 걸쳐 백두산 동부철도 건설, 3개 고속도로망 및 순환도로 구축 등을 마무리하기로 하는 등 백두산 일대의 교통망 확충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것이지요.

귀국하는 선상에서 우리들 중에 한 사람이 앞으로 백두산에 오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통일이 되는 그 날 우리 땅을 거쳐 다시 오르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들 모두는 그 주장에 숙연해지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통일이 아니더라도 북한 땅을 경유하여 백두산 등반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습니다.
통일이 아니더라도 북한 땅을 경유하여 백두산 등반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습니다. ⓒ 서종규

덧붙이는 글 | 8월 1일부터 8일까지 백두산 트레킹에 다녀왔습니다. 백두산 트레킹 기사는 다음과 같이 다섯 개의 기사로 썼는데 이 기사가 마지막 기사입니다. 1. 백두산 트레킹 2. 백두산 천지 3.백두산 야생화 4.백두산 초원 5.백두산 협곡과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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